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 착한 아이 손톱에

봉숭아 마음을 심어줄까?”

“콩 알 만한 손톱에

빨간물 예쁘게 들여줄까?”

 소곤소곤 ~

소곤소곤 ~

 봉숭아 빨간 꽃잎들의

예쁜 속삭임

 해님이랑 구름이랑

살짝 듣고 있어요

 지나가던 실바람도

솔솔 웃으며

듣고 있어요

 

 

고려 충선왕 때 나라의 힘이 약하여, 왕과 악기를 잘 타는 두 여자가 원나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왕은 조국인 고려가 항상 걱정이었고, 두 여자는 고향과 어머니가 그리워, 손가락에 피가 나서 흐르도록 악기를 연주하면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손가락마다 헝겊을 감은 여자들을 본, 충선왕은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바로 세우고, 강력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훗날 충선왕은 고려로 돌아와 왕위에 올라 신하들에게 원나라에 남겨 두고 온 두 여자를 데려오게 했으나 두 여자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충선왕은 두 여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궁궐 뜰에 봉숭아를 심게 했습니다. 손가락마다 헝겊을 감고 있던 모습이 꼭 봉숭아 꽃물을 들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뒤 봉숭아가 널리 퍼지게 되었고, 봉숭아 꽃잎을 따 손톱에 물을 들이는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글 김미정 / 삽화 유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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