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매장 운영 목적 영리 아닌 농촌기반 및 유지 농민의 이익

▲ 도쿄 교통회관에 위치한 북해도 안테나숍의 모습
▲ 각 지자체가 설치한 안테나숍에서 쇼핑을 하는 도쿄 시민들

 

도쿄의 안테나숍(antenna shop)

 

도쿄의 교통요충지에 소재한 교통회관에는 일본 전역의 지자체 특산품을 홍보하기 위한 안테나 숍이 입점해 있다.

안테나숍이란 실제 판매에 앞서 신제품이나 신업태에 대한 시장조사, 수요조사, 광고효과 측정 등을 목표로 운영하는 점포. 패션회사 등이 고객의 반응과 새로운 유행정보를 빨리 입수하기 위해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개설한 점포로, 파일럿숍(pilot shop)이라고도 한다.(출처 시사상식사전)

지자체의 안테나숍은 도시민들에게 해당 지역의 특산품 홍보 및 판매가 주목적이다. 이러한 안테나숍에는 일본 각지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농수산물 가공품이나 전통주 등이 주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매실로 유명한 와카나베현의 안테나숍에는 매실 가공품이 주로 진열되어 있고, 홋카이도현이 운영하는 안테나숍에는 북해도에서만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을 이용한 제품들이 주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안테나숍은 지역특산품 홍보는 물론 관광상품 홍보 등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안테나숍은 홍보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일반 기업들이 운영하는 안테나숍처럼 운영수익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 결국 농촌이 살아갈 길은 도시민이 농촌의 산물을 구입해 주어야 하고, 또 찾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 다양한 가공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일본 미찌노에끼의 특징

 

일본의 로컬푸드 직매장인 미찌노에끼의 경우 지역 농수산물을 이용한 가공상품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지역의 농산물이나 축산물, 수산물을 이용한 상품들이 소포장으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전시 판매되고, 이러한 상품들의 디자인 하나 하나에서도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지역 농축수산물의 가공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강조하는 농업6차산업화와도 연계된다. 수확한 농산물을 농가에서 직접 가공까지 해 부가가치를 높이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공과정이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특히, 얼굴 있는 먹거리 판매에 충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쌀의 경우에도 같은 포장재를 사용하더라도 가공공장이 아닌 쌀을 재배한 농민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고 있었다. 미찌노에끼에서는 어디나 농가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먹거리를 이용한 음식이 판매된다. 우리보다 먼저 로컬푸드의 개념을 받아들여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 전역의 미찌노에끼 중 흑자 운영되는 곳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직판장 운영이 농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로컬푸드 매장의 운영 목적은 영리가 아닌 농촌기반 유지이며, 농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로컬푸드 운동의 시사점들

 

광양만신문은 지난 3개월의 취재를 거쳐 10회에 걸쳐 로컬푸드와 관련된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이는 우리 지역 로컬푸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가깝게도 전남도내 여수와 화순, 담양의 사례를 살펴보았고, 전북의 완주와 경남도의 로컬푸드 운동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또, 일본의 사례를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보기도 했다.

광양지역의 로컬푸드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그렇지만, 로컬푸드의 성공적 정착은 지역 농업의 기반을 유지하고, 소농과 고령농, 여성농, 귀촌농들의 판로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이는 농촌의 기반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는 농촌은 산업화가 본격화 되면서 국민경제에서 농업의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그 중요성은 여전하다. 농촌의 기반을 유지시키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따라서 도시민 입장에서도 농촌에 대한 지원이나 농업정책은 단순히 특정 지역이나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 아니라 먹거리를 위한 정책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도시민의 지원없이 농촌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고, 직거래를 통한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유통매장의 개념이 아니라 안심먹거리를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신뢰의 매장으로 뿌리내리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생산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생산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와 관심도 필요하다. 로컬푸드 매장을 도농간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의 가공을 통한 상품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한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지역 대표산물들의 판로 확보를 위해서도 판로확대를 위한 가공시설 지원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지역 농축산물로만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농가레스토랑도 로컬푸드 운동 차원에서 적극 도입해야 한다. 도시민들에게 지역 농축산물 이용을 호소하면서 정작 해당 지역의 식당에서는 값싼 수입농산물로 조리를 해 음식을 제공하는 모순을 벗어나야 한다.

광양원협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단순히 특정 농협이나 단체의 매장이 아니라 광양농축산물의 지역내 소비 촉진을 위한 첨병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은 초창기이지만, 로컬푸드 매장의 진열품들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농부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희망을 엿본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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