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내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체험 및 판매마당.
▲ 매표소 모습
▲ 경기도 파주에 소재한 헤이리예술마을은 모든 건축물이 그 자체로 예술이 된다. 헤이리는 모든 건물을 3층 이하로 건축하도록 자체 건축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다.
▲ 공연장 건물의 이색적인 디자인
 

예술가들의 집단 거주공간…자체건축지침 마련해 모든 건물이 예술품, 이색적인 박물관 많아

예술촌의 사전적 의미를 ‘예술가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곳’으로 정의한다면 여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소재한 ‘헤이리 예술마을’이다.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이곳은 인근에 파주 영어마을이 위치해 있고,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와 오두산 통일전망대,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이 5분거리 이내에 소재해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지난 1998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15만평의 부지에 예술인들의 집과 작업실,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예술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현재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헤이리예술마을에 참여하고 있는 380여명의 회원들은 미술인과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이다.
‘헤이리’라는 지명은 파주 지역의 전래농요인 ‘헤이리소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헤이리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담론과 창작활동을 하기 위해 이룬 공동체 마을로 문화예술인들의 실험적 공동체를 표방하고 있다.
헤이리의 모든 건축물은 3층 이하로 건립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도시를 옮긴 형태가 아니라 인간의 심성과 조화를 이룬 휴먼스케일의 도시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 원래 마을을 조성하면서 위치해 있던 실개천과 습지, 산 등의 상당 부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예술마을 자체의 건축지침에 따라 이곳에 건립된 건축물들은 살아있는 건축박물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페와 갤러리, 박물관, 미술관 등 모든 건물들이 독특한 형태로 건립되어진 헤이리 예술마을은 건물 자체가 예술품이 된다.
또, 헤이리예술마을의 보행자도로는 녹지네트워크로 조성되어 그 자체가 공원이자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원형을 보존한 개천에는 모두 5개의 다리가 조성되어 있다.
다리의 규모는 작지만, 이곳의 다리들은 예술성 높은 교량 건설을 위해 현상설계를 통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예술가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마을이 조성된 헤이리는 마을 자체가 창작공간이자 전시공간이다. 헤이리에 위치한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는 입주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 또는 상설 전시되고 있는데 향후 300곳 이상의 전시판매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는 물론 공연공간으로, 다양한 교육체험공간으로 헤이리는 기능하고 있다.
이곳에 소재한 ‘사파리체험 테마파크’의 경우 살아있는 파충류 체험과 4D 라이더 체험, 마술사 이연호 사단의 매직마술쇼가 펼쳐지고 있다.
헤이리예술마을에서는 연중 다양한 문화예술축제가 열리는데, 이러한 축제는 주말 이벤트에서 국제적인 축제와 계절별 이벤트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연출된다. 또한, 이곳은 다양한 예술품의 판매공간이기도 하다.
헤이리 입주작가들이 직접 만든 예술품은 물론, 주말이나 휴일의 경우 마을내 광장에서는 입주작가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공예품들이 노점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공예품들은 가죽을 이용한 벨트나 손지갑, 아로마 향수나 수예품 등 일상생활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즉석 체험도 가능하다.
헤이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이색 박물관이 판매장을 겸해 운영되고 있다.
게임박물관, 장난감박물관, 한국 장신구박물관, 현대도자박물관, 재미있는 추억박물관, 커피박물관, 한길 책 박물관, 화폐박물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영화박물관, 세계인영박물관, 타임캡슐(옛 생활박물관)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들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준다.
‘동화 속의 또 다른 동화’를 표방한 ‘두꺼비 본 파리 박물관’의 경우 동서양의 여러 동화를 섞어서 그린 트릭아트와 전 세계의 대표 동화작가와 대표 동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허무맹랑한 꿈, 그 꿈을 갖도록 지원하고 사랑합니다. 가슴 속에 있는 허무맹랑한 꿈, 그것을 놓지 않는 사람이 결국 세상을 바꿉니다.”
두꺼비 본 파리 박물관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헤이리에 있는 이러한 박물관과 함께 미술관과 갤러리들도 독특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
가족미술관 ‘93뮤지엄’의 경우 명화와 트릭아트 2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93뮤지엄의 본관은 명화와 트릭아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온가족이 함께 즐기며, 감상을 통해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상상미술관, 연출하며 촬영하고 느끼는 체험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별관은 ‘에로틱 아트 뮤지엄’으로 운영되는데, 이곳에는 동서양의 춘화도를 비롯해 현대 화가들의 에로티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건물 외관을 노랗게 칠한 ‘노랑미술관’의 경우 원시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서양미술사를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술감상은 지겨운 공부가 아니라 즐거운 체험임을 보여주는 것이 노랑미술관의 설립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는 이 미술관은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와 고대 그리스 로마미술, 중세미술, 르네상스미술, 바로크, 로코코, 인상파에 이르기까지의 대표작품들이 재현회화와 오브제, 조형,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시되고 있다.
‘더 뮤지엄 타임 앤 블러드’의 경우 인류역사와 함께 한 시계와 칼 1천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1층에는 18~19세기의 다양한 시계와 시계 부품, 제작설비 등 시계와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2층에는 석기시대의 돌칼부터 철기시대의 대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미술관이든, 박물관이든 헤이리에서는 교육과 재미, 힐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또,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일종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거대한 문화예술빌리지로 조성된 헤이리의 사례를 우리 지역에 바로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흥미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예술촌이 기능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사라실예술촌은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제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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