贈美人(증미인) 송파 조휘 길나서기 부끄러워 비단으로 가리는데 하늘의 구름 사이로 달빛이 흐르는 듯 한 움큼 가는 허리는 석류꽃과 같구나. 惹羞行路護氷紗 淸夜輕雲漏月華 야수행로호빙사 청야경운루월화 約束蜂腰纖一掬 羅裙新翦石榴花 약속봉요섬일국 나군신전석류화여인네들의 일반적인 성향은 예뻐 보이려고 한다. 예뻐 보이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옷과 짙은 화장을 꼽을 수 있겠다. 옷을 맵시 있게 입으면 예뻐 보이고, 화장을 짙게 하면 미인의 한 경지에 도달하는 듯한 황홀경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대체적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내년 4월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광양시선관위는 오는 12월 1일 입후보예정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어 12월 1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 분위기는 점차 달아오를 것이다. 최근 민주당이 청년정책과 관련된 현수막 시안을 공개했다가 청년비하 표현이 들어있다는 거센 역풍을 맞고, 슬그머니 철회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 ‘경제는 모르겠고,…’ 식으로 표현한 현수막 문구가 문제가 됐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모든
詠栗(영율) 아계 이산해 한 배에 자식 셋 가운데는 평평하고 가을낙엽 앞과 뒤로 떨어지는 모양 보소 형 아우 누가 누군지 어려워서 모르겠소. 一腹生三子 中者兩面平 일복생삼자 중자양면평 秋來先後落 難弟又難兄 추래선후락 난제우난형이 시를 두고 작가에 대한 이견(異見)이 분분했다. 모모인이라는 뜬 소문이 있었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아래 시인 작품이 분명하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어린 나이의 소년이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지금 초등학교 미취학아의 작품이라고 상상했을 때 한자 한문의 속에 사는 시대라 할지라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인구위기라는 말은 오래전에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지역소멸로 연결된다. 광양시는 전남도내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광양 역시 작금의 인구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농촌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탄식이 나온지는 벌써 30여년이 지났다. 올해 9월말 기준 광양시 등록 인구는 15만4,182명이다. 젊은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광양의 경우 자연적 요인에 의한 인구증가가 오랫동안 지속됐지만,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앞지른지도 오래 됐다.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자연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국가 및 사회적으로 ‘저출산’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2023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3(2022년 0.78)정도이다.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이고 OECD 회원국의 합계 출산율을 비교해 보아도 한국은 압도적으로 꼴찌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저출산’이 안고 있는 문제는 실로 심각한 상태이다. 정부차원에서 2003년도부터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세운 이래 4차에 이르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못 거두고 있는 걸 보면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의 지속은 국가와 사회적으로
高峰山齋(고봉산재) 고죽 최경창 고을성곽 없어지고 산속재실 남았는데 아전들은 여기저기 쓸쓸하게 흩어지고 물 건너 다듬이 소리 처량하게 들리네. 古郡無城郭 山齋有樹林 고군무성곽 산재유수림 蕭條人吏散 隔水搗寒砧 소조인리산 격수도한침충북 청남대가 있었던 고봉산 제실은 흥취를 아는 선비들이 발길을 돌려 찾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산세가 수려하여 자연을 벗 삼아 시상에 취한 선비라면 한 번쯤 찾아 밟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온전하게 남아있다면 좋으련만 자취만 남아있을 뿐 흔적조차 없다면 더 없이 허망하기 그지 없었으리라.
