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개월 동안 우리 지역의 큰 이슈로 자리 잡으며 숱한 논란과 갈등을 빚었던 광양시 ‘4차 긴급재난생활비’ 지급이 지난달 광양시와 광양시의회가 서로 한발씩 양보하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일단락됐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7월 2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29일 본회의를 통해 4차 긴급재난생활비를 최종 의결했다. 4차 긴급재난생활비는 ‘시민 30만원, 19세 이하 40만원 추가 지급’으로 추석 전인 오는 30일부터 지급을 시작한다. 정현복 전 시장이 추진했던 4차 긴급재난생활비는 보편적 지급 대신, 선별적 지급에다 아동
貧女吟(빈녀음) 임벽당 김씨 사는 곳 궁벽하니 오는 사람 별로 없고 산이 깊어 세상 선비 인적까지 드물어서 한말 술 마련 못해서 묵은 손도 떠나네. 境僻人來少 山深俗事稀 경벽인래소 산심속사희 家貧無斗酒 宿客夜還歸 가빈무두주 숙객야환귀 예나 이제나 부와 재는 사람이 살아가는 필수였다. 재상집 개가 죽으면 손님이 찾고, 막상 재상이 죽으면 손님이 끊긴다는 말에 고개는 끄덕여진다. 궁벽하면 손님이 끊어진다는 말을 실감하는 대목이겠다. 작가는 산 깊은 곳에서 궁벽하게 살았던 모양이다. 남편은 찾아온 손님과 정담을 나누기 마련이요, 정담을
2022년 7월 28일은 포스코와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포스코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의 대법원 선고가 열리기 때문이다. 1차부터 8차까지 포스코를 상대로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930여명에 달한다. 앞서 지난 21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2민사부는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가 “원고들이 피고 현대제철 근로자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山居偶題(산거우제) 동암 이진 하늘 가득 산 기운 사람 옷을 적시고 늘 푸른 연못에는 하얀 새가 나는데 안개는 밤에 쉬다가 마파람에 부슬부슬. 滿空山翠滴人衣 草綠池塘白鳥飛 만공산취적인의 초록지당백조비 宿霧夜栖深樹在 午風吹作雨霏霏 숙무야서심수재 오풍취작우비비 구름만 비를 뿌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지개가 뜨면 비를 내릴 조짐을 보였고, 안개가 푹 쉬었다가 구름을 불러 들여 비를 뿌리게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해무리가 심하면 비를 내리게 하는 징조요, 동풍이 불면 비를 몰고 올 공간을 미리 만들어 준
지령 949호. 광양만신문이 지난 19년동안 기록한 발행호수다. 19년동안 한해 평균 50회씩 발행해 온 셈이다. 1년을 52주로 상정하면 매년 명절 연휴나 휴가 등으로 2~3회 휴간한 것을 제외하면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목요일 독자들과 만나왔다. 광양만신문이 기록한 지난 19년은 고스란히 광양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역신문의 불모지였던 광양은 현재 어느 지역보다 지역언론의 활동이 활발하다. 그렇다고 지역신문의 경영여건이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 한정된 시장 안에서 경쟁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리 환영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
雲(운) 문정 정가신 한 조각 엷은 구름 마음대로 생겨나서 큰 비 되어 마른 나무 소생시켜 말하니 중천의 해와 달 다퉈 밝음만을 가리네. 一片纔從泥上生 東西南北已縱橫 일편재종니상생 동서남북이종횡 謂爲霖雨蘇群槁 空掩中天日月明 위위림우소군고 공엄중천일월명 구름에 붙여놓은 이름과 종류는 많다. 뭉게구름 새털구름 먹구름 등 그 모양에 따라서 많은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구름이 비를 몰고 온다는 사실이다. 엷은 구름이 두터운 구름을 불러오고, 두터운 구름은 물이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필수품을 순환적으로 공급해 주는 원
