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문화축제, 농업경관으로 성공한 관광명소화 꼽혀

▲ 매년 봄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광양매화문화축제는 매화라는 농업경관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농업경관은 농가소득 증대와 함께 관광수입 확보를 가져올 수 있다. 광양매화문화축제 기간의 청매실농원.(사진 제공 - 광양시 홍보소통담당관실)

농업경관은 농촌으로 관광객을 유인하고, 농촌의 관광수익을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광양의 경우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다압면의 매화가 연출하는 경관으로 매년 봄 1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광양의 매화를 보러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은 산과 들을 뒤덮은 하얀 매화를 보면서 봄의 정취를 만끽한다. 광양의 매화와 구례의 산수유, 보성의 녹차밭 등은 농업경관이 어떻게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오래전부터 농업소득과 함께 농업경관이 만들어낸 풍광으로 관광수익을 올려 온 곳 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소득과 무관하게 경관가꾸기를 통해 관광객을 유인하려는 경관가꾸기에 많은 지자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 광양읍 서천변의 코스모스. (사진 제공 - 광양시 홍보소통담당관실)
인근 하동군의 경우 북천면 일원에 오래전부터 코스모스와 메밀을 식재해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전북 정읍시의 구절초 축제도 이러한 범주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지자체들이 경관가꾸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봄의 유채와 가을의 코스모스나 메밀꽃이 피는 풍경은 어느 지역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관가꾸기는 대부분 공공부문의 선도로 이뤄지고 있다.
광양시 역시 경관개선사업 등을 내걸고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2년에 걸쳐 1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압면 섬진마을 경관개선사업을 실시했다.
매실 집단재배단지로 매화로 매년 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 일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사업을 통해 광양시는 4,318㎡의 경관광장을 조성하고, 화장실을 설치했으며, 절개사면과 도로를 정비했다.
또, 11개소에 벽화를 조성하는 한편, 조형물을 6개소에 설치했다.
섬진마을 경관개선사업에 이어 시는 지난 해부터 올 연말까지 진상면 황죽리 신황마을과 광영동 광영중학교 앞을 대상으로 마을경관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상 신황마을의 경우 주민주도형 디자인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선정돼 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마을안길 정비와 함께 조형물 및 벽화 조성, 특화상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광영동은 광영중학교 앞을 대상으로 환경개선사업과 벽화그리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주인구의 감소와 시설의 노후화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광영동의 경우 이달부터 연말까지 3개월동안 1억6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관+문화+주민의 교집합 마을공간 만들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쇠퇴하고 있는 도심을 주민 스스로 재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광영중학교 앞의 환경개선사업과 주민참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광영동의 사례는 도심 경관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초점을 맞춘 경우라 할 수 있다.
▲ 사라실영농조합법인의 라벤더 단지. (사진 제공 - 광양시 홍보소통담당관실)
비슷한 사례로 중마동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디자인 시범 거리 조성사업’도 도심경관만들기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중마동 디자인 시범거리 조성사업은 지난 9월부터 오는 2018년까지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빛과 예술이 공존하는 디자인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정체성과 예술성, 기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디자인 시설물로 가로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광양시는 이러한 도심경관 조성을 위해 내년에는 시비 1억7천만원을 들여 경관협정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관협정 활성화 지원사업은 건축물의 색채나 간판을 정비하고, 문화경관을 관리하며, 야간조명이나 녹지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주민들 스스로 조성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도심 경관개선사업은 관광객 유인을 통한 수익창출보다 거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 목적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그렇지만, 관광상품화 할 수 있는 경관조성에 있어서도 가장 큰 역할은 공적부문에서 이뤄진다.
광양시는 매년 봄 섬진강 자전거길과 광양읍 동서천변 및 공한지 등에 경관용 화훼류를 집중 식재해 관리하고 있다.
▲ 섬진강 자전거길에 조성된 꽃양귀비. (사진 제공 - 광양시 홍보소통담당관실)
▲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앞 유채단지. (사진 제공 - 광양시 홍보소통담당관실)
유채와 꽃양귀비 등이 조성된 섬진강 자전거길과 광양읍 동서천변은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공간은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밭과 메밀꽃밭으로 변신한다.
경관가꾸기는 공공부문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러한 경관을 활용한 관광객유치와 주민 소득창출로 연결하는데는 광양의 경우 아직까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농업소득보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소득 증대를 위한 경관농업은 아직 광양에서는 시도되지 않고 있다. 권역개발을 통해 조성된 체험마을 등이 농촌체험과 주변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그린투어리즘의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초보단계이다.
경관농업은 관광자원 조성에 우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농업인에게 농업소득 보전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관농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면적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광양에는 이러한 규모의 면적을 가진 농가도 없는 실정이다.
경관보전 직접지불제란 지역별로 특색있는 경관작물 재배와 마을경관보전 활동을 통해 농어촌의 경관을 아름답게 형성, 유지, 개선하고, 이를 통해 지역축제와 농촌관광, 도농교류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정부는 지난 2013년까지 경관농업 직불제를 통해 937억4400만원을 지원했으며, 2014년 201억원, 2015년 198억원, 올해 193억원을 지원했다.
직불금이 지원되는 경관작물은 갓, 구절초, 국화류, 꽃양귀비, 꿀풀, 달맞이꽃, 라벤터, 메밀, 유채, 자운영, 해바라기, 코스모스, 헤이리베치, 감국, 안개초, 끈끈이대나무, 백일홍, 설악초 등이고, 준 경관작물은 밀, 보리, 연꽃, 호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이다.
경관작물에 대해서는 ㏊당 170만원의 직불금이, 준경관작물에 대해서는 ㏊당 100만원의 직불금이 지원된다.
직불금 지원 대상농지는 지역축제나 체험, 관광 등 도농교류 프로그램과 연계가 가능하고, 경관작물의 식재 면적이 마을단위(지구) 및 필지별로 집단화돤 농지로 집단화 최소면적은 경관작물 2㏊이상, 준경관작물 10㏊ 이상이다.
경관작물에 대한 이러한 지원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광양지역 농가에서 이러한 경관직불제 혜택을 받은 농가는 없다.
그렇다고 광양 농업이 경관농업과 전혀 무관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 광양의 매실농사는 뛰어난 농업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광양읍 사곡리 본정마을 주변에 대규모 라벤더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사라실예술촌과 연계한 본정마을의 라벤더 재배단지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광양의 그린투어리즘과 연계한 본격적인 경관농업의 효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벤더 역시 경관작물로 꼽히지만, 경관농업에 따른 직불제 혜택은 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라벤더 농원을 조성하면서 종자대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본정마을을 비롯한 사라실 일원은 경관농업을 통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인근의 사라실예술촌과 구봉산 전망대, 광양금광 유적과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농업경관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것이다. 봉평의 메밀이 전국적인 브랜드를 획득한 것은 스토리텔링과 연계되었기 때문이다. 경관을 가꾸는 것 못지않게 이러한 경관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상징조작으로 이어지더라도 이러한 상징조작 자체가 또 다른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이는 외지 관광객을 유인하는 새로운 브랜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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