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居(촌거) 도은 이숭인 단풍잎이 환하게 시골길을 밝혀주며 맑은 샘 바위틈에 소리 내어 흐르고 사람은 가지 않으나 산기운에 황혼지네. 赤葉明村途 淸泉漱石根 적엽명촌도 청천수석근 地偏車馬少 山氣自黃昏 지편거마소 산기자황혼요즈음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골에 고향을 두고 있었다. 시골에 살다보면 도시의 정경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곤 한다. 물안개 피어나는 모습이랄지, 해가 서산마루에 걸려 있을 즈음 한 점 구름이 은근슬쩍 스쳐가 가난한 모습 등 모두가 새롭다. 봄물이 해집고 움을 트기도 전에 오롯이 흐르는 물소
小柏舟(소백주) 황진이 곱게도 떠다니던 영화로운 작은 배가 강기슭에 매달려서 오늘도 쓸쓸해라 문무를 겸비한 만호 제일 먼저 타셨는가. 汎彼中流小柏舟 幾年閒繫碧波頭 범피중류소백주 기년한계백파두 後人若問誰先渡 文武兼全萬戶候 후인약문수선도 문무겸전만호후‘너도 내 나이 되어 봐라’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넘기는 수가 많다. 늙어봐야 말의 깊은 속내를 안다는 뜻일게다. 흔히 인생무상이란 말을 쓴다. 덧없는 청춘이 흘러 남는 건 허무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시적 감흥과 비유법의 착상이 기막힌 여류시인 한 분을
민선 단체장이 직접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개최하는 ‘시민과의 대화’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이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다. 민선 8기 정인화 시장도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12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시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시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시민과의 대화인만큼 다양한 현장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수십년째 관행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은 변화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린 시민과의 대화는 대략 1시간 40분정도 소요됐다. 그러나, 첫 40분은 참석한
金剛山(금강산) 문경 성석린 금강산 일만 이천 높낮이가 같지 않네 그대는 보았는지 해가 돋는 처음 자리 맨 먼저 붉어진 곳이 어디인지 말하게. 一萬二千峰 高低自不同 일만이천봉 고저자부동 君看初日出 何處最先紅 군간초일출 하처최선홍우리의 산은 명산이 아님이 없지 않지만 금강산의 수려한 경관은 아무리 칭찬한들 부족함이 없으리라. 그래서 사계절마다 절경에 따른 이름을 붙여 놓지 않았던가 싶다. 봄에는 금강(金剛), 여름에는 봉래(蓬萊), 가을에는 풍악(楓嶽), 겨울에는 개골(皆骨)이란 이름들은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금강산의 해돋이는 다
2014년 4월 18일, 안산 단원고의 강 모 교감이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일 만이었다. 단원고 2학년생 325명의 제주도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였던 강 교감은 제자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렇지만, 세월호 참사에 있어 강 교감은 피해자였다. 정작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저만 살겠다고 가장 먼저 침몰하던 배를 탈출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 명백한 인재
過月溪坂(과월계판) 척약재 김구용 달처럼 굽은 계곡 월계라는 이름인데 오솔길 굽이굽이 산기슭에 이어지고 종종종 걸음걸이가 시원스레 맑아라. 溪形如月曲 恐得月溪名 계형여월곡 공득월계명 細路沿山腹 行行可爽淸 세로연산복 행행가상청 명기 황진이는 반달을 얼레빗으로 보는 시상을 일으켰다. 얼레빗을 머리에 꽂아 보고 만지기도 했으리니. 임이 보아주지도 않는 얼레빗의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결국 허공에 던지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시인은 계곡을 지나며 달처럼 굽은 모양을 상상했다. 달처럼 굽었다고 해서 월계(月溪)라는 이름이 생겼는가를 물어보면서
