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중국에서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선전 랭햄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부서는 GR(Guest Relations)팀이다. 선전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비즈니스를 위해서 방문하며 많은 사람들이 랭햄호텔에서 투숙한다. 
이들을 도와주고 영어권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한국에서 짧은 시간 직장생활을 경험해보았기에 중국의 직장생활과 한국의 회사생활을 어느 정도는 비교할 수 있었다. 중국과 한국의 직장생활은 세 가지가 다르다고 느꼈다.
첫 번째, 조직문화가 수평적이다. 한국 직장처럼 중국에도 직급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직급은 그 사람이 책임져야하는 업무의 범위를 의미하는 것이지 상하관계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부서장과 전혀 부담 없이 대화하며 머리를 숙이거나 어른을 대접하듯 행동하지 않는다. 그냥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식사자리에서 젓가락을 놔준다거나 물을 준비해 주는 등의 행위는 없다. 각자가 각자 먹을 것을 준비해 식사하고 마치면 언제든 편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도 좋다.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존칭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존칭은 존재한다. ‘你(ni)는 ’너’이고 ‘您(nin)’은 당신이다. 그리고 성인 남성의 경우 성에‘先生(xiansheng)’자를 붙이는 것이 예의이다. 
이렇듯 어느 정도의 경어는 갖추고 있지만 우리말처럼 ‘할래?’, ‘하시겠습니까?’와 같이 문장에 차이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이러한 언어적배경이 중국 회사의 수평적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캐나다에서 유학하던 시절 고모님 집에서 지냈었다. 고모부는 캐나다 인이었다. 고모부에게 존칭이 없는 영어로 대화하면 굉장히 어색함을 느꼈다. 생각해보라 삼촌이나 고모에게 반말로 대화하는 상황을…. 심지어 고모부를 부르고자 할 때는 고모부가 아닌 고모부의 이름을 불렀다. 
‘Hey, John(이봐, 존)’하듯이 말이다. 필자는 어색했지만 고모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우리의 문화적 차이였다. 언어적배경이 문화형성에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 있고 이렇게 형성된 문화가 회사 문화로 흡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중국의 회사는 수평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야근이 없다. 필자가 처음 회사에 들어갈 때 고용 계약서를 작성하면서HRM(Human Recourse Management)팀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근무시간이었다. 하루에 계약된 근무시간은 8시간이었다. 3달 반 정도 근무하면서 8시간 초과근무를 해본 적이 없다. 
출근시간을 칼 같이 지키며 퇴근시간도 칼 같이 지켜준다. 마치지 못한 일은 다음 날 처리하거나 아직 근무시간이 남은 근무자가 처리해준다. 
하루의 업무량은 매일매일 다르다. 호텔이 Over booking(초과예약)이 되었을 수도 있고 큰 행사가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계약된 근무시간이 끝나면 모두 퇴근한다. 
필자가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다. 내 동료들 또한 근무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퇴근한다. 부득이하게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 시간을 정확히 기록하며 이 초과근무시간이 8시간이 지나게 되면 다음 달에 하루의 휴가를 준다. 
이러한 문화가 우리 호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낀 것이 식당이나 옷가게에 들리더라도 그들이 명시한 시간에 꼭 문을 닫았다. 손님이 들어왔든, 처리하던 일이 있든 일단 퇴근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문제와 개인적인 정보는 정말 개인에 국한된다. 
업무 이외의 나누는 대화는 그저 그런 농담 따먹기이거나 서로 획득한 생활에 필요한 정보 정도이다. 
‘내 남자친구는 어쩌고, 저쩌고…, 우리 집이 이번에 이사를 어쩌고, 저쩌고…, 내 동생이 이번에 결혼을 어쩌고,저쩌고…, 여자 친구랑 어쩌고, 저쩌고….’와 같은 대화는 오가지 않는다. 
물론 주제가 생기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누구하나 먼저 묻지 않고 먼저 말하지 않는다. 필자가 알고지내는 지인은 중국에서 1년 반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같은 부서 직원이 한 7일정도 안보였다고 한다. 돌아온 날 인사할 겸 ‘휴가내고 어디 여행 갔다 왔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돌아온 대답은 ‘응, 신혼여행 다녀왔어.’였다고 한다. 결혼식도 알리지 않았고 신혼여행도 알리지 않았다. 정말 자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말은 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지금까지 열거한 것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중국과 한국 직장생활의 차이점이다. 
서로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 존칭하지 않는 문화가 좋을 수도 서로 존칭하는 문화가 좋을 수도 있다. 연장근무 없이 개인의 시간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서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부득이한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개인사를 알리거나 묻지 않는 것도 서로에 대한 예의일 수 있으나 서로 묻고 이야기 하는 것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일수도 있다.
이렇듯 옳고 그름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의 직장을 경험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느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식적으로 일하고 상식적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상식과 일에 대한 상식을 갖추었다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황준영 / 경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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