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제대는 탐라대와 전문대학인 제주산업정보대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제주국제대 본관 전경.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에서는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해 2018년부터 고등학교 졸업자와 대학 입학정원이 역전되게 되고 따라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과부는 2023년 고교 졸업자가 55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 현재의 대학진학률 70%가 유지돼 총 28만명이 진학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대졸 인력 수요 30만 명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대학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교과부는 2011년부터 대학구조개혁 정책에 따라 대학경영내실화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은 대학을 평가해 하위 15% 대학에 적용되며, ‘정부지원제한 대학, 대출제한 대학, 경영부실 대학, 퇴출 대학’의 단계로 이뤄진다.

해를 거듭해도 이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정부의 퇴출, 통폐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교과부의 정책에 따라 퇴출위기에 놓였던 두 대학이 통폐합을 통해 지난해 발표한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에서 벗어난 사례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통ㆍ폐합으로 탄생한 제주국제대학

 

동원교육학원이 경영하는 탐라대학교와 제주산업정보대학(전문대)는 지난 2000년 재단 이사장의 공금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이후 10년간 양 대학에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신입생 충원율이 20%대에 머무는 수난을 겪었다. 급기야 2010년 5월에는 교과부로부터 ‘부실대학 리스트’에 올라 퇴출 위기까지 놓이게 됐다.

이에 두 대학을 경영하는 동원교육학원은 4년제인 탐라대학교와 3년제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두 대학이 통합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교과부는 산업정보대를 통합캠퍼스로 활용하면서 탐라대의 부지를 2016년까지 매각해 학교 발전기금으로의 사용을 전제하에 통ㆍ폐합을 승인함에 따라 2012년 3월 4년제 대학인 ‘제주국제대학교’로 새롭게 출발을 하게 된다.

통합대학인 제주국제대의 2012학년도 입학정원은 800명으로 입학정원이 2011학년도 대비 1080명 감소하는 구조조정 효과가 발생했으며, 양 대학의 기존 학과(탐라대 14개 학과, 산업정도대 26개 학과)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22개 학과로 축소했다.

두 대학의 통ㆍ폐합은 교과부가 2009년부터 경영부실대학을 선정해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한 결과 통ㆍ폐합의 첫 사례였다.

제주국제대학으로 첫 출발과 관련해 대학 관계자는 “그 당시 개교를 불과 8개월을 앞두고 대학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모든 교직원들이 분과별로 개교준비위에 참여한 결과 뒤늦게 시작한 입시활동에도 불구 지난 10년간 나타났던 정원 미달 사태를 극복하게 됐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대학인만큼 교육 사업으로 돈을 벌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일부를 면제해 주는 등 등록금 부담을 경감시키고 대학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었다”고 말했다.

 

이사회 파행으로 인한 부실대학 선정

 

제주국제대학은 부실대학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부활을 기대했지만 다시 학내 갈등이 발생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급기야 제주국제대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등 대학구성들은 법인이사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이사들의 이사회 파행 주도로 2012년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아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건 전 이사가 185억 원 상당을 횡령하고도 반환하지 않고 아들을 이용해 소송을 했으나 패소하자 딸인 김 모 이사가 고의적으로 이사회에 불참에 이사회 파행을 주도한 것.

이 같은 이사회의 파행과 학내 갈등으로 제주국제대학은 2012년 9월 또 다시 2013학년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되는 오명을 쓰게 된다.

대학관계자는 “제한대학 선정과 관련에 억울한 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평가지표 중 하나인 취업률의 경우, 2012년 개교한 학교 신입생이 1학년 밖에 없었는데 취업률을 평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았다”며, “지표를 개선시키고 성과를 가시화시킬 시간적 여유도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임시이사 선임으로 정상화 발판 마련

 

이사회의 장기파행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제주국제대학은 2013년 10월 대학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제주국제대학은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 이사회의 장기 파행으로 인해 제주국제대학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등에 2년 연속 지정되고, 교육부 구조조정 이행과제 미 이행(탐라대 매각 후 매각대금 전액 교비회계 전입 등)으로 인한 재정 부실로 전 교직원의 임금체불이 장기화되는 등 학교 운영이 파행 운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가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 이사회의 재적이사 4명에 대해 사립학교법 위반, 임원 간 분쟁 등으로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했다는 사유로 임원취임 승인취소 처분을 내리고 교육부와 협의한 끝에 8명의 임시이사를 선임한 것.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사 정수의 2배수인 16명을 추전 받아 변호사 2명, 회계사 1명, 교육경험자 3명, 행정경험자 3명 등 총 8명을 임시이사로 선임했다.

