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통한 지역명소 만들기 지역 농특산품 판매에 도움주며 지역경제 파급효과 키워

▲ 남해 해오름예술촌은 한 개인의 열정과 노력이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어 낸 사례로 평가된다. 해오름예술촌 본관 전경
광양시는 지난 9일, 사라실예술촌 위탁자 선정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수탁자 선정을 보류했다. 현재 사라실예술촌 위탁을 희망하며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은 광양예총과 개인 2명 등 모두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촌 운영을 예술관련 단체가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개인이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여수미협의 박영한 부지부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버거울 수도 있으나 수익사업 개발과 같은 측면에서는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 폐교를 재활용해 조성된 남해 해오름예술촌은 인근에 독일마을을 비롯한 관광인프라가 풍부하고, 수려한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예술촌에서 바라본 앞바다의 모습.
단체가 맡는 것에 비해 책임감이나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개인운영의 장점이다. 그렇지만, 시유재산의 운영을 개인에게 위탁하는 것은 자칫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반면, 단체가 수탁을 받을 경우 이러한 특혜시비는 피해갈 수 있지만, 자칫 시설이 단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간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폐교를 활용한 예술촌 운영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남해 해오름예술촌의 경우도 초창기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해 해오름예술촌은 경남 남해군 삼동면에 소재한 옛 물건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지난 2003년 5월 문을 열었다.
해오름예술촌을 개척한 사람은 남해 독일마을 조성을 성사시킨 고 정금호 촌장이었다. 지난 해 10월, 심장마비로 별세한 정금호 촌장은 남해지역 문화예술발전에 큰 궤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촌장은 폐교가 된 물건초 내외부를 새로운 문화체험공간으로 꾸며 천연염색체험실, 도자기제작체험실, 전시관, 와인문화관, 다도체험실 등을 조성하고, 인근마을 주민들에게 수집한 생활골동품 등을 전시했다. 그러나, 해오름예술촌은 개관후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이 특혜를 받아 군의 공유재산인 폐교를 마음대로 손을 댔다”는 등의 시비에 시달려야 했다. 해오름예술촌은 남해군이 추진한 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 사업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 사업이란 각 지역에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도록 약 1억원 정도의 국비를 지원해준다는 사업이었다. 남해군은 지난 2001년 6월, 문화창작스튜디오를 군 소유의 폐교였던 물건초에 조성할 계획으로 사업신청을 하는 한편, 민간협력자였던 정 촌장에게 자문을 구했다. 남해군의 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는 정 촌장이 운영 의사를 밝히며 민간투자의사까지 전달하는 한편, 자기자본 6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마치고 해오름예술촌을 개촌했다.
막대한 자기자본까지 투자하고도 개촌 초기 해오름예술촌은 특혜시비에 휘말려야 했고, 결국 자체감사 결과 관련 공무원들이 징계를 당해야 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해오름예술촌은 남해군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남해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독일마을 인근에 위치한 해오름예술촌은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다.
 
각종 조형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해오름예술촌은 평상시에도 인근지역은 다른 자치단체에 소재한 유치원생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늑하게 조성된 해오름예술촌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기도 한다. 옛 초등학교 교실은 상설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해오름예술촌에서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은 목공예와 도예, 칠보공예, 알공예 등이다. 이러한 체험프로그램은 여름 휴가철의 경우 거의 만석이 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예술촌에는 커피숍과 아트숍이라는 기념품판매점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판매시설은 체험프로그램과 함께 예술촌 운영의 주요 수입원이 된다.
해오름예술촌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성수기 예술촌 주변에는 지역 농특산품을 판매하는 난전이 자연스레 형성된다고 한다.
특히, 해오름예술촌이 활성화되면서 예술촌 인근에는 예술촌을 찾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식당과 펜션촌이 들어서기도 했다.
▲ 해오름예술촌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커피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예술촌 내에는 커피숍과 커피용품 판매점이 운영되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내고 있는 바리스타.
해오름예술촌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야생커피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야생커피축제는 커피 생두를 볶는 체험, 모카포트·싸이폰 커피 추출체험, 남해삼베마을 커피향주머니만들기 체험, 커피 묘목 전시 및 심기, 커피 생두 및 원두 전시 등이 펼쳐지는데, 이 축제는 보물섬바리스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던 정금호 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지난 해 열린 ‘2015 동티모르 야생커피축제’를 보름 정도 앞두고 정금호 촌장이 갑작스레 별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살려 예정된 축제를 개최했다.
본디아 아미고스가 주최하고, 동티모르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본디아’가 주관한 이 행사는 주한 동티모르대사관과 (주)나이스코리아의 후원으로 열렸는데, 축제에서는 동티모르 야생커피 원두 로스팅체험과 핸드드립 커피 체험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바리스타들의 핸드드립 퍼포먼스가 펼쳐졌으며, 가수들의 공연이 어우러졌다.
남해 해오름예술촌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한 개인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일궈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예술촌 자체가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이 관광과 접목될 때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는 어떠한 산업보다도 뛰어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황망기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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