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지역 소멸이라는 용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해 전라남도 인구는 1 만5,106명이 줄었다. 전남인구 200 만명이 무너진 것은 한참 전의 일이다. 전남도내 22개 시군 중 지난해 인구가 줄지 않은 시군은 광양시와 영광군 2개 시군에 불과하다. 가히,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인구감소는 장차 가장 큰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여기 저기서 나오 고 있다. 저출산과 함께 다가오는 고령화 문제는 지역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무너뜨리게 될 위협요소다.전남에서 가장 젊은
稷粥稷粥(직죽직죽)[2] 제호 양경우 피죽이라 외쳐본들 무슨 이익 되겠으며고을 아전 장부책에 세금이 너무 많아피죽에 굶주린 배도 채우지도 못하리.汝呼稷粥復何益 里胥手持官帖來여호직죽부하익 리서수지관첩래租稅之徵多色目 嗚呼稷粥充腸不可得조세지징다색목 오호직죽충장부가득아침에 관원이 와서 남편 옷 한 벌을 만들어 주려고 짠 옷 베를 칼 로 잘라가고 나니, 오후엔 다른 관 리가 또 와서 세금독촉을 했다는 비정한 시문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의 우리 사회상은 모두가 그랬던 모양이다. 심지어는 매관매직도 번 번하게
稷粥稷粥(직죽직죽)[1] 제호 양경우 지난해 추수 못해 백성들 굶주리고조밥 꽃 쌀밥 꽃 먹지도 못 하는데하물며 푸성귀 없는데 피죽인들 있으리.煎稷作粥也不惡 去年失秋民苦飢전직작죽야부악 거년실추민고기茹草不辭況稷粥 粟飯花稻飯花喫不得여초부사황직죽 속반화도반화끽부득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사회는 많 은 변화를 가져온다. 사회적인 변 화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변화의 몸 부림도 여러 곳에서 찾아본다. 평민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다가 들숨일망정 내쉬는 안타까운 모습도 본다. 잠자고 있던 훈민정음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면서 판소리 마 당을 비롯해서 한글
塹城壇(참성단) 사숙재 강희맹바다 위 외로운 성 참성단은 차가워라 바람 불어 이슬 기운 풀잎에 맺히는데도인이 시를 읊으니 달빛만이 가득하네.海上孤城玉界寒 風吹沆瀣露凝溥해상고성옥계한 풍취항해로응부步虛人在靑冥外 吟罷瓊章月滿壇보허인재청명외 음파경장월만단강화도는 단군의 유역지로 널리 알려진다. 남한에 있는 가장 오래 된 유적일 뿐 아니라 단군의 고조 선 통치와 관련한 곳이다. 참성단 은 고조선의 시조 단군이 하늘에 제사했던 제천단(祭天壇)으로 이 후 신성한 곳으로 여겨져 왔다. 고려 원종 때는 국난으로 왕이 직접 이곳에 올라 제사를 지냈다
松(송) 삼탄 이승소 한 치의 뿌리를 앞 섬돌에 심었더니어느새 우뚝 우뚝 푸른 일산 기울려껍질에 이끼 찍어서 받으리라 송진을.寸根移植近前墀 已見童童翠蓋欹촌근이식근전지 이견동동취개의待得霜皮圍四十 斸開蒼蘚拾流脂대득상피위사십 촉개창선습류지소나무 이용 가치는 많다. 첫째 의 쓰임은 아무렴해도 집을 짓는 주재료가 소나무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둥과 서까래는 물론 들보 까지도 다른 나무는 제외하고 소나 무를 첫 번째 반열에 두었다.산을 푸르게 하는 나무가 소나무이며, 사철 푸른 나무를 씩씩한 기상인 소나무에서 찾는다. 아궁이를 달구 어 구들
睡起(수기) 사가정 서거정 주렴의 그림자가 깊숙하게 돌아들고연 향기 끊임없이 풍겨오는 베게머리잠에서 꿈을 깨보니 빗소리가 들려오네.簾影深深轉 荷香續續來렴영심심전 하향속속래夢回高枕上 桐葉雨聲催몽회고침상 동엽우성최이따금 깊은 잠에 취하는 수가 많다. 의식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곤한 잠에 취한다. 마치 죽었다가 깨어나는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선현들이 썼던 소설의 소재 중에 몽자류 작품이 많았던 것도 이런 면에서 다소 이해할 수도 있 을 것 같다.머리를 조이라고 잠깐 눈을 붙이는 시간이 불과 얼마 되 지 않지만 꿈속의 기간과 과정
落梅(낙매) 운초 김부용 박꽃이 시들더니 봄바람에 열매 맺어해마다 쉬지 않고 봄소식에 이르나니오히려 이별 슬퍼서 인간보다 낫구나.玉貌氷肌苒苒衰 東風結子綠生枝옥모빙기염염쇠 동풍결자록생지棉棉不斷春消息 猶勝人間恨別離면면불단춘소식 유승인간한별리퇴계 이황을 가리켜 매선(매화 선비)이라 부른다. 매화를 극진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매화를 두고 시를 쓰거나 화선지를 채우는 시인 묵객들 한량이 많았다.그도 그럴 것이 매화는 모진 추위를 견디어 내면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그 래서 매화를 일컬어 한매(寒梅)라고 했다.강한 추위를 견디는 인내 를 사