初夏(초하) 연담 곽 예 온 가지 꽃이 지자 신록은 파릇파릇 매실 가지 가리키니 감흥이 새로워라 곤한 잠 제격 일 텐데 꾀꼬리는 울어대네. 天枝紅卷綠初均 試指靑梅感物新 천지홍권녹초균 시지청매감물신 困睡只應消晝永 不堪黃鳥喚人頻 곤수지응소주영 불감황조환인빈 3월이면 봄이지만 봄 같지 않게 스산하다. 5월말 6월이면 여름이지만 또한 여름 같지가 않다. 이런 현상이 꼭 지구의 온난화 현상만은 아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재촉하는 계절이 그렇다. 그래서 초봄, 초여름, 초가을이란 말을 쓴다. 시인도 자연을 무성하게 만들고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閑中自慶(한중자경) 복암 충지 날마다 산 보아도 보는 것 모자라고 물소리 듣는 것도 싫증은 안 나는데 귀와 눈 맑고 상쾌해 편안함을 기르네. 日日看山看不足 時時聽水聽無厭 일일간산간부족 시시청수청무염 自然耳目皆淸快 聲色中間好養恬 자연이목개청쾌 성색중간호양념 자연은 자연 그대로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인간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나 이제나 사람들은 산을 찾아 산을 즐기면서 살았는지도 모른다. 나무를 보면 나무에 취하고, 들을 보면 들에서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살았던 것
정인화 광양시장이 7월1일 취임식을 갖고, 민선 8기를 본격 시작한다. 정인화 신임 시장의 취임으로 광양시는 4회 연속 무소속 시장 체제에 돌입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양시민들이 다시 무소속 시장을 선택한 것은 상대 후보에 비해 뛰어난 역량과 경험을 갖춘 신임 시장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고 할 것이다.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인화 신임 시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전남도청 총무과장과 장흥부군수, 광양부시장, 여수부시장 등을 역임해 행정능력을 검증받았다. 특히, 전남도청에서 공보관과 감사관, 정책기획관, 관광문화국장 등
西京永明寺(서경영명사)[2] 몽암 이혼 하늘 나는 저 새는 어디로 가는 건지 넓은 들에 동풍 불어 그치지 않았는데 지난 일 물을 곳 없어 석양연기 시름 담네. 長天去鳥欲何向 大野東風吹不休 장천거조욕하향 대야동풍취불휴 往事微茫問無處 淡煙斜日使人愁 왕사미망문무처 담연사일사인수 고려 초 곽여(郭輿)란 사람이 영명사를 시로 읊었고, [고려사]에 숙종이 이 절과 흥복사(興福寺)에 다녀갔다는 기록이 있어 이 절의 역사는 고려초 또는 통일신라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단다. 그리고 수많은 시인들이 이 절을 두고 잔잔하게 시를 읊었다. 청일전쟁
西京永明寺(서경영명사)[1] 몽암 이혼 서경의 영명사에 스님도 안 보여 절 앞의 강물만 유유히 흐르는데 뜰 안에 외로운 탑에 나루터엔 빈 배만. 永明寺中僧不見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중승불견 영명사전강자류 山空孤塔立庭際 人斷小舟橫渡頭 산공고탑립정제 인단소주횡도두 영명사와 부벽루는 고구려의 수도였던 서경을 대표하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다. 지금의 평양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선교양종 36본사 중 하나였으며, 승군을 통솔하는 승장과 평안남도의 절과 승려를 관리하는 총섭(摠攝)을 이 절에 두었다 한다. 이렇게 보면 굳이 시인이 아니라도 역사
落梨花(낙리화) 지포 김구 날다가 춤추면서 가다가 되돌아와 거슬러 나뭇가지 다시 피려 한다면 거미가 그물에 붙어 잡으려는 나비들. 飛舞翩翩去却回 倒吹還欲上枝開 비무편편거각회 도취환욕상지개 無端一片粘絲網 時見蜘蛛捕蝶來 무단일편점사망 시견지주포접래 시상을 떠올리는 일도 여러 가지다. 하찮은 자연에 도취하여 이렇게 보기도 하고 저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세상의 이치와 사물의 원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시상을 떠올리기 어렵다. 이면(裏面)을 보고 현실을 뒤집어 보아야 한다. 곧 좀더 ‘삐딱하게’ 보아야 새로운 시심이 생기고 시상을 떠올리
東都懷古(동도회고) 이지 장일 장군과 재상의 정자 열고 자랑했건만 번화함 화려함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들에서 살구꽃 복사꽃 이슬방울 울리네. 四百年前將相家 競開臺榭幾雄誇 사백년전장상가 경개대사기웅과 只今繁麗憑誰問 野杏山桃泣露華 지금번려빙수문 야행산도읍로화신라의 옛터를 찾고, 백제의 옛터도 찾는다. 중국의 동북삼성지역을 가면 화려했던 고구려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맥없이 무너졌던 역사의 뒤안길에서 우리는 그 원인이 무엇이었던가를 떠올린다. 중국 하남성인 낙양은 조선의 동경이자 금성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도
