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동기, 선배 그리고 후배들과 연락을 할 때면 공통적으로 묻는 것이 한류다.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듯이 중국에 한류가 불고 있을까? 답은 불고 있다. 현재까지는 불고 있다. 
필자가 중국유학을 결정하고 중국에 오기 얼마 전 사드배치문제가 불거지며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인의 중국비자 발급 관련 문제와 더불어 다양한 경제제제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 도착하고 얼마 안 되어 만난 중국 공무원도 사드문제로 예민한 부분이 많으니 최대한 사드이야기는 피하고 정치적인 이야기도 피하라고 조언했다.
필자 또한 예민한 문제임을 알고 있었기에 이야기를 할 생각도 마음도 없었다. 중국 공무원의 충고 때문일까? 사실 조금 겁을 먹기도 했었다. 
이역만리 타지에 나와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중국인과 대화한다는 것은 겁이 나는 일이었고, 시기적으로도 한국인에게 적대적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중국이라는 나라에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것 같았다. 이것은 내 큰 착각이었다.
이 두려움을 처음으로 깨준 사람은 중국인 대학생 친구였다. 
선전대학교 어원생으로 입학하게 되면 중국인 대학생 친구를 소개해주고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난 친구는 시종일관 한국에만 관심이 있었다. 
부정적이 아닌 대단히 긍정적인 시선이었다.
한국의 연예인과 화장품에 대해서 물을 때는 필자도 잘 모르기에 진땀을 흘렸지만 한국 그 자체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무한도전과 런닝맨에 나온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함께 웃었다. 
한국이 좋아서 혼자 한국어 공부도 했다는 친구는 한국어도 어느 정도 구사했다. 언제가 한국에 가고 싶다며, 그때 필자가 한국에 있으면 꼭 한국을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도 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여성인 경우에는 화장품을, 남성인 경우에는 제주도를 주로 물어보았다.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 이르기 까지 한국 것을 선호했다. 
영화 ‘부산행’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너무 무서웠다. 공유가 너무 잘생긴 것 같다.’는 말부터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들려주며 가사를 적어달라는 동료, 그리고 한국에서 화장품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이니스프리 것을 사야하는지 미샤를 사야하는지 물어오는 친구들까지 한국 상품을 너무 좋아했다.
비단 알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뿐만 아니고 스쳐지나가는 중국인들로 부터 한류를 느낄 수 있다. 
필자의 중국어 실력은 유치원생 수준이다. 발음과 성조 그리고 어순 모든 것이 부정확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을 사거나 길을 물을 때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된다.
서툰 중국어를 시작하면 주위에 3~4명 정도는 필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어렵게 어렵게 용무를 마치면 필자에게 물어온다. 
‘혹시, 한국인이니?’, ‘맞다, 나 한국인이다.’ 이 대답과 함께 주위사람이 활짝 미소를 띠며 다가온다. 
‘한국인인데 중국말을 굉장히 잘한다!’, ‘나 한국드라마 뭐 봤다!’, ‘한국에 어디 사냐? 혹시 서울에 사냐?’, ‘나 작년에 제주도 다녀왔다!’ 모두 호의적이며 호감을 나타낸다. 
조금이라도 더 마음을 써주는 것이 느껴지고 보인다. 그들이 보이는 호의가 필자로서도 나쁠 것이 없기에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감사를 표시한다.
이제는 사드문제로 겁먹고 중국인과 말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필자가 생활하는 선전은, 그리고 중국은 분명히 한류가 있고 지금도 그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받는 친절과 호의는 분명한 혜택이다. 한류의 순작용으로 한국 사람이 환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한류를 꾸준히 이어나갈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고 유통되었으면 좋겠다. 필자의 뒤를 이어서 올 다양한 한국 사람들이 필자가 느낀 것처럼 한국인이라서 다행이다. ‘한국의 문화가 이렇게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무척 자랑스럽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황준영 / 경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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