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숨 쉬는 햇볕마을 프로젝트에서 자문위원단이 선정한 이번 길의 정식명칭은 광양향교 저태길이다. 이 안에는 우리 전통이 살아있는 광양향교를 지나며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겨보고자 하는 의도다.

실제로 광양읍에 소재하고 있으면서 이 웅장한 한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유교의 전통을 지닌 곳으로 막연히 무겁게 느껴지는 유교에 대한 거리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광양지역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광양향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고 지역의 역사와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를 말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향교의 의미와 광양향교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5년 발행된 광양시지에 따르면, 광양향교는 15세기 전반 태조~태종 때에 설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향교는 임진왜란 때 광양읍내가 함락되면서 왜구의 침입으로 한 차례 소실되는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때에 향교 건물 전체는 물론 관련 기록마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란이 끝나고 10여년 지난 뒤에 향교 건물은 재건됐으며, 건물도 순차적으로 늘려갔다.

이에 따라 현재에는 광양향교에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강당인 명륜당, 양반출신 학생들의 기숙사 격인 동재, 평민출신 학생들의 기숙사인 서재, 출입문인 풍화루 등이 있으며, 이밖에 상재, 재실, 제기고 등도 있다.

특히 수령이 족히 500년이 넘었을 광양향교 내 은행나무는 늦가을이 되면 잎을 노랗게 물들이며 주변의 한옥과 멋들어지게 어울려 사진작가들이 꼽는 광양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향교의 구성원은 교임, 교생, 그리고 교노비로 나눴으며, 교생은 향교를 출입하는 유생으로 입학자격은 본래 양반층에 한정됐다. 하지만 후대에 가면서 공신의 자녀, 평민에 이르기까지 교생으로 받는 것이 허용됐다.

광양향교에서는 현재 매월 초하루와 보름 2회에 걸쳐 공자의 신위에 분향을 하고, 유림들에 대한 유교사상을 교육하고 있으며, 한시 백일장, 기로연, 자체 친목활동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유교의 전통에 따라 봄과 가을 향교대제를 거행하는 등 각종 제례를 집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광양향교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난 3일 한 차례 자원봉사를 통해 향교입구에 시민들과 함께 벽화를 수놓기도 했다. 또한 걷기행사를 통해 광양향교를 알릴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유교에 대한 거리감에서 벗어나 학문적 소양을 쌓음과 동시에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시설로서의 존재가치가 더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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