淸暎亭(청영정) 옥봉 백광훈 천봉구름 말쑥하고 이슬은 데구루루 오늘 밤 어디선가 봉황의 피리 소리 누각 위 밝은 달빛은 나의 임의 마음일세. 千峯雲作一江晴 風弄荷盤露有聲 천봉운작일강청 풍롱하반로유성 何處鳳笙今夜裏 翠樓明月玉人情 하처봉생금야리 취루명월옥인정조선의 시심 영상은 누정에서 싹트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 한 수를 지어놓고 한시창을 했고, 3장 6구체로 바꾸어 시조창으로도 불렀다. 한시창과 시조창은 서로가 왔다 갔다 했다. 누가 누구랄 수도 없이 한량님네들 생활 거의 전부는 그랬다. 그래서 한시라고 하는 정형의 율격
연말이 다가오면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급여 생활자들에게 있어 연말정산은 13월의 보너스로 불리기도 한다. 각종 공제혜택을 꼼꼼히 챙겨보고, 그동안 내가 낸 세금 중에 얼마나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연말의 한 풍경이다. 한때, 정치자금에 대한 세금혜택이 홍보되면서 연말정산을 앞두고 투명한 정치를 위해 정치자금을 후원하자는 캠페인도 있었다. 정치인에 대한 후원에 내키지 않는다면 올해부터는 새로운 선택지가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도입돼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사랑기부제
필자는 솔직히 음악엔 ‘젬병’이다(그렇다고 노래까지 못한다고 속단하지는 마시길!) 중・고 학창시절 음악이나 미술시간이 조금은 곤혹스러운 기억이 있다. 가령 음악시간에 음정을 못 맞춰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하고 아니면 미술시간에 스케치를 한다든지 할 때 잘하지 못한 편이었다. 그래서 음악이나 미술은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서 별 다른 노력은 기울이지 못한 채 살아온 셈이다. 그런데 악기를 하나 다루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젊은 시절 어찌하다 보니 잡기(당구, 장기, 바둑 등)에 능하지 못할 뿐 아니라 관심도
夜坐(야좌) 강정일당 깊은 밤 활동 멎어 고요에 묻어 두고 소슬한 빈 뜰에 하얀 달빛 밝아 오며 마음이 맑고 맑아서 내 성정을 보노라. 夜久群動息 庭空晧月明 야구군동식 정공호월명 方寸淸如洗 豁然見性情 방촌청여세 활연견성정한 낮보다는 어두운 밤이면 많은 사색에 잠긴다. 지나온 일도 회고하고, 앞으로의 일도 설계 한다. 만났던 사람, 만나야 할 사람을 떠 올리는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은 그릇이나 더 채워져야 할 시심의 주머니도 가만히 회상해 본다. 어쩔 때는 너무 왜소하고 너무 작아 보이기만 한다. 가느다란 성정도 보인다. 내
秋日作(추일작) 송강 정철 산에서 내린 비가 한 줌 댓잎 울려대고 풀벌레 가을 알고 침상 근처 서성일 때 세월을 붙잡지 못해 어찌 하리 백발을. 山雨夜鳴竹 草虫秋近床 산우야명죽 초충추근상 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 류년나가주 백발불금장계절이 바뀌면 쓸쓸해진다. 나이 한 살씩 더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봄은 여자의 계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한 해를 재촉하는 가을은 쓸쓸함을 더한다. 그래서 그런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두고 읊조렸던 시(詩)가 유독 많다. 반백이라 하여 인생 쉰 살이 넘어지면 점점 희끗희끗 흰머리가
존경하는 광양시민 그리고 기업인 여러분!다가오는 11월 4일은 우리 광양시와 시민들에게 매우 특별한 날입니다. 42년 전인 1981년, 대한민국 제2제철소 부지로 광양만이 확정 발표된 날이며, 한적한 농어촌 광양이 제철과 항만도시로 상전벽해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광양상공회의소는 이날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광양시와 여수광양항만공사 그리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지난해 ‘제1회 광양시 기업인의 날’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광양의 오늘이 있기까지 헌신해주신 기업인들과 선배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주제로 행사 의
여순 10・19 사건( ‘여순사건’ 혹은 ‘여순항쟁’으로 불리우기도 한다)이 발발한 지도 75주년을 맞이했다. 현대사의 비극이자 지역사회의 아픔으로 오랫동안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여순 10・19는 2021년 ‘여수 ‧ 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여순 10・19 특별법’)의 통과로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관련된 사안의 진전 속도는 여전히 더디고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별로 실무위원회와 여순사건 위원회 지원단 등이 조직되어 희생자 및 유족
