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전날
논두렁 밭두렁에
동네 꼬마 다 모여든다
아이!
불 살린 깡통
꺼진께
싸게싸게
뺑뺑 돌리라이~
야야!
불 넌 깡통
불 꺼지삘라
퍼득퍼득
뺑뺑 돌리라~
꼭꼭 숨은 도둑쥐 찾아내고
해충 알 모두 태워
금년 농사 풍년 되게
뱅글뱅글 돌려라
달님 코밑이 거무튀튀해 지도록
윗동네 아랫 동네 다 모여
구멍 뚫린 깡통으로
소망을 뿌린다
글 김미정 / 삽화 유현병
해마다 정월 대보름 첫 쥐날[上子日] 또는 전날에 농촌에서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기 위하여, 혹은 들판의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의 알과 잡충(雜蟲)을 태워 없애고, 타고 남은 재가 다음 농사에 거름이 되어 곡식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한 논두렁과 밭두렁에 불을 놓아 태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 민간신앙으로 보면, 이날 불을 놓으므로 모든 잡귀를 쫓고 액을 달아나게 하여 일년 내내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쥐불 놓는 풍습이 충청도 지역에서 남아 있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오늘날의 쥐불놀이로 일컫는 겁니다. 다만 이 놀이는 충청도 지역에 국한된 풍속이 아니라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