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는 땅에서 놀고 싶어

눈이 말똥말똥하지만

아이들은

제기가 땅에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요

 땅에 닿을 듯하면

툭 차서 하늘로 올려놓고다시

내려오면 또 올려놓지요

 제기는

머리를 흔들어대며

놀고 싶다 고집을 피우고

 아이들은

안 된다고

내려오면 또 올려놓지요

 제기랑 아이들이랑

모두 모두

고집쟁이인가 봐요

글 김미정 / 삽화 유현병

 

 

제기차기는 주로 남자아이들이 골목길이나 넓은 마당, 또는 운동장에서 즐기던 놀이로 그 기원이 꽤 오래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중국에서 무술을 닦기 위해 만들어진 축국이 있었는데, 털로 싼 가죽 공을 여러 사람이 차서 높은 장대 위의 망에 넣는 경기였는데, 여기에서 제기차기가 유래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중국의 역사서에는 고구려와 백제 사람들이 즐겼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한자어 "축국(蹴鞠)"에, 우리말 음을 넣어 "적이"라 하기도 했다. 그 후 "적이"란 말은 제기로 바뀌게 되고 놀이 방법도 공을 차올리는 것에서, 오늘날 아이들의 제기차기로 변했으리라는 설도 있다. 또한, 이와는 다르게 농촌의 아이들이 질경이 풀이나 우산 풀등 잔뿌리가 많고 적당하게 잎이 달린 풀을 차고 놀았던 "풀 제기차기"에서 비롯되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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