지난 10월 28일 광양기후·환경 네트워크 밴드에 다음과 같은 안내 문이 올라 왔다.‘안녕하세요? 정리수납전문모모 성광숙입니다.광양시에서 2022년 신 중년 여 성을 위한 직업 창출 프로젝트 교육 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자격증 발급비까지 전액 무료로 운영되며 별도의 신청서와 나이 제 한이 없으니 신청을 원하시는 분들 은 댓글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성광숙 강사님은 광양시 그린 리 더이며 정리수납 전문가이다. 올해 봄 광양시 그린리더 교육에서 강의 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 열정과 강의 기술에 홀딱 반했었는데 밴드에 아 주 착한 교육
述樂府辭(술악부사) 괘애 김수온시월의 얼음 위로 찬 기운 엉키는데 차라리 임과 함께 얼어서 죽을 지고새벽닭 울지 말거라 네가 울면 나죽는다.十月層氷上 寒凝竹葉棲십월층빙상 한응죽엽서與君寧凍死 遮莫五更鷄여군령동사 차막오경계사랑하는 임과 함께 있으면 추위 도 아량곳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추워도 춥지 않고 물씬 체온의 열 기는 차가운 얼음도 무르녹혔을 것 이니. 흔히 사랑의 묘약이라는 말 도 스스럼없이 한다.남녀 간의 사 랑은 예나 이제나 끈끈하여 칼로도 벨 수 없는 불같은 그런 것이었음 은 분명해 보인다.작가는 시월의 얼음 위로 찬 기
秋日(추일) 매헌 권우대나무 그림자 책상 밑에 스며들고 국화 향 나느네 옷의 깃에 가득해라지는 잎 기세 일으켜 비바람에 날리네.竹分翠影侵書榻 菊送淸香滿客衣죽분취영침서탑 국송청향만객의落葉亦能生氣勢 一庭風雨自飛飛낙엽역능생기세 일정풍우자비비우람한 대나무 숲 튼튼한 어미 발밑 뿌리를 뚫고 쏘옥 내민 대나 무 순은 귀엽고 깜직하다.어찌도 그리 철없는 자태를 그리면서 뽐내 고 있을까? 어미의 그늘 속에서 포 근히 잠자고 있고, 어미의 구성진 노래 소리를 듣고 춤추면서 자란다.그래서 사철 푸른 기상을 자랑 하는가 하면 곧고 곧은 절개를 대 나무
送朴校勘遐歸覲(송박교감하귀근) 양촌 권근 해질 무렵 서울에는 눈이 펄펄 내리는데근친 가는 그대 옷이 너무나도 향기로워한 많은 어머님 향해 구름만을 쳐다보네.歲暮京華雨雪紛 郞君覲省彩衣薰세모경화우설분 랑군근성채의훈嗟余未慰門閭望 陟屺遙瞻芒浦雲차여미위문여망 척기요첨망포운시인의 어머님은 북망산으로 가 셨던 모양이다. 어머님이 자식에게 바라는 소망이 있었을 것이다. “벼 슬에 올라 임금께 충성하라.지조 있는 선비가 되어라. 치적을 남기 어 후대에 이름을 남겨라”는 등 여 러 가지 소망 사항을 예상할 수 있 었겠다.여말선초의 대학자였지만 어머님
“광양을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광양을 상징하는 특산품은 무엇이지요?”, “광양을 대표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누군가에게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광양불고기, 매실 하는 식으로 답해줄 수는 있겠지만, 광양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불고기를 보면서 광양을 떠올린다거나 매실을 보면서 광양을 떠올린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들려주었을 때 광양을 떠올릴만한 사람이 있을까? 지난 2013년 기자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저명인사를 활용한 지역 브랜딩’ 취재의 일환으로 미국의 문호
村居(촌거) 도은 이숭인 단풍잎이 환하게 시골길을 밝혀주며 맑은 샘 바위틈에 소리 내어 흐르고 사람은 가지 않으나 산기운에 황혼지네. 赤葉明村途 淸泉漱石根 적엽명촌도 청천수석근 地偏車馬少 山氣自黃昏 지편거마소 산기자황혼요즈음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골에 고향을 두고 있었다. 시골에 살다보면 도시의 정경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곤 한다. 물안개 피어나는 모습이랄지, 해가 서산마루에 걸려 있을 즈음 한 점 구름이 은근슬쩍 스쳐가 가난한 모습 등 모두가 새롭다. 봄물이 해집고 움을 트기도 전에 오롯이 흐르는 물소
小柏舟(소백주) 황진이 곱게도 떠다니던 영화로운 작은 배가 강기슭에 매달려서 오늘도 쓸쓸해라 문무를 겸비한 만호 제일 먼저 타셨는가. 汎彼中流小柏舟 幾年閒繫碧波頭 범피중류소백주 기년한계백파두 後人若問誰先渡 文武兼全萬戶候 후인약문수선도 문무겸전만호후‘너도 내 나이 되어 봐라’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넘기는 수가 많다. 늙어봐야 말의 깊은 속내를 안다는 뜻일게다. 흔히 인생무상이란 말을 쓴다. 덧없는 청춘이 흘러 남는 건 허무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시적 감흥과 비유법의 착상이 기막힌 여류시인 한 분을
