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하동읍 흥룡리 산171-7번지 일원에서 고분군이 발견되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시행하는 국도 19호선(하동 ~ 평사리간) 확장사업구간에 편입된 지역에 2009년 11월 29일부터 2010년 5월 11일까지 문화재 발굴조사를 시행한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의 조사결과, 삼국시대 수혈식석곽묘 21기와 조선시대 분묘 16기 등 총 37기의 유구가 발견된 것.

삼국시대 수혈식석곽묘는 섬진강의 동편에 인접한 구릉의 서쪽 사면 말단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경사면 상부인 수혈식석곽묘의 동쪽으로는 월영형(月影形) 주구가 설치되어 있고 주구를 중심으로 한 봉토 내에 1기의 매장주체부가 조영된 단곽식과 2~3기의 매장주체부가 있는 다곽식이 함께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는 주구 내에 토기를 매장하거나 석곽묘 벽석의 축조과정에서 완형의 토기와 토기편을 함께 매장하는 등의 장례풍속 행위를 인식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도 확보됐다.

수혈식석곽묘에서는 단경호, 장경호, 개배, 파수부완, 기대 등의 토기가 출토되었는데 재지(在地) 토기와 외래양식 토기가 동등한 비율로 출토되었다.

지역 양식 토기는 대가야, 소가야, 백제, 신라 등 주변 지역 양식의 토기들로 대가야 양식 토기의 출토 비율이 높다. 지역 토기는 외래 양식 토기와 제작기법에서 차이를 보이며 주변지역 토기를 다양하게 모방하여 자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로 볼 때, 고분군의 조성연대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으로 추정 가능하다.

현재까지 하동지역은 대단위의 삼국시대 고분군이 조사된 예가 없는 문화적 공백지대로 인근 전남 동부지역에서 대가야 양식 토기가 출토되어 대가야의 직·간접적 영향하에 있는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묘제와 유물의 양상에서 지역적인 특징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향후 다각적 분석과 검토를 통한다면 섬진강 하류에 위치하여 주변 지역과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 흥룡리고분군의 정체성과 하동 지역의 가야와 삼국시대로 이어지는 문화교류상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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