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고을 특구로 지정된 강원도 영월군에는 폐교를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들이 산재해 있다. 사진은 영월군 김삿갓면에 소재한 폐교를 활용해 조성된 아프리카미술박물관 전경
▲ 영월군이 운영하는 미디어기자박물관에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 인도미술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각종 조형물들.
▲ 탄광촌의 모습을 재현한 탄광촌생활관
▲ 곤충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

특구 지정되며 민간에 폐교 제공해 박물관 유치…농촌체험과 박물관 체험 연계해 상생 모색

개인이 운영하든, 단체가 운영하든 예술촌 운영의 목표는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에 1차적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는 문화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2차적인 목표와 연계된다.
예술촌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지만, 강원도 영월군은 ‘박물관고을 특구’를 통해 명성을 얻고 있다.
국내 최대의 텅스텐 광산과 석탄광산, 화력발전소 등을 보유했던 영월군은 한때 13만명에 이르던 인구가 정부의 석탄합리화조치로 광산들이 폐광되고, 화력발전이 중단되면서 인구가 급감해 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새로운 지역활력의 필요성을 고민하던 영월군은 신활력사업으로 문화산업인 박물관고을 육성을 선택했다.
이는 주5일제 등 가족단위 여행과 문화, 교육체험이 미래 트랜드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따른 것이었다.
영월군은 지난 2008년, 사립박물관 및 미술관 지원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적 성격을 가진 박물관특구로 선정됐다.
영월 박물관고을 특구는 전국의 150개 지역 특구 중 2011년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2년에는 전국 특구대상을 수상했다.
그렇지만, 영월군의 박물관 특구 지정과 육성이 순조롭게 추진된 것만은 아니었다.
지역민들은 “왜 돈이 안되는 곳에 투자하려 하느냐?”, “먹고살기도 바쁜데 박물관이 지역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반대했다.
영월군은 “폐교를 활용한 우수 박물관 유치를 통해 농촌미관 개선효과와 적은 돈으로 박물관을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로 주민들을 설득했고, 이러한 홍보와 설득으로 박물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현재 영월군에는 공립박물관 9개소를 비롯해 26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재해 있다. 이러한 숫자는 인구밀도 기준으로 단연 전국 1위이다.
대표적인 박물관으로는 공립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강사진박물관과 김삿갓문학관, 별마로천문대, 탄광문화촌 등이 있으며, 사립으로는 곤충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아프리카박물관, 화석박물관, 인도미술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등이 있다.
영월군에 소재한 박물관의 특징은 규모는 작지만 지역의 생태자원과 어우러져 있고, 박물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어 전국의 초중학생들이 체험학습장으로 많이 찾아오고 있다.
문화관광과 내에 박물관팀을 운영하고 있는 영월군은 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박물관 운영 지원을 위해 박물관 패키지 발권과 박물관 스템프 투어 상품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패키지발권은 지역의 박물관 중 3개 이상을 관람할 경우 관람료의 50%를 할인해 주고, 박물관 스템프 투어는 군내 박물관 5개 이상을 관람할 경우 문화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영월군은 박물관들의 경쟁력 향상과 자립화를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박물관팀에 5명의 학예연구사를 배치해 자체적으로 학예사를 채용하지 못하는 사립박물관을 지원하고 있다.
박물관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전시시설과 수장고, 유물 등과 함께 반드시 학예연구사를 확보해야 하는데, 영월군은 박물관특구로 선정되면서 학예사 1명이 5개의 박물관을 담당할 수 있게 됐다. 군이 운영하는 학예사가 민간 박물관들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셈이다.
박물관 특구 지정 이후 영월군의 박물관은 2004년 8개소에서 2014년 기준 등록박물관만 23개소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유료관광객은 31만명에서 152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박물관들은 영월박물관협회를 결성해 운영하고 있는데, 박물관협회에서는 중앙부처나 한국박물관협회, 문화재단 등에서 주관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박물관특구로 지정된 후 영월군은 박물관 유치를 위해 박물관 설치 희망자에게 폐교를 임대해 제공하고 있는데, 폐교를 활용한 박물관은 국제현대미술관, 호안다구박물관, 쾌연재도자박물관, 아프리카미술박물관, 미디어기자박물관, 초등교육박물관, 인도미술박물관, 동강디지털소사이어티 등 8개에 달한다.
또,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옛 남면복지회관을 제공해 운영되고 있다.
공립으로 운영되는 박물관 9개소 중 등록박물관은 7개소이다.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는 천체와 별 관측을 위한 시설이고, ‘단종역사관’은 단종의 무덤인 장릉내 단종유물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월군 김삿갓면에 소재한 ‘난고 김삿갓문학관’은 난고 김병연 선생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사진박물관이다.
‘영월동굴생태관’은 동굴의 생성과정과 동굴 생태와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으며, ‘강원도 탄광문화촌’은 탄광생활관 및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강생태정보센터’는 동강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공립박물관 중 미등록 상태인 ‘라디오스타박물관’은 문체부의 도시관광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개관이 준비중인 박물관으로 KBS 영월방송국을 리모델링해 라디오전시관과 DJ 히어로관, 영화감상, 포토존 등을 설치하게 된다.
임시 개관하고 있는 술샘박물관은 술이 솟는다는 주천(酒泉)의 역사와 민간설화를 바탕으로 전통주 체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소년과 성인대상의 역사교실과 서예, 판화, 전통주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월군의 조삼식 박물관담당은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 관광, 교육서비스를 연계하는 개방형 박물관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음식과 숙박 등을 소비할 수 있도록 패키지 박물관 투어상픔을 개발하고, 1박물관-1기업-1마을 연계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담당은 “폐교를 활용한 작지만 특색있고 아기자기한 박물관으로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과 교육활동을 박물관 프로그램에 접목하고, 각종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주민과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꺼리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월군은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농촌숙박을 활용하도록 농촌체험과 박물관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오감만족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학중 각급학교 학생들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고 있다.

황망기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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