 

 

옛 탐라대 부지매각 여전한 숙제

 

임시이사 선임으로 이사회의 파행은 일단락 됐으나 여전히 대학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로 남아있는 것은 옛 탐라대학교 부지매각 문제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2월 제주도가 탐라대 부지매각을 수익용 기본재산이 아닌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매각하도록 허가함에 따라 대학 정상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다.

동원교육학원이 제출한 감정평가서의 평가금액은 탐라대 부지 31만2217㎡ 280억6900만원, 건물 9동과 골프연습장, 관사 등 건물 136억3300만 원 등 총 417억200만원이다.

부지매각이 이뤄질 경우 매각대금이 제주국제대 교비로 쓰이게 됨으로 재정난을 겪는 제주국제대도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의 매각공고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 유찰됨으로써 탐라대학교 부지매각은 제주국제대학 정상화를 위한 숙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두 차례 유찰로 인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매각이 쉬운 수익용 재산 전환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지난 4월 15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원희룡 지사가 도민과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전제로 옛 탐라대 부지를 매입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국제대는 산학협력을 선도하고 글로컬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와의 업무협약체결 모습.

부실대 꼬리표 벗고 총장 선출로 대학 활력

 

제주국제대학은 2014년 8월 파행을 거듭하던 이사를 전원 교체하고 적극적인 과제이행 협조와 세밀한 구조조정, 지표 개선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온 결과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5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에서 벗어났다.

이와 더불어 2년 이상 공백이었던 총장자리에 고충석 전 제주대학교 총장이 초대 총장으로 선출되면서 대학이 활력을 띄게 됐다.

고충석 총장은 제주국제대학교(JIU 2020) 비전을 ‘Only-One 제주를 선도하는 글로컬대학’ 으로 내세우고 5대 발전전략으로 △명품교육 체제확립 △평생학습의 메카 △산학협력 선도대학 △글로컬 인재양성 △지역거점 특성화대학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산업발전을 고려한 신설학과 추가로 특성화대학을 이루고 제주7대 선도ㆍ후속 프로젝트와 관련학과 연계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한 창의인성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취업맞춤형 선도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고 총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경영부실대학의 굴레를 완전히 벗고 도전적이고 과감한 변화의 패러다임을 스스로 만들어 갈 저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구성원들 또한 고 총장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학생중심의 교육철학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부담 줄이고 학습환경 개선 힘써

 

실제로 제주국제대학교는 올해 융자 등을 통한 자금을 확보해 학교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에코힐링 자연동화 캠퍼스 구축을 위해 교육ㆍ연구 기자재를 확충하고, 최신 컴퓨터 400여대도 투입됐다. 강의실이나 어학실습실도 학생 친화적으로 재단장될 예정이다.

또한 2015년 신입생들을 위해 ‘Only-one 신입 장학금’도 도입했다.

신입생 전원은 입학금 54만원이 면제되고 매학기 50만원의 장학금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신입생의 등록금은 인문 계열학과 250만원대, 공학ㆍ자연 계열학과는 280만원 수준수능에서 2등급 이상 성적을 거둔 신입생은 4년간 수업료 전액이 면제된다.

3등급 이상자와 고등학교 학생회장 출신은 4년간 수업료의 30%를 장학금으로 지금하며, 만 35세 이상 만학도도 4년간 수업료의 20%를 장학금으로 받게 된다.

대학 관계자는 “올해 새 학기 시작 전에 강의실과 실습실 개선 작업은 물론 교육 및 연구 기자재를 확보했다”며, “이와 별도로 한국장학재단에서 시행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사업에 선정돼 국가장학금 3억800만원을 유치했다. 대학에서 자체기준을 마련해 지급함으로써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학습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제주국제대는 스포츠 선수단 육성과 체육시설 조성 및 확충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대학스포츠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대학 스포츠의 메카로 거듭나

 

제주국제대학교는 ‘대학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제주국제대학교는 재학생과 체육부 선수들을 위해 교육활동과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고, 제주도민의 생활체육 활동 지원을 위한 체육시설 조성 및 확충에 18억여원을 투입해 문화체육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국제 공인 하키전용구장을 지난해 준공한데 이어 제주도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아 하키경기장 조명과 부대시설을 보강, 리틀야구장을 겸한 축구경기장을 시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시설비 지원으로 대학 내 근린 생활 체육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도내 처음으로 창단 예정인 ‘대학 실용무용단’ 실내 무용 연습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도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어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분위기 속에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전면 개방해 나갈 것”이라며, “동ㆍ하계 전지훈련 시즌에는 새롭게 리모델링되고 있는 기숙사와 연계해 다른 지방 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유치함으로써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 정책에도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경훈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