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에 뿌린 희망의 씨앗

창단 1주년도 되지 않은 광양시리틀야구단(감독 정영진)이 일을 냈다.

지난달 경기도 구리시와 남양주시에서 열린 ‘제1회 하드스포츠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8강 진입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

3월 1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번 야구대회에는 전국 109개 팀이 참가해 동계전지훈련 등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광양시리틀야구단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 지난해 여름과 올 겨울 옥룡중학교에서 열심히 훈련한 결과 충북 청원구 팀을 12대 1, 수원 권선구 팀을 8대 7로 연이어 격파하며 8강에 진출하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특히, 전국대회에서 신생팀이 첫 출전해 8강에 진출한 것은 한국리틀연맹 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서 연맹 관계자들과 주위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광양시리틀야구단이 이처럼 놀라운 성적을 거둔 것에 어떤 비결이 있는지 지난 3월 31일 리틀야구단의 연습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비가 오는 날이라서 그런지 야구단은 광양시 중동 소재 아파트 상가 지하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기자가 들어서자마자 연습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동작을 멈추고 단체로 “안녕하십니까”하며 인사를 하는 모습에 얼떨떨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리틀야구단 정영진 감독은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기본예의와 교육태도, 단체생활 적응”이라며, “야구를 배우는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철저히 교육하고 특히 ‘인사’를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인사를 하고 난 후 선수들은 이내 멈췄던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

광양시리틀야구단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학생들로 구성돼있다.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었으며, 작은 체구에 힘든 훈련 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있어 진심으로 야구를 즐기면서 배우고 있다고 느껴졌다.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머리 속에 맴돌면서 창단 1주년도 채 되지 않은 광양시리틀야구단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야구를 진정으로 즐기는 광양시리틀야구단을 보며 오는 5월 열리는 도미노피자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도 이번 대회에 못지 않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한편, 광양시리틀야구단은 지난 2014년 4월 창단해 취미반, 선수반 등 4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돼있으며, 취미반은 초1~중1학년 학생들로 주2회 훈련을 받는다.

선수반은 기량테스트를 통과한 초3~중1학년 학생들로 주6회 훈련을 하고 있다.

야구에 관심 있고 배우고 싶은 학생이면 누구나 입부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정영진 감독(010-9545-0001)로 문의하면 된다.

 

 

 

 

“지역 야구 인프라 부족 아쉬워”

▲ 정영진(광양리틀야구단 감독)

정영진 광양리틀야구단 감독

“우선 창단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첫 출전에 8강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좋습니다. 제 지도력 보다는 선수들이 야구 자체를 좋아하고 훈련을 잘 따라와 줬고 학부모님들도 저를 믿고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이 같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대회 첫 출전에 지난 제1회 하드스포츠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8강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광양시리틀야구단 정영진 감독의 소감이다. 정 감독은 야구단이 창단한지는 1년정도 됐지만 실제로 1년을 채운 선수는 3명에 불과하고 다른 선수들은 6개월 미만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질문에 정 감독은 “동계훈련 기간 동안 옥룡중학교 폐교에서 연습을 하며,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훈련을 온 리틀팀과 교류전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은 것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1월과 2월 사이 다른 팀들과 40경기를 목표로 교류전을 한 결과 선수들의 게임능력이 향상되고 기량이 많이 늘어 덕을 많이 봤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광양시 야구 인프라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며 “감독생활을 하면서 인연을 만든 타 팀의 감독들이 광양으로 전지훈련을 오고 싶어서 문의가 오지만 제대로 된 야구시설들이 미비해 선뜻 추전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정현복 시장님 및 이기연, 서영배 시의원 님 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양시리틀야구단은 시와 교육청의 지원이 없는 상황이다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해나가고 있다.

훈련장도 사곡초에서 제철야구장, 옥룡중학교로 이동했으며, 옥룡중학교에서 조금 있으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 감독은 훈련 장소 섭외를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정 감독은 “리틀야구단이 광양시 타이틀을 걸고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광양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할테니 시 뿐만 아니라 교육청도 상장 수여 등 아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야구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광양에 운동신경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은 만큼 광양에 야구 붐을 일으켜 학교별 서클 야구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꿈”이라며, “많은 분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양시 리틀야구단 선수들의 꿈과 희망

김준석(유격수ㆍ투수, 광양중1)

팀 내 든든한 맏형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 김준석 선수.

8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김 선수는 다가오는 다음 대회에서 8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리라고 다짐했다.

조원우(3루ㆍ중견수, 광양중1)

아빠와 마트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모집광고를 보고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조원우 선수. 악바리 근성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롯데 손아섭 선수가 롤모델이며,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장태양(포수, 마동초6)

평소 야구를 좋아하다가 5학년때 리틀야구단에 가입했다는 장태양 선수. 원래는 3루수였지만 포수를 하면서 포수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훈련이 힘들때도 있지만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김민수(유격수ㆍ투수, 마동초6)

김민수 선수는 항상 야구가 재미있고 즐겁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첫출전에 30년만에 최초로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둬 뿌듯하고 야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는 김 선수는 메이저리그 투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이채훈(투수, 칠성초6)

육상을 하다가 다쳐서 야구를 시작했다는 이채훈 선수는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투구할 때 볼을 채는 느낌과 타격감이 좋다는 이 선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정민(중견수ㆍ투수, 마동초6)

친구 추천으로 리틀야구단에 입부하게 된 이정민 선수는 계속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한다. 류현진 선수처럼 메이저리그 투수가 되고 싶다는 이 선수는 다음 대회에서 2이닝에 4~5개의 삼진을 잡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한다.

김주호(우익수, 중진초6)

야구가 좋아 리틀야구단에 들어오게 됐다는 김주호 선수는 타격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다음 전국대회에서 전 타석 출루를 개인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김 선수는 두산의 김현수 선수를 좋아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꿈이다.

조온유(좌익수, 옥룡초6)

경기에서 이겼을 때 그 기분이 너무 좋다는 조온유 선수. 기아에서 뛰고 있는 양현종 선수처럼 노력해서 높은 평가를 받는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조 선수는 맘껏 훈련할 수 있는 운동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권(우익수, 중앙초5)

야구에 소질이 있다는 아빠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는 김대권 선수. 시작한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아 뚜렷한 꿈은 없지만 다음 시합에서 안타를 1개 이상 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한다.

임채민(1루수, 해룡사랑어린학교4)

돈을 많이 벌어서 아빠 다리를 고쳐드리려고 야구를 시작했다는 임채민 선수. 꾸준히 야구를 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임 선수는 다음 대회에서 5안타를 치는 것이 목표이며 팀이 4강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시호(좌익수, 하동궁황초4)

리틀야구단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야구하는 것이 좋다는 박시호 선수.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감독님과 코치님의 지도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 대회에서는 홈런을 3개 쳐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결(투수, 중진초3)

팀 내 막내로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박현결 선수. 훈련을 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게 느껴져 좋다는 박 선수는 한국 최고의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아직 어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빨리 경기에 나가 볼을 던지고 싶다고 한다.

조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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