自寬(자관) 현보 이장용 만사는 한번 웃고 그만 둠이 마땅하니 하늘에 구하는 바 어찌 용납 하겠는가 나의 길 어떠한가를 기댈 필요 없다네. 萬事唯宜一笑休 蒼蒼在上豈容求 만사유의일소휴 창창재상기용구 但知吾道何如耳 不用斜陽獨依樓 단지오도하여이 불용사양독의루사람이 살다보면 어려운 일, 고달픈 일이 많다. ‘만사(萬事)가 그러려니’ 해 버린다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애타게 마음을 쓰고, 과거에만 집착하는 건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수평적으로, 긍정적으로, 발전 지향적으로 생각해 버리면 간단한 것을 우리는 늘 그렇지 못한 경험이 많이
聽蟬(청선) 금수각서씨 주렴을 걷었는데 매미 소리 들리고 물소리 맑은 소리 근처에 나는 구나 비 온 뒤 가을바람에 사람에게 기대보네. 捲簾高閣聽鳴蟬 鳴在淸溪綠樹邊 권렴고각청명선 명재청계록수변 雨後一聲山色碧 西風人倚夕陽天 우후일성산색벽 서풍인의석양천그림자를 보고 시상이 떠오르고,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시심이 우러나왔던 모양이다. 시인은 비 온 뒤에 깨끗한 자연에 취하면서 자연을 시적 화자로 대치시키는 시상을 본다.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시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억지로 쓰려고 머리를 동여 멘다고
逍遙谷(소요곡) 무의자 진각혜심 대붕은 바람타고 수만리 날아가나 뱁새는 숲속에서 깃들어 만족하고 장단은 자적하나니 지팡이가 제격이네. 大鵬風翼幾萬里 斤鷃林巢足一枝 대붕풍익기만리 근안림소족일지 長短雖殊俱自適 瘦笻殘衲也相宜 장단수수구자적 수공잔납야상의장자의 제물론에 보면 소요유가 나오면서 붕정만리(鵬程萬里)라는 큰 뜻을 알게 한다. 작은 생각에 집착하기 보다는 큰 생각과 대담한 기상을 엿보게 한다. 조선 초 남이 장군의 담대한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이란 시문에 나타낸 기상도 접하며 큰 뜻을 이해하게 된다
耳(이) 쌍명재 이인로 비록에 귀 바퀴는 둘려는 있지마는 뚫림에 구멍에는 스스로 허명한데 길은 해기현국에서 송아지를 끌 것인가. 郭郛還繚繞 洞穴自虛明 곽부환료요 동혈자허명 日永夔玄國 誰將赤犢行 일영기현국 수장적독행우리 신체 중에서도 얼굴에 붙어 있는 눈, 귀, 코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어느 한 부위라도 그 작용이 부실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신체적인 장애는 물론 사회적인 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위 세 가지의 역할의 중요성이란 문제점을 갖고 오언절구로 은유적인 비유법을 적절히
東宮新帖子(동궁신첩자) 뇌천 김부식새벽빛이 모서리를 환하게 밝히고봄바람은 버들가지 싹트며 끝에서계인이 종쳐 알리니 집 문안을 드리네.曙色明樓角 春風着柳梢서색명루각 춘풍착류초鷄人初報曉 已向寢門朝계인초보효 이향침문조요즈음 야행성 문화가 만연하고 있는 것을 본다. 결코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겠지만 하루의 시작은 아 무렴해도 이른 새벽이 제일인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공부 가 잘 되고 새벽에 일어나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는 문화가 우리 선현 들의 관습적인 행동이었다.국가의 표상이 되는 궁중의 하루는 동궁이 부왕을 배알하면서부터 시작
樂道吟(락도음) 식암 이자현 살고 있는 내 집은 푸른 산 산 봉우리 보배로운 거문고는 이전부터 있었는데 거문고 탈 수 있지만 아는 사람 드무네. 家住碧山岑 從來有寶琴 가주벽산잠 종래유보금 不妨彈一曲 祗是少知音 불방탄일곡 지시소지음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말이 있다. 종자기는 하찮은 나무꾼이었지만, 백아의 음악을 잘 이해하며 그가 연주하는 음악의 숨은 뜻까지 알아들었다. 백아가 ‘임우지곡’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장맛비가 구슬프구나”라고 했고, 백아가 ‘붕산지곡’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산이 무너지는 듯하구나}라고 했다. 이렇게 절친하게
箜篌引(공후인) 白首狂夫의 처→ 여옥 건너지 마시기를 끝내 강을 건너시어 건너다 물에 빠져 그만 돌아 가셨으니 임이여 원통하여라 어찌하리 이 일을. 公無渡河 公竟渡河 공무도하 공경도하 公墮而死 當奈公何 타하이사 장내공하 고대가요인 황조가․구지가 등 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데 반해, 공후인은 중국의 최표가 지은 고금 주(古今注)에 처음 전한다.더러 중 국인의 작품으로 보기도 하지만 낙 랑군의 조선현이 있었던 대동강 나 루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우리 작품으로 본다.우리 문헌에는 17 세기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