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선 주자 중 한 사람 ‘버니 샌더스’는?
 
미국의 정당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로 굳어져 있다. 제3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들이 더러 있었어도 모두가 본선까지 가지 못하고 말았다. 그런 판인데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가 대선전에 출전했다. 민주당을 등에 업고 그 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막상막하의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정치 풍토나 대통령 선거에 관해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는 그 선거전의 양상이나 결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으나, 미국이 우리의 최대 동맹국인 점으로 미뤄서도 그에 대한 관심은 끊을 수가 없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서 그 나라의 대통령 선거전에서 두각을 나타내 민주당 후보와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는 샌더스에 대해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뿐 아니라 현재 한국의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목표로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면면을 보는 데에도 타산지석으로 참고가 될 것이어서 그 사람, 버니 샌더스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기로 한다.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은 미국이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그동안 미국이 누려왔던 많은 것을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미국 시민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그건 정의가 아닙니다. 그건 도덕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아픈 사람이 치료를 못 받아 죽음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 20퍼센트의 아동이 빈곤 상태에 있는 것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40퍼센트의 흑인 아동이 빈곤 상태에 있는 이 현실을 여러분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수백만의 아이들이 배고픈 채로 잠자리에 드는 것은 제 생각에 정의가 아닐뿐더러 비도덕적입니다. 그건 미국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지만 먹을 빵을 구하고, 어린아이들을  돌보기에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백만에 이른다는 것, 엄마가 일하고, 아빠도 일하고 그리고 때로는 어린이들에게까지 일을 시키고 있지만 각종 청구 금액을 지불할 돈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뭔가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그것들은 만들어 졌고, 그것들은 사람들의 잘못된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람들의 좋은 결정이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1941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가난한 노동자인 폴란드 출신 유대인 아버지와 역시 유대인계 미국인 어머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방 두 개짜리 허름한 아파트에서 자라면서 가난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어린 시절 제2차대전에서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했던 것과 특히 아버지의 고국 폴란드에 남은 아버지의 혈육들이 학살당한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괴었다. 
   대학시절에는 인권운동, 베트남전 반전운동 등에 참여했으며 사회에 나와서는 작가로 영화제작가로, 그리고 목수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갔다. 버몬트로 이사를 가서는 그곳에서 사회개혁운동에 참여하게 되고 시장선거에도 나섰다. 몇 번의 고배를 마셨으나 굴하지 않고 싸워 시장에 당선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버몬트 시를 바꾸는 데 전력을 쏟았다. 그가 버몬트 시장 시절과 그리고 시 의원이 되고서나, 나중에 미연방의 하원의원이 된 다음에나 오로지 그가 부르짖은 정치이념은 한 가지였다. 그것의 대략을 말하면, 부의 재분배를 통한 빈부 격차의 해소, 배움의 기회를 평등하게 하는 공립대학의 무상교육, 임금 불평을 포함한 노동문제, 인종차별 철폐, 전쟁반대, 각종 자유무역협정 반대, 성적 소수자의 인권 보호, 대기업 노동자의 부당 해고 반대, 의료시설 및 의료보험 확충, 각종 사회 기반시설의 건설 등등이다. 한 마디로 그는 사회개혁을 통해 미국을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꿈의 나라’ 본연의 자리로 일으켜 세우자는 것이다. 그는 결코 그것이 헛된 잠꼬대가 아니라고 소리를 높인다. 그 꿈을 실현한 산 증인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입증하면서 사람들을 설득한다. 가난한 이민 노동자의 아들인 자신이 이렇게 미국의 대통령을 꿈꾸게 된 것이 다름 아닌 ‘아메리컨 드림’의 본보기라는 것이다.  
 
#. 한국판 버니 샌더스를 바라는 마음;
 
앞에 말한 미국의 대통령 후보 버니 샌더스가 부르짖는 것들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가 열거하여 부르짖는 것의 밑바닥에 흐르는 주제는 단 하나로 요약해서 말하면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가 자주 쓰는 표현처럼 이는 기괴한 지경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손모빌은 2009년 190억 달러 이익을 내고도 국가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1억 5000만 달러를 돌려받았다. 샌더스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조세 제도를 비롯한 각종 정책이 부자들을 위해 작동하기 때문이며, 의회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이를 억제하기는커녕 부자 감세를 지원하고 사회복지 축소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한다. 샌더스는 무엇보다 공정한 조세를 강조한다. 또 자신의 정책이 전무후무한 급진적인 정책이 아님을 강조하며, 월스트리트의 투기에 과세하고 조세 회피 처를 막는 방안은 부와 소득에 걸맞은 공정한 세금을 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 이번의 총선에서 나타난 소위 탈당파들의 활동은 부패하고 무능한 현 정치계에 상당한 경종을 울렸다. 정당민주주의를 표방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하고 제왕통치를 하려고 했던  박정희 식 통치를 재현하려고 획책한 일부 몰지각한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재천명하고 나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치의 정도를 벗어나 통치를 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을, ‘점점 더 비정상해지고 있다’는 고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여당인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보고서 정당민주주의 파괴라고 꾸짖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있는 한 우리 민주주의가 아직은 희망의 촛불이 꺼지지 않았음을 알게 되어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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