飮酒(음주) 포은 정몽주 봄바람 흥이 나서 술잔을 기우리고 황금을 다 썼다고 부끄러워 마시게 새로운 비단 주머니 가득하지 않는가. 客路春風發興狂 每逢佳處卽傾觴 객로춘풍발흥광 매봉가처즉경상 還家莫愧黃金盡 剩得新詩滿錦囊 환가막괴황금진 잉득신시만금낭선현들을 시와 술을 같은 맥락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술 한 잔하면서 시를 음영했고. 깊은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기봉(岐峯) 백광홍(白光弘) 같은 시인은 ‘시주전(詩酒戰)’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장문의 시를 썼을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려말의 대학자 또한 예외는 아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다시 들려온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길거리에서 156명의 생명이 사라졌다. 300여명의 사상자가 난 참사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은 책임회피에 급급하다. 결국 참사 3일만에 장관과 경찰청장, 서울시장의 사과가 나왔지만, 사과의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300여명에 달하는 꽃다운 생명이 스러지는 것을 TV생중계로 지켜본 것이 불과 8년 전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참사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정부와 국가의 제1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국민들이 ‘죽을 수 있
산과 들에는 붉게 물든 단풍과 노랗게 물든 은행잎 등 형형색색으로 옷을 입은 이름 모를 나뭇잎들과 꽃바람에 실려 좌우로 흔들어 대는 억새풀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세우고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행복에 젖게 합니다.조석으로 날씨 변화도 심해 건강관리에도 유념했으면 합니다.옛 표어에 자나 깨나 불조심, 타고남은 재도 다시보자라는 표어가 생각이 납니다. 일상생활 속에 이루어진 일이었는데 왜 그땐 그 말을 그냥 지나쳤는지.....1년 통계를 보면 화재 발생 빈도와 인명피해가 높은 곳이 주거시설입니다.항상 안전을 생각하고 생활
酒登驛路上(주등역로상) 운곡 원천석 봄추위 기승 속에 도랑의 밭을 가리 지는 꽃 비둘기 적적하기 그지없고 촌 아이 나물 캐느라 이따금씩 보이네. 一分春寒猶未退 雨催耕種水生渠 일분춘한유미퇴 우최경종수생거 落花寂寂鳴鳩外 時見村童拾野蔬 락화적적명구외 시견촌동습야소일편단신이라고 말한다. 한번 마음으로 정을 주었다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시조의 큰 어른 한 분을 만나는 듯하다. 망해가는 고려 왕조를 회고하고 있는 내용으로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 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客)이 눈물겨워하노
최근‘촉법소년(觸法少年)’의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었다. 갈수록 흉포화되는 소년범죄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성인범죄 빰 치는 수준의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적 처벌을 면제받는 것을 악용하는 소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형법 제9조를 개정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강력한 처벌만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 청소년들의 일탈이나 비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벌 보다 일탈이나 비행에 빠져들 수 있는
1981년 11월 4일은 우리 광양시민들에게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 제2제철소 부지가 광양으로 최종 확정 발표된 날로, 상전벽해의 시작이자 제철산업을 맞이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산이 깎이고 도로가 뚫리고, 바다가 메워지고, 많은 공장들이 세워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1987년 광양제철소 첫 쇳물이 흘러나오고 이제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제1의 철강도시이자 기업도시로 변했습니다. 광양항은 1997년 1단계 광양컨테이너부두 준공을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하여 대한민국 수출입 물동량 1위항만으로
광양시 광영동 주민입니다. 광영동사무소에 근무하시는 안유미 팀장님이 정말 고마워 칭찬하고자 합니다.아내의 건강문제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우연히 위기가정을 찾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현수막을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광영동사무소를 찾았을 때 만난 공무원이 안유미 팀장님이었습니다.안 팀장님은 처음 만났는데도 마치 가족같이 대해주시며 친절하게 상담해 주셔서 광양시민으로써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상담도 친절하게 아주 자세히 해 주시고, 힘든 가정이라고 쌀도 주었습니다. 또, 아내가 쓰러져 입원 치료중인데, 김장김치를 지원
