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 선전의 화창베이(华强北)를 방문했다. 화창베이는 우리의 용산 전자상가를 떠올리면 되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다. 전자용품을 취급하는 빌딩이 줄지어 이어져 있다. 그 내부의 규모도 굉장한데 마치 동대문시장의 옷가게들이 줄을 지어 형성되어있듯이 소규모 전자상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있다.
노트북과 휴대전화 그리고 드라이기 같은 생활가전에서부터 전자공학을 전공한 친구가 놀랄 정도의 세밀한 부품들을 취급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IC칩을 비롯한 첨단 센서와 드론, 세그웨이 등 전자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취급하고 있다.
화창베이를 찾으면 그 규모에 놀라고 둘러보는 내내 전문성과 다양성에 놀란다. 화창베이가 형성된 배경에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있다. 물론 선전에도 전자제품과 관련된 공장이 즐비하다. 선전에서 생산된 전자제품을 수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지금의 화창베이다.
화창베이는 여전히 선전의 전자제품 수출을 일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제는 선전의 관광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화창베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전자제품 쇼핑이다. 화창베이의 대부분의 상인들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들이 짝퉁(가품)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정말 우스운 것은 대놓고 가품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한국의 삼성, 미국의 애플 그리고 자국인 중국의 샤오미까지 솔직히 말하면 믿고 살 제품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를 정도다.
함께 간 친구가 중국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를 사고자 했다. 샤오미 정품매장에서 중국 돈 150위안 정도에 팔고 있는 제품이었다. 그렇지만 화창베이에선 75원이다. 당연히 가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정품임을 주장한다. 
그들의 뻔뻔함은 옆에서 지켜보는 필자마저 뻔뻔해지게 만들었다. 그 뻔뻔함으로 배짱을 부려봤다. 
‘너무 비싸다, 이런 가격이면 정품을 사지 왜 가품을 사겠느냐.’ 
짧은 중국어로 나지막이 내뱉은 뒤 뒤돌아서 나가려는 찰나 가격이 50위안이 되었다.
아마 더 흥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심상? 그냥 사고 나왔다. 
그 보조배터리는 아직까진 잘 작동되고 있다. 하지만 조용히 경고했다. 어느 나라 배터리처럼 터질지 모르니 그냥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화창베이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수리로도 유명하다. 필자 역시 사용하던 휴대전화 액정이 망가져 화창베이에서 수리를 했다. 아이폰6를 기준으로 중국 위안화 150원에 고쳤다.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물론 정품 액정은 아니겠지만 아직까지는 무리 없이 사용하고 있다.
화창베이에는 쇼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자상가 사이사이로 위치한 맛집 또한 훌륭하다. 중국식부터 대만식 그리고 한식도 있다. 먹고 보고 체험하고 일석삼조의 관광지다. 선전에 방문한다면 화창베이를 꼭 방문하길 권한다.
글 / 황준영·경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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