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항 국제여객선터미널 전경

항차당 보따리상 150여명 정도 활동…관광객은 중국인이 90% 이상 점유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카페리항로는 서해안에 위치한 인천과 평택, 군산에서 운항되고 있다. 한 때 목포항에서 중국의 상해를 연결하는 항로가 개설되기도 했지만, 정착되지 못하고 중단된 바 있다.

중국과 카페리 항로를 취항하고 있는 항만도시 중 평택항의 경우 지난 2001년, 평택과 중국의 영성을연결하는 항로에 대룡해운이 취항한 이후 현재는 모두 5개 선사에서 영성, 연운항, 위해, 일조, 연태를 연결하고 있다.

이들 5개 항로 중 연운항을 연결하는 항로가 최근 선박 노후화로 운항이 잠정 중단되면서 현재는 4개 항로가 주당 3항차씩 운항하고 있다. 평택항을 이용하는 내국인 승객들은 대부분이 보따리상들이다.

평택항의 한 관계자는 “항차당 보따리상들이 150여명 정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보따리상들은 주로 중국의 농산물을 소규모로 수입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평택항을 운항하는 키페리선박을 통해 들여오는 농산물보다 국내 공산품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용 승객들 역시 내국인보다 중국인들이 훨씬 더 많다.

지난 해 평택항을 통한 국제 여객 운송은 49만647명을 기록해 국내 항만 중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43만694명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이지만,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2년의 51만9406명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것이다. 평택항 여객선터미널을 관리하는 평택시 신성장전략국 산하 항만지원과의 안병철 팀장은 “대 중국 단일항로이다 보니 작은 일만 있어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의 경우 메르스 등의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 평택항 홍보관

평택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27% 창출

 

항만 관계자들은 “카페리항로의 주 수입원은 여객이 아니라 화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의미에서 평택항의 카페리 항로는 평택항 전체 물동량 운송 측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평택항 국제 카페리항로는 지난 해 기준 14만5681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담당했다. 이는 평택항 전체 컨테이너 취급 물량인 54만6387TEU의 27%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중국에서 주로 보따리상들에 의한 농산물이 수입되고 있다면, 카페리선박을 통해서 과자류와 각종 잡화 등 공산품이 주로 수출되고 있다.

평택항의 한 관계자는 “국제 카페리선박의 경우 항차당 100~120TEU 정도의 화물을 싣는데, 평균적으로 75TEU 정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평택항 국제여객선터미널은 평택시가 직접 투자해 건립한 것이다.

평택시는 해양수산부가 제공한 부지 8600㎡에 자체 예산을 들여 연건평 2600㎡ 규모의 국제여객선터미널을 직접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평택시 항만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국제여객선터미널을 지자체가 건립해 직접 운영하는 것은 평택시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 사무인 항만업무에 지자체가 직접 투자한 이유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항만개발에 대한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터미널 건립에는 100억원 정도의 시 예산이 투입됐다”고 소개했다.

평택항 국제여객선터미널을 운영하는 평택시 항만지원과는 항만운영팀과 항만지원팀, 단지개발팀, 시설관리팀을 거느리고 있는데, 직원은 17명이다.

여객선 터미널이 평택시청과 40㎞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조직은 지난해까지 사업소로 유지되다가 과로 승격이 되었다고 한다.

수도권 및 중부권의 관문항을 자임하는 평택항은 현재 평택시, 항만공사, 경기도 및 해수부가 함께 배후단지 개발과 평택항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군산항 국제여객선터미널 전경

군산항의 카페리 항로

 

군산항과 중국의 산동성 석도항을 연결하는 카페리항로는 지난 2008년 4월 취항했다. 군산~석도항로는 대부분의 항로가 인천과 산동반도 북부, 발해만 지역으로 집중되어 한국 중남부 지역과 중국 산동성 중남부 및 중국 내륙의 연결 교통수단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 운항이 시작됐다.

중국 산동성 끝자락에 위치한 석도는 675만의 인구와 2,500여개의 한국투자기업이 진출해 있는 상업, 경제, 관광, 무역도시이다.

군산~석도항로는 호남권은 물론, 영남, 충청권 등 중부 및 남부지역의 여객 및 물류를 인천항까지 갈 필요없이 군산으로 내룩 이동함으로써 시간적, 경제적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생산 국내 업체의 국제 경쟁력 향상, 인적교류를 통한 관광사업의 활성화 및 상호 우호증진, 국제항으로 군산항의 처리물량 증가 등에 기여하고 있다.

군산항 컨테이너 화물의 60%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군산~석도 카페리항로는 지역 기업들의 각종 부품 수출물류비 절감은 물론 중국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군산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페리 항로와 지역경제의 관계

 

부산이나 인천, 군산을 제외하고, 카페리 항로가 취항하고 있는 평택이나 동해시의 카페리 항로에 대한 지역경제 기여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현지 공무원이나 주민들의 말이다. 이는 수도권과의 연계성에서 찾아진다.

평택시 항만지원과의 안병철 팀장은 “카페리선박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미미한 편”이라며, “평택은 단지 관문 역할만 하는 셈”이라고 말한다.

평택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이지만, 이들은 거의 평택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평택항을 통해 입항한 관광객들은 전용버스 등을 이용해 수도권으로 바로 가게 되고, 중국으로 돌아갈 때 다시 평택항에서 배에 오르기 때문에 이들로 인한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안 팀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식은 동해시 역시 마찬가지다. 동해항에서는 2009년 6월부터 블라디보스톡과 일본의 사카이미나토를 연결하는 DBS크루즈가 주당 1항차씩 운항하고 있다.

DBS크루즈는 동해항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일본을 연결하고 있지만, 주사무소를 서울에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객선을 이용한 관광객 모집 등이 동해가 아닌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실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동해의 경우 지역 여행사가 지역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카페리호 상품에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동해지역 관광업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DBS크루즈를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러시아나 일본 관광객들은 대부분 동해항에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는 전용버스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갔다가 여행 일정이 끝나면 다시 동해로 돌아와 떠나기 때문에 동해시 입장에서는 길만 빌러주고 있다는 볼 멘 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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