민선 단체장이 직접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개최하는 ‘시민과의 대화’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이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다. 민선 8기 정인화 시장도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12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시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시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시민과의 대화인만큼 다양한 현장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수십년째 관행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은 변화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린 시민과의 대화는 대략 1시간 40분정도 소요됐다. 그러나, 첫 40분은 참석한
金剛山(금강산) 문경 성석린 금강산 일만 이천 높낮이가 같지 않네 그대는 보았는지 해가 돋는 처음 자리 맨 먼저 붉어진 곳이 어디인지 말하게. 一萬二千峰 高低自不同 일만이천봉 고저자부동 君看初日出 何處最先紅 군간초일출 하처최선홍우리의 산은 명산이 아님이 없지 않지만 금강산의 수려한 경관은 아무리 칭찬한들 부족함이 없으리라. 그래서 사계절마다 절경에 따른 이름을 붙여 놓지 않았던가 싶다. 봄에는 금강(金剛), 여름에는 봉래(蓬萊), 가을에는 풍악(楓嶽), 겨울에는 개골(皆骨)이란 이름들은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금강산의 해돋이는 다
2014년 4월 18일, 안산 단원고의 강 모 교감이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일 만이었다. 단원고 2학년생 325명의 제주도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였던 강 교감은 제자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렇지만, 세월호 참사에 있어 강 교감은 피해자였다. 정작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저만 살겠다고 가장 먼저 침몰하던 배를 탈출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 명백한 인재
過月溪坂(과월계판) 척약재 김구용 달처럼 굽은 계곡 월계라는 이름인데 오솔길 굽이굽이 산기슭에 이어지고 종종종 걸음걸이가 시원스레 맑아라. 溪形如月曲 恐得月溪名 계형여월곡 공득월계명 細路沿山腹 行行可爽淸 세로연산복 행행가상청 명기 황진이는 반달을 얼레빗으로 보는 시상을 일으켰다. 얼레빗을 머리에 꽂아 보고 만지기도 했으리니. 임이 보아주지도 않는 얼레빗의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결국 허공에 던지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시인은 계곡을 지나며 달처럼 굽은 모양을 상상했다. 달처럼 굽었다고 해서 월계(月溪)라는 이름이 생겼는가를 물어보면서
飮酒(음주) 포은 정몽주 봄바람 흥이 나서 술잔을 기우리고 황금을 다 썼다고 부끄러워 마시게 새로운 비단 주머니 가득하지 않는가. 客路春風發興狂 每逢佳處卽傾觴 객로춘풍발흥광 매봉가처즉경상 還家莫愧黃金盡 剩得新詩滿錦囊 환가막괴황금진 잉득신시만금낭선현들을 시와 술을 같은 맥락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술 한 잔하면서 시를 음영했고. 깊은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기봉(岐峯) 백광홍(白光弘) 같은 시인은 ‘시주전(詩酒戰)’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장문의 시를 썼을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려말의 대학자 또한 예외는 아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다시 들려온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길거리에서 156명의 생명이 사라졌다. 300여명의 사상자가 난 참사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하다. 결국 참사 3일만에 장관과 경찰청장, 서울시장의 사과가 나왔지만, 사과의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300여명에 달하는 꽃다운 생명이 스러지는 것을 TV생중계로 지켜본 것이 불과 8년 전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참사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정부와 국가의 제1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국민들이 ‘죽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