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물론 폭발, 유독물 유출 사고 등 모든 종류의 재해에 즉각 대처토록 대비

▲ 소방차량을 점검하는 광양제철소 방재과 직원

세월호 참사에 이은 서울 지하철의 추돌사고,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련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생활주변의 안전 확보는 산업현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은 “포스코패밀리 직원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제철소를 실현하는 것”이 본인의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양제철소의 안전을 지키는 방재과 직원들은 이러한 백 소장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방재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화재를 진압하는 사후대응 차원의 ‘소방활동’에서, 이제는 사전 예방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화재위험관리’까지 병행하고 있다. 방재과 직원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산업현장의 화재사고가 크게 감소했다.

광양제철소는 그 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예방-대비-대응”의 모든 단계에서 방재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 안전방재활동 개선 현황을 확인하는 백승관 광양제철소장

화재는 예방이 최선

화재예방 활동은 방재과 및 현업부서 뿐만 아니라, 제철소장 이하 전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현업부서는 부서에서 가장 위험한 Hazard Top 5를 선정하고 점검하고 있으며, 방재과는 광양제철소를 구역을 나누어 점검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제철소장이 매주 현장을 방문하여 방재활동 개선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보완해야 할 사항을 지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광양제철소는 가동 이래 무화재 최장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철저한 대비가 최적 대응의 핵심

모든 화재는 예방해야 하지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진압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광양제철소 방재과 직원들을 비롯한 전 직원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직원 모두가 화재를 포함한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은 예정된 시간에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훈련에서 벗어나, 최대한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실시하고 있다. 훈련은 사전 예고 없이 현장에 연기를 피워 화재감지기가 울리는 단계에서부터 화재 현장을 찾아 신고하고 전파, 소화설비를 이용하여 부서 자체 진압을 하다가 출동한 방재과 직원과 합동 진화하고 복구하는 단계를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화재 뿐만 아니라 폭발과 유해물질 누출에 대한 재난대응훈련도 같은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화재를 진압하는 사람 못지않게 소화설비 관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방재과 직원들은 소화설비 “정량, 정위치, 정상”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각 부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규모를 고려하여 소화설비 수량을 정하여 비치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여 이를 기록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2006년 12월부터 자체적으로 종합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 종합방재시스템은 화재를 감지해 위치를 알려주고, 소화설비를 자동 또는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광양제철소에는 4만4,610개의 화재감지기와 1만9,128병의 설비용 가스소화약제가 설치되어 있다.

광양제철소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재를 감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재감지가 곤란한 개소에 CCTV를 설치하여 모니터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

신속 정확한 화재 대응으로 사고 확산 차단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시간을 플래시 오버 타임(FOT; Flash Over Time)이라고 하는데, 화재 발생 후 약 5~8분 정도이다. 플래쉬 오버 타임이 지나면 대형화재로 확대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화재 발생 장소를 찾아서 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양제철소 방재과 직원은 모두 담당지역을 정하여 설비 위치와 특성을 계속반복해서 확인하고 외우고 있다. 그 결과 제철소 내 어느 지역이든지 4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으며,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즉시 안전을 확보하고 진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광양제철소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대부분 초기에 자체 진화했다.

응급조치 및 구급

광양제철소는 자체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응급구조 자격이 있는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응급조치 역시 시간과의 싸움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구급차에 환자를 싣기 위해, 광양제철소는 전 지역에 구급차 도착장소를 사전에 정해두고 있다. 동료들이 환자를 구조한 후 약속한 장소에서 구급차가 도착하자마자 인수인계를 하고, 바로 구급차로 응급실까지 이송을 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 때 방재상황실은 환자 발생시 재빨리 환자 신고자, 구급차, 인근병원에 환자의 상태와 조치 방법을 알려주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환자발생 신고자에게 환자상태를 물어보고 응급조치 방법을 알려주고, 환자 위치를 확인하여 구급차 도착위치를 알려준다. 또한 일단 출동한 구급차에 환자 상태와 위치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또한 인근 병원 응급실 상황을 파악하여 구급차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여 구급차에 알려준다.

방재상황실은 환자와 보호자가 원하고 상황이 긴박한 경우, 광양제철소 구급차로 원거리 병원까지 2차 후송해 주고 있다.

황망기 기자

 

광양제철소 방재과 양대수씨

“사고대응은 기본…생명을 구했을 때 가장 뿌듯”

▲ 양대수(광양제철소 방재과)

▲화재 진화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

=화재 현장에 도착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신속 정확하게 초기 대응을 하여 사고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재과 직원들은 화재발생시부터 5분까지를 “골든타임”이라고 합니다. 골드타임을 놓치면 대형화재로 확대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화재 발생 장소를 인지하고 도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같이 소방 설비를 점검하고 제철소 설비 위치와 특성을 숙지하고 있습니다.

▲광양제철소 소방대원으로서 각오는?

=우리 입장에서는 제철소에 화재가 발생하면 “내 회사는 내가 지킨다, 내 회사에 난 불은 내가 꺼야 한다”라는 간단 명료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기진화에 실패하여 대형화재로 확대되는 경우, 우리의 업무과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를 도와주는 소방공무원들이 너무도 고마운 분들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최근 기억에 남는 화재 진화 현장은 ?

=지난 3월 즈음 현장 전기실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담당하는 지역이라 이번 화재는 반드시 내 손으로 초기 진화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약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소방차에서 내리자마자 일단 공기호흡기를 메고, 전기실에 가보니 연기가 가득 차서 앞이 보이지 않아 현장직원들이 자체 진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으나, 평소에 이곳의 구조와 설비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거리고 머리로 계산을 하며 초기 진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럴 때는 내 회사와 동료를 내가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구급활동을 하며 힘들었던 점과 보람은?

=환자가 원하고 상황이 긴급하면 원거리의 전문병원까지 후송을 하고 있습니다. 광양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3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환자 옆을 지키고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환자를 병원에 인계하고 나면 팔, 다리, 어깨가 쑤셔 며칠씩 고생을 합니다. 아무래도 후송을 하며 긴장을 한 탓인 것 같습니다. 지난 4월에는 포스코패밀리사 직원 1명이 갑자기 피와 함께 심하게 구토를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환자가 평소 간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구급대원이 평소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까지 논스톱으로 긴급이송을 하여 생명을 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환자는 간 이식수술을 받고 회복 상태에 있다고 하는데, 역시 생명을 구했을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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