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혜택 제공 차원의 접근…지역과 가까워지려는 구단 노력 필요”

드래곤즈의 홈구장이 있는 광양의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보니 생각보다 축구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축구장을 방문한 경험도 많았고, 요즘 성적이 잘 나와서 축구장을 방문할 맛이 난다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드래곤즈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시민들도 다수 있었다.

광양읍에서 학원강사를 하는 한 여성은 “드래곤즈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한다. 김병지 선수와 이종호 선수를 제외하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마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시민은 전남구단의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축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생업에 바쁜 사람들이다. 언제 어떤 시합이 있는지 좀 더 제대로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양홈에서 큰 경기가 있다면 중마동과 광양읍에 달랑 현수막 하나 걸어놓을게 아니라 홍보용 차량을 돌리거나 전단지라도 돌려야 한다. 이번 김병지 선수의 700번째 경기도 더 많은 홍보를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전남구단의 홍보가 능동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남 구단이 주관하는 축구대회에서 뛰고 있다는 축구동호인은 “드래곤즈가 축구협회를 통해서 우리 조기축구회에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정성 때문에라도 광양경기장을 찾아 단체관람도 하고 플래카드도 걸어 홍보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상래 감독이 선수이던 시절 쯤에는 동호인팀과 드래곤즈 선수가 자매결연을 했었다. 그렇게 자매결연을 한 선수는 동호인 행사가 있으면 방문하고 동호인들은 응원하러 경기장에 가고 그렇게 친해지다 보니 서로 술도 한잔 하고 밥도 같이 먹는 가까운 형 동생 사이가 돼서 더욱 친밀함을 느꼈는데 요즘은 그런 게 없어졌다”며 전남 구단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노상래 감독이 오고 나서 성적이 좋아져서 보러 갈맛이 난다던 그는 “꼭 경기력이 좋아서 성적이 좋아서 가는 것만은 아니다. 내 친한 형 동생이 경기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을까?”라며, “지역민과 더욱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양시축구협회 관계자는 “드래곤즈가 엘리트축구뿐 아니라 사회인 축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또한 사장이 바뀌고 예전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교류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함께 자리를 가지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광양시청의 한 직원은 “드래곤즈가 동호인들을 위한 미르기 축구대회를 열고, 관내 축구대회에 싸인볼을 증정하기도 하고 장애인이나 소년소녀 가장을 초청해 경기를 보여 주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지역사회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체육계 인사들에게서 드래곤즈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행사에 지원금 얼마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체육회 임원들과 드래곤즈 직원들이 수시로 교류를 갖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초창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사장이 바뀌고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초창기에 비해 70~8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택시기사는 “드래곤즈가 광양드래곤즈가 아닌 전남드래곤즈 인건 알고 있지만 광양에서 지원을 안 해준다고 순천을 홍보하는 것에서 배신감을 느꼈다”며, “모기업이 어렵고 해서 다양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이해 가지만 좀 서운했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그동안 드래곤즈 홍보 예산을 2억원을 편성해 왔지만, 올해 본예산에 편성하지 않았다. 당시 광양시는 “전남드래곤즈가 사실상 광양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동안 홍보 효과가 미미했다는 판단에 따라 심사를 거쳐 편성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드래곤즈 예산을 두고 논란이 있어온 것은 사실이다. 성적을 포함,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된 것”이라며“광양드래곤즈도 아닌데 그동안 ‘전남’이라는 이름으로 광양시만 예산을 지원하는 불평등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추경을 통해 2억 원의 홍보비가 편성됐지만, 드래곤즈는 순천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경기마다 순천만 정원홍보를 하고 있다.

드래곤즈 관계자는 “드래곤즈는 광양드래곤즈가 아닌 전남드래곤즈다. 상주 상무의 경우와 우리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994년 창단할 때 포스코와 도지사가 업무협약을 맺고 27개 시군에서 주주로 참가해서 만들어진 게 전남 드래곤즈다. 당시 공모를 통해 이름을 전남드래곤즈로 만들었으며, 20여 년간 유지해 오던 이름을 바꿀 수도 없다. 광양 인구가 15만인데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의 22개팀 중 10만 명의 상주시 다음으로 작은 규모의 연고지를 갖고 있다. 전북현대가 있는 전주의 인구가 65만 인데도 전북의 이름을 쓴다. 전남 동부권이 통합된다면 모를까, 지금은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시에서 지원을 그만뒀지만 우리는 이때까지의 관계를 생각해 유니폼에서 광양을 떼지 않았다”라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드래곤즈 스스로 자신들의 출범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광양제철소 퇴직자 출신의 한 시민은 “드래곤즈는 광양제철소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광양시민들을 위한 포스코의 지역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시민은 “출범 당시 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전남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지만, 광양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전남드래곤즈가 창단되었다고 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전남드래곤즈는 포스코의 지원으로 매년 인근지역 축구팀을 보유한 학교에 축구육성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축구전달기금을 지원받는 학교들이 광양과 남해에 걸쳐있다는 것만 보아도 드래곤즈를 통해 포스코가 지역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진다.

지역 프로구단의 존재는 해당 종목의 기반을 다지는데도 도움이 된다.

전남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유소년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남의 유스팀은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러한 유소년팀 운영을 통해 전남드래곤즈는 김영광, 지동원, 윤석영, 이종호 등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한 걸출한 축구스타들을 배출했다.

또, 창단 이후 매년 회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를 후원해 오고 있다.

지역연고 스포츠구단은 지역의 스포츠 마케팅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프로구단의 존재는 전국의 많은 축구팀들이 광양을 전지훈련지로 선택하도록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은 모기업인 포스코가 전남드래곤즈라는 산하 스포츠구단을 통해 광양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지역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드래곤즈는 광양시나 광양시민이 자신들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모기업과 광양시민과의 가교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기에 광양시민 입장에서는 광양시의 지원이 일시적으로 끊겼다고 인근 도시에 손을 벌리는 드래곤즈의 행태가 서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태주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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