山中(산중) 율곡 이이 약초를 캐려다가 오던 길 잃었는데 온 산에 봉우리들 단풍 속에 묻히고 산승이 물 길러 오니 숲속에서 연기나. 採藥忽迷路 千峯秋葉裏 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林末茶煙起 산승급수귀 임말다연기깊은 산중에 들어가면 방향감각을 잃을 수가 허다하다. 나침반이 없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해가 떠있다면 그림자를 봐서도 쉽게 알아차릴 수가 있겠지만 구름이라도 끼면 더욱 알 수 없다. 깊은 산중에서는 들어가면 더욱 그렇다. 시인은 사찰을 찾았던 모양이다. 잘 알고 있는 스님이 보이지 않아 산 속으로 물을 길으러 갔다고
山庄雨夜(산장우야) 제봉 고경명 어젯밤에 송당에는 밤비가 내리고 시냇물의 소리를 누워서 들었는데 새벽녘 나무 둥지에 자던 새가 있구나. 昨夜松堂雨 溪聲一枕西 작야송당우 계성일침서 平明看庭樹 宿鳥未離樓 평명간정수 숙조미이루산장에서 하룻저녁을 묵었던 모양이다. 소나무 현(絃)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새소리가 장단을 맞춘다. 개울 흐르는 물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면 더 없이 정다운 자연현상이 아니랴. 굳이 시인이 아니라도 솟아오르는 시심들이 저절로 발현되리라. 깜박 졸음이 왔던지 잠깐 눈을 부치는 순간 가만히 새 한 쌍이 나무 둥지에
올 해도 어김없이 ‘추석밥상’에 쏠린 민심의 향배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 같았다. 과거에 비하면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명절이면 흩어진 가족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가족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정치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치에 대한 얘기는 자칫하면 지지하는 쪽이 달라 ‘집안싸움’까지 번지는 경우가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래도 정치 얘기가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내년 총선을 6개월 남짓 앞두고 있건만 벌써부터 선거에 관한 이슈들이 뉴스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는 것을
최근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인명피해를 동반했다는 언론 보도를 자주 접하는 가운데 재난상황에서 유관기관 간 신속하고 긴밀한 공조 중요성을 깨닫게 한 일이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도 있었다.지난 달 22일 오전 1시40분쯤 지하주차장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민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광양소방서 대원들은 지하주차장 접근을 시도했지만 시커먼 연기로 인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발화지점도 찾지 못했다.이때 광양경찰서 직원들이 관리사무소 CCTV 확보해 지하 2층 주차장에 주차된 차
縱筆(종필) 고봉 기대승 소나무에 물결치고 흰 구름 가득하네 산 사람이 캄캄한 밤 혼자서 걷노라니 개울물 옥구슬 소리 구르듯이 흐르네. 淸風動萬松 白雲滿幽谷 청풍동만송 백운만유곡 山人獨夜步 溪水鳴寒玉 산인독야보 계수명한옥깊은 산중은 아니라도 좋다. 모든 자연이 맑은 공기를 생성해 주고, 새소리 바람소리까지도 맑은 공기를 준다. 시청각이라 했다. 대자연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보는 것이 자연이고 듣는 것이 자연의 소리다. 흐르는 물소리, 돌 구르는 소리,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풍만하게 만든
추석 명절이 얼마 안 남았다. 조상을 섬기는 마음도 예전과 같지 않음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더욱이 젊은 세대는 선배 세대들과 확연히 다른 것 같다. 짐작하겠지만 작금에 이르면 덜하면 덜했지 더 하지 않는 세태로 변한 셈이다. 세상과 사회가 달라진 만큼 조상을 섬기는 마음도 예전과 다른 점은 당연한 측면도 있다. 더욱이 이런 세태를 탓하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그래도 조상을 극진히 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음덕(陰德)을 받고자 함은 아닐 것이다. 부모님이나 윗세대로부터 이어져 온 관습의 영향이 제일 클 것이다.
田家(전가)[2] 연암 박지원 솔개가 병아리 채다 닭소리 시끄럽네 아낙네 광주리 이고 개울 물 건너는데 누렁이 벌거숭이에 졸랑졸랑 따라가네. 鳶蹴鷄兒攫不得 群鷄亂啼匏花籬 연축계아확부득 군계난제포화리 小婦戴棬疑渡溪 赤子黃犬相追隨 소부대권의도계 적자황견상추수일꾼들이 논밭에서 일을 하면 아낙은 아침부터 점심 준비에 분주하다. 반찬을 준비하고 국을 끓여 샛참이나 점심을 장만하여 식솔들의 구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모이를 쫓던 닭들이 이리저리 다니며 병아리를 몰고 다니고, 돼지우리의 도야지 녀석은 어서 먹이 달라고 꿀꿀 서성인다. 처마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