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용 배 / 옥룡파출소

어두운 색채의 대자연 풍경과 얼음처럼 반질거리는 수변공원 물살은 겨울 내음을 물씬 풍긴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께서 땔감나무, 난방용 연탄, 보일러 기름은 구해 놓으셨는지 한번쯤 염려하고 안부를 여쭈어야 할 계절이다. 이 시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로지 자식의 안위를 위해 평생 몸 바쳐 헌신하고 자나 깨나 걱정으로 보내다가 떠나신다.

 

당신들께서는 막상 당신을 위해 비린내 나는 생선 하나 제대로 못 잡숫고 번듯한 옷 한 벌 입어보지 못했음에도 자식의 새 둥지를 위해 전체를 내어주는 바보사랑을 서슴지 않는다.

 

자식들이여! 한 해가 가기 전 부모님께 꼭 한번 문안드리고 '진정 고마운 은혜 덕분에 잘 살아가고 있다' 고 말씀으로, 혹은 편지로서 감사함을 표현하자. '새벽잠 일찍 깨서 거리로 나오실 때 밝은 옷 꼭 입으실 것' '계좌 번호, 돈 얘기를 꺼내는 모르는 전화는 무조건 끊으실 것'. 두 가지 말씀을 절대 빼뜨려서는 안 된다.

 

직장에 부담을 안은 채 어둠을 헤치며 출근하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허약한 몸으로 삭신이 무너지는 과로 속에서도 힘든 모습 감추며 자식을 지원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항상 기억하자. 나를 위해 부모님께서 무엇을 해주셨나 묻기 전에 나는 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해드렸나를 곱씹어 보자. 반성문 작성과 함께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눈물 또한 흘려 봄직하다. 부모님 앞에 떳떳할 이 아무도 없고 자식 앞에 내리사랑 만족할 사람 아무도 없다.

 

뻔뻔스럽기까지 한 자식들의 약취 행위(?)에 종지부를 찍는 금년 연말이 된다면 이보다 더 큰 효도 송년이 어디 있겠는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떤 방식의 송년회가 좋을까 고민해 보는 이들이 많다. 송년회가 갖은 의미는 저마다 개념을 달리하고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한해의 감사와 사죄. 새해를 향한 우의를 다짐하는 것이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움은 마음속에 두면 안 되고 표현해야 할 것이고, 미안함 또한 깨끗이 인정하는 자세로 용서를 빌고 하해(河海)같은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는 가운데 두터운 우정을 다짐하는 송년모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내 삶의 기준보다는 '저 친구는 저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상호존중주의 가치관이야 말로 상생의 기본 원칙이다. 직장, 사회 송년모임은 성대하게 잦아도 막상 내 가족과 함께하는 송년회는 조촐하거나 생략되기 십상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의 존재 가치, 가족구성원 역할 등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가족 송년회가 된다면 이보다 더 뜻 깊은 연말은 없을 것이다.

 

딸의 범죄 취약 사항, 우리 집 침입범죄 대처 요령, 음주운전 도덕적 해이, 음주사고의 파멸적 범죄성 등 예측가능한 가족의 안전위협 요소에 대하여 한번쯤 짚어보는 가족모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푸근하고 흐뭇한 사랑의 실천 현장이 된다면 가족들에게 인격 배양의 산 교훈이 될 것이며 결속력은 강해져 다음해에 더 큰 결실을 기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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