大同江(대동강)[2] 남호 정지상 마음에 임이 가신 산모퉁이 머무르고 외로운 꿈을 깨니 달빛만이 밝아오네 그 약속 잊지 마시오 푸르거든 봄물이. 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 편심산진처 고몽월명시 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 남포춘파록 군휴부후기떠나려는 임을 붙잡을 수 없어 아쉬운 이별주의 한 잔 속에서 아름다운 가곡과 시문을 쏟아냈던 것이 우리 선현들이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유(類)의 시문이 많다. 작가는 이미 서정의 정수를 이루는 고려 최고의 시인이었다. 가히 쌍벽을 겨룰만한 자가 없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현실 앞에 놓여져 있는 이별 앞에서
大同江(대동강)[1] 남호 정지상 뜰 안에 하나 남은 낙엽도 떨어지며 마루 밑에 온갖 벌레 구슬피 울적에 떠난 임 붙잡지 못해 유유히도 가시나. 庭前一落葉 床下百蟲悲 정전일낙엽 상하백충비 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 홀홀불가지 유유하소지대동강은 이별의 정한을 많이 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으로 떠나는 뱃길이 대동강이요, 가족 친지가 나와 전송하기에 알맞은 곳이 그곳이었다. 그래서 대동강을 두고 이별의 정한을 나누는 시문이 유독 많다. 교통이 발달한 요즈음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말고 돛단배랄지 우마 혹은 도로로 떠나는 길이었기에 한번
雨暗江林(우암강림) 목은 이색 하늘 낮고 산 멀어 강 위는 저무는데 호랑이 원숭이 소리 근심 끝이 없고 쫓겨난 신하 문인들 생각하니 괴로워. 天低山遠樹浮雲 政是江天日欲曛 천저산원수부운 정시강천일욕훈 虎嘯猿啼愁不盡 逐臣騷客苦思君 호소원제수부진 축신소객고사군고려 중기때 정서(鄭敍)의 정과정곡이 충신연군지정을 표기하는 최소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후 이런 류의 글이 송강 정철로 이어진 과정이 된다. 임금을 사랑하는 임으로 표기하여 여자가 남자를 사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 애절함을 더한다. 유배지는 호랑이 소리 원숭이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水如風居(수여풍거) 나옹선사 원혜 청산을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성냄도 벗어놓고 물과 같이 살라하네. 靑山見我無語居 蒼空視吾無埃生 청산견아무어거 창공시오무애생 貪慾離脫怒抛棄 水如風居歸天命 탐욕이탈노포기 수여풍거귀천명큰 스님을 만난다. 인생의 근본을 가르치고 있다. 재물을 모으는데 눈이 멀어 아옹다옹 살아가는 나약한 인간까지도 채찍질을 한다. 흔히들 이야기한다. 죽으면 아무 것도 가지고 갈 것도 없을진데 뭐 그리 아옹다옹하면서 사느냐고들 한 마디씩 하지만, 사는 동안은 그렇지 못하고 재물
“광양시민 여러분, 혹시 광양시의회 의원의 의정비가 얼마인지 아시나요?”우리는 해마다 승진이나 급여 인상에 대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 서로 잔을 기울인다. 특히,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값, 가스요금, 택시요금 인상이 방송에 나오면 한목소리로 “아이고~내 월급은 안 오르는데 물가는 계속 치솟는구나!”고 한탄한다.1991년 지방자치제도 시행 당시 무보수·명예직이던 지방의원은 2006년 전문성과 책임성 향상이라는 대전제에 따라 별도의 의정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의원의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되는 것 중 하나가
道中避雨(도중피우) 가정 이곡 큰 저택 한창 때는 느티나무 그늘 속 높은 문에 자식위해 분명히 만들어서 근년에 주인 바뀌어 비를 피한 행인이라. 甲第當時蔭綠槐 高門應爲子孫開 갑제당시음록괴 고문응위자손개 年來易主無車馬 惟有行人避雨來 연래역주무거마 유유행인피우래권불십년이라고 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권세도 10년을 가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역사는 늘 그랬다. 임금의 자리는 천자의 자리와 같아서 평생 그 자리를 유지했지만, 신하의 권력은 승승장구라는 번영과 실패와 침몰이라는 유배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하늘은 맑은 날만 있는 것이
구급대원 현장 활동 시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주취자 이송과 관련된 애로사항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주취자 폭행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폭행 가해자 87%가 주취 상태였고, 이 중 처벌률은 3%에 그칠 뿐이었다고 한다.현재 소방당국은 구급대원 폭행 피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해 신고 접수단계에서부터 요구급자의 주취 상태를 확인하여 위협요인이 인지되는 경우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거나 지원 차량을 동시 출동시키고 있고, 또 구급대원 안전 헬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