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레스토랑 개설로 일자리 창출

지역 농산물 홍보 향토음식 개발 효과 거둬

국내 최초로 설치된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북 완주군의 용진농협이 설치한 것이다. 2012년 4월 개장한 용진농협 직매장의 경우 배후지인 전주시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승용차로 1~2분 안에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어 개설 초기부터 대형마트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신선채소인 대파나 각종 야채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파는 물건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어 주부들이 그대로 구입해 집에서 바로 조리가 가능한 상태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파는 야채는 밭에서 바로 수확한 상태로 흙이 묻어 있는 그대로였다. 그렇지만,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의 경우 2~3일이면 바로 신선도가 떨어져 못먹게 되기 십상이지만, 로컬 매장에서 구입한 야채는 1주일 이상 보관해도 신선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생산자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되기 때문에 안심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자연스레 경쟁력을 스스로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

용진농협이 개설한 로컬푸드 직매장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2012년 6월, 완주군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새로운 형태를 시험하게 된다. 완주군이 5억원을 출연하고, 완주군내 10개 지역농협과 축협이 7억9500만원을 출연해 완주로컬푸드주식회사라는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협동조합 운영하는 로컬 직매장

 

완주로컬푸드주식회사는 2012년 10월 전주시내에 도심내 거점 직매장으로 전주효자직매장을 개설한데 이어 2013년에는 로컬푸드 매개형 6차산업화 모델로 모악산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을 개설한다.

이러한 직매장은 2013년 말 법인결산 결과 8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출자를 한 완주군을 비롯한 지역농협에 주주배당을 실시한다. 이러한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에 참여해 온 생산자들은 법인에서 협동조합 전환을 결의하고, 2014년 초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생산자 협동조합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모아 완주군과 지역농협 및 축협에 출연금을 돌려주고 농가가 주인이 된 새로운 형태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법인에서 협동조합으로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직매장에 참여해 온 농업인과 직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조합원으로 신분이 전환된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직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정직원이 되면 의무적으로 조합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는 것.

1070명의 농업인이 출자해 설립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현재 모악산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과 전주 도심내 거점 직매장인 효자직매장과 하가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10월 개설된 전주 효자직매장은 전주시 효자동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개설한 직매장으로 매장 개설에 소요되는 2억원의 초기 투자금은 완주군과 지역농협이 지원했다.

320㎡ 규모의 이 직매장은 2013년에 78억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 해에는 매출규모가 87억원으로 늘었는데 831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효자직매장은 43억원을 투자해 신축부지를 매입하고, 확장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7월 개설한 모악산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은 국비 20억원과 군비 25억8천만원을 투입해 로컬푸드 매개형 6차산업화 모델로 개설되었는데 1층에 558㎡ 규모의 직매장을, 2층에는 378㎡ 규모의 농가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은 개설 첫해 5개월동안 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이듬 해에는 매출규모가 56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주시내에 개설한 하가직매장은 2014년 1월, 군비 30억원을 투자해 문을 열었다.

이 직매장은 개설 첫 해 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매장 역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한지수 팀장은 “조합 설립 후 2014년 한해 동안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3천만원 정도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10~15%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엄청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한 것은 농가에 대한 포장비 지원과 순회수집에 따른 비용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직매장과 원거리에 거주하는 농민조합원의 편익을 위해 3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비용 등이 적자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한 팀장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로컬 직매장의 매출이 올해는 지난 해보다 40%정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매출은 230억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외곽인 모악산 관광단지는 연간 1백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이곳에 직매장과 농가레스토랑이 개설되면서 근교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

 

 

지역 농산물로만 조리

 

특히, 조합이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은 완주산 농산물만 이용한 메뉴로 모악산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전주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식당은 평일에는 점심만 영업을 하고, 주말에는 점심과 저녁까지 영업을 하는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 식당의 월 평균 매출은 7~8천만원인데, 많을 때는 9천만원을 넘는다는 것이 한 팀장의 귀뜸이다. 내륙지역인 완주산 농산물로만 조리를 하기 때문에 이 식당에는 완주에서 생산되지 않는 커피는 물론 수산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내에 거주하면서 식사를 하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매출은 많지만 식재료의 비용이 원가의 60~70%를 차지해 이익은 크게 나지 않는다고 한다.

“농가레스토랑의 근본 목적은 농가 지원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향토음식 개발과 지역 농산물 홍보입니다. 레스토랑에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전문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모두 농가 주부들입니다.”

음식솜씨가 좋은 인근 지역의 주부들이 지역농산물로 정성껏 조리를 하고,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레시피는 유명호텔의 요리사들이 개발해 주고 있다는 것. 완주군에 운영되고 있는 농가 레스토랑 중 완주군 봉동읍에 소재한 새참수레는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로컬푸드 전문 농가레스토랑으로 문을 열어 현재는 주식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옛 관공서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설한 새참수레는 인근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개설되었는데, 이 식당역시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면서 식사를 해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저렴한 안심 먹거리 공급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모토는 도시민에게 저렴하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출하 조합원을 대상으로 완주군로컬푸드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인증과 유사한 형태의 이러한 인증제도는 안심먹거리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장해 주는 제도로 잔류농약 검사 등을 통과한 농산물만 납품되도록 하여 안심먹거리만 로컬 매장에서 유통되도록 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현재 1100여 농가 중 750농가가 이러한 인증을 획득했는데, 조합 측은 내년부터는 인증을 획득한 농가만 출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로컬 직매장에서 유통되는 가공품도 완주에서 나는 것만 사용하도록 하고, 불가피할 경우라도 50% 이상은 완주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조합은 또 NON GMO를 선언하고, 오는 9월부터는 가공품에도 GMO 첨가제를 사용한 제품은 퇴출시킬 계획이다.

한지수 팀장은 “로컬푸드 운동이 직매장의 성과위주로 비치다 보니 특정농가에게만 이익이 가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고령농, 여성농, 소농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인데 성과위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직거래 자체보다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 상생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로컬푸드 운동의 본개념이고, 안전먹거리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생산자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조합은 주말을 이용한 소비자 팸투어를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농촌과 농업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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