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과 홍콩은 매우 가깝다. 로후 체크포인트, 푸티엔 체크포인트 등 육상, 해상을 포함한 다양한 길이 선전에서 홍콩으로 열려있다. 선전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홍콩을 꼭 짚고 넘어가야한다. 홍콩과의 접근성을 빼고는 지금의 선전을 논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은 홍콩에 무비자로 일정기간 체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복수비자만 있으면 언제든지 홍콩을 왕래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학생비자로 중국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홍콩으로 향할 수 있었다. 대부분 해외를 떠난다고 생각하면 공항과 공항내의 출/입국 창구를 떠올릴 것이다.
선전에서 홍콩은 지하철로 왕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출/입국의 모습은 아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홍콩과 중국을 이어주는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공항의 그 모습과는 굉장히 상이하다. 일단 여행객들의 차림새가 굉장히 가볍고 마치 집근처 근교에 나가는 모습이다. 중국 쪽에서 출국심사를 간단하게 받고 300M정도 걸어가면 홍콩으로 들어가는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 출입국 심사 개념인 E-channel 이라는 제도를 도입해서 자주 왕래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홍콩에서 선전으로 입국할 때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여행을 위한 30일짜리 단수 여행비자는 현재 7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에서 도착비자를 받게 되면 5일짜리 비자를 168위안에 취득할 수 있다. 물론 선전에만 한정되어 여행할 수 있지만 홍콩을 방문한 뒤 중국을 돌아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홍콩으로의 입국심사를 마치면 심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홍콩시내로 진입할 수 있는 지하철이 있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 선배가 기다리고 있는 침사추이로 향했다. 홍콩과 중국의 관문중 하나인 푸티엔 체크포인트에서 홍콩 시내인 침사추이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40분, 가격은 홍콩달러 40불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무엇보다도 각 심사장과 홍콩 중심지로의 뛰어난 접근성에 놀랐다. 지하철도 굉장히 자주 다니고 체크포인트에서 시내가 그리 멀지도 않다. 서울에서 수원을 방문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홍콩과 중국은 다른 체제라는 점이다.
동침사추이역에 내리자마자 그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의 반 토막도 안 되는 도로, 중국의 두 배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인도, 이곳이 아시아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눈에 들어왔다.
홍콩은 작은 땅이라는 한정된 자원에서 금융업을 꽃피웠다. 그 결과 현재 아시아 최고의 금융 도시라고 불린다. 그 때문인지 외국인들의 모습이 여행하는 기간 내내 차고 넘쳤다. 필자를 안내해준 선배 또한 홍콩에서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선배를 만나 선배의 집으로 향했다. 홍콩의 주택가격은 살인적이라고 한다. 이전부터 들어왔고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몰리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선배가 거주하는 방의 가격은 월세 80만원이다. 한국에서 80만원이면 남자 혼자 살기에 아주 괜찮은 방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배의 방은 절망적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침대가 보였다. 문과 침대의 사이는 성인 남자 한명정도 서 있을 수 있는 너비다. 책상? 당연히 없다. 모든 생활을 침대에서 이뤄진다. 그 좁은 방에 꾸역꾸역 화장실도 집어넣었다. 당장 오늘밤 잠자리 걱정을 하게 되었다.
도착한 시간이 조금 늦었기 때문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홍콩에서 유명한 음식은 딤섬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두 한판씩 팔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딤섬을 2개 혹은 4개씩 담아서 판다. 현지인들에게 유명하다는 딤섬 집을 찾아서 6종류 정도를 주문하고 맥주를 한 캔씩 했다. 6종류라고 하면 많아 보이지만 그래봐야 14조각 정도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중국에서 햄버거를 먹고 출발한 탓인지 많이 먹지는 못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260홍콩 달러다. 우리나라 돈 4만 원 정도다. 제대로 먹었다면 10만원은 금방 나올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렇듯 홍콩은 물가도 살인적이다.
 
황준영(경희대 4년)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