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농민 감소는 극복해야 할 위기

구리모또 미찌노에끼는 도로변 휴게소로 농산물직판장은 물론 휴게소와 주차장, 화장실 등 운전자들의 편의시설을 갖춰두고 있다. 또, 일반적인 휴게소처럼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운영되는 레스토랑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농가 레스토랑이다.

미찌노에끼 건립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즉, 정부와 지자체는 도로변에 주차장 시설과 휴게소 및 화장실, 직판장 등의 시설을 설치해 주고, 이를 운영하는 민간회사는 휴게소와 주차장,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해 운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줘야 한다.

구리모또 미찌노에끼를 운영하는 베니고마치노사또의 이시다 사장은 퇴직 공무원 출신으로 14년전 구리모토 미찌노에끼 설립 당시에 담당 공무원으로 건축설계에서부터 미찌노에끼에 농산물을 납품할 농민회원의 모집업무까지 직접 수행했다고 한다.

인구 8천명 규모의 작은 도시의 경제부장으로 지난 해 3월 퇴임한 이시다 사장은 퇴임과 동시에 미찌노에끼 운영을 도와달라는 요청에 따라 회사 운영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카토리시로 바뀌었지만 설립 당시에는 구리모토촌이었는데, 담당 공무원이었던 이시다 사장은 의회에 설립 계획을 보고하면서 매출 목표를 연간 1억엔으로 설정했다가 바보 취급을 당했다고 회고했다.

국도변도 아닌 지방도변에 위치한 미찌노에끼의 매출목표를 턱없이 높게 잡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매출 목표는 설립 첫해 달성했다.

구리모토 미찌노에끼는 3개소의 주차장과 로컬푸드 직판장, 레스토랑, 전국 미찌노에끼에서 취급하는 특산물 판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식자재는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지역에서 나지 않는 생선 종류만 외지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가능하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하려 노력한다는 것.

연간 매출은 5억엔 정도인데,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시다 사장의 귀뜸이다.

실제,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1,100개소의 미찌노에끼 중 흑자경영을 하는 매장은 전체의 10% 정도라고 한다.

이시다 사장은 “90%가 넘는 미찌노에끼가 적자를 보면서도 운영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라면서, “지방정부의 보조금이 적자매장이 문을 닫지 않고 운영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찌노에끼 운영 목적 자체가 지역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지자체에서 보조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주면서 계속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

미찌노에끼 직판장에서는 인근지역 농민들이 생산란 야채, 과일, 농산물 가공품,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구리모또의 경우 200명의 생산자 회원이 납품을 하고 있다.

생산자 회원은 연간 5천 엔의 회비를 내고 농산물을 납품하는데, 매장 운영방식은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같다.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아침에 납품하면서 판매하고, 판매 금액의 15%를 판매 수수료로 징수하고 있다는 것.

이시다 사장은 한적한 지방도변에 위치한 구리모또 미찌노에끼가 흑자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야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납품하도록 생산자에게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

생산자 회원 평균 연령은 70세 전후가 가장 많은데, 회원 중에는 20-40대도 있지만, 70대가 압도적이다.

이시다 사장은 “젊은 사람들은 시설원예 등 대형사업을 주로 하고, 고령 농민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 납품하고 있다”며, “가장 큰 걱정은 후계농민이 없다는 것이다. 농업생산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미찌노에끼는 농민들의 소득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미찌노에끼에서 100엔에 팔리는 파를 시장에 가면 20엔 정도도 못 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특히, 구리모토 지역은 베니고마치라는 품종의 고구마의 원산지인데, 미찌노에끼 생산자 회원 중 75세의 고령 농민이 고구마 만으로 월 100만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신선한 야채 등을 구입하러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지만, 구리모토 미찌노에끼에서는 보육원이나 요양원 등 복지시설에는 필요한 식자재를 직접 가져다 주기도 한다. 공공급식에 로컬푸드를 결합한 것이다.

이시다 사장은 “미찌노에끼는 농가 수입 증대가 가장 큰 목표”라면서 “소규모 농업 생산자를 보호하고, 관광농원 운영 등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리모또 미찌노에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한 사업장”이라며, “미찌노에끼 중 직판장 이외의 사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직판장과 시민농장 운영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시다 사장은 “도시 소비자의 지원없이 농촌의 기반유지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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