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한 대나무에
풀을 비끄러매고
풀각시 머리 땋아 틀어올리면
어여쁜 풀각시
시집보내 달라고
방긋방긋 미소 지어요
노란꽃 꺾어다
저고리 물들이고
빨간 꽃 꺾어다 치마에 물들이면
꽃잎으로 연지곤지 찍고
꼬마 풀각시
시집을 가요
각시놀음에 대한 문헌상의 기록은 조선 순조 때의 학자인 홍석모가 1849년(헌정 15년)에 지은 세시풍속서인 <동국세시기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이 지은 저서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잘 나타나 있는데, '처녀들이 풀을 줌에 찰 만큼 뜯어 쪽 찐 머리를 만들어서 깎아놓은 나무에 씌우고 붉은 치마를 입힌 것을 각시라 하여 이부자리에, 베개, 병풍들을 차려 놓고 장난을 한다.' 이러한 기록을 볼 때, 풀각시 놀이라는 말은 위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질긴 풀들을 대나무조각에 엮어 만든 것에서 유래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오늘날 어린아이들이 즐겨하는 인형 놀이는 인형의 재질이나 종류, 형태 등만 바뀌었을 뿐 우리의 전통놀이인 각시놀음이 그대로 계승됐음을 쉽게 유추해볼 수 있어요.
글 김미정 / 삽화 유현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