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찜질방 내부 모습
다사다난한 2016년이 가고 2017년이 밝았다. 지난해 8월 중국에 건너와 유학을 시작한지도 어언 4개월이 흘렀다. 새로운 해는 모두에게 설레고 모두에게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게 하며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의 한해가 된다. 2017년은 모두에게 중요한 한해가 되겠지만 필자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해이다. 초/중/고를 거쳐 대학에 이르기까지 필자가 평생 동안 가지고 있었던 직업인 학생신분을 마무리하는 한해가 될 것이며 취직을 해야 하는 한해가 밝아왔다.
이런 중요한 한해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려 중국에서 목욕탕을 찾았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세신도 받고 싶었기에 ‘심천생활’이라는 심천에 거주하는 한국인 인터넷 카페를 샅샅이 뒤졌다. 카페를 통해서 세신사가 있다는 ‘제주도 사우나’를 찾아냈다.
이름에서 이미 알아챘겠지만 중국 선전에 위치한 한국식 목욕탕/찜질방이다. 위치도 선전대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에 곧장 밖으로 나섰다. 간단한 목욕바구니와 운동복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학교 안을 걷고 있자니 정말 한량이 된 기분이었다. 한해의 마지막 날에 타국에서 느끼는 여유는 나쁘지 않았다. 날씨도 좋았고 여유도 있었다. 버스정류장까지 그렇게 기분 좋게 걸었던 적이 없었다.
버스로 4정거장 정도를 이동해 도착한 제주도 사우나는 한 호텔의 5층에 위치해있었다. 입장료는 138위안이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정말 놀랄 만큼 많은 종업원과 마주친다. 한국의 찜질방이나 목욕탕에 그렇게 많은 종업원이 있었던가? 보통규모의 찜질방이라면 많아야 계산대에 두 명 목욕탕 내에 한명 그리고 찜질방 식당과 청소를 도와주는 세 명 정도 있을 것이다.
제주도 사우나는 보통 규모의 찜질방이었다. 하지만 계산대에만 5명이 있었다. 그리고 남탕으로 들어가면 더 대단한 광경이 펼쳐진다. 그 좁은 라커룸에 종업원 4명이 대기 중이다. 이들은 손님의 라커를 찾아주고 라커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꼭 필요한 이유는 중국 목욕탕의 라커는 손님의 열쇠만으로는 열수가 없다. 이들이 먼저 자신들의 마스터키를 인식시킨 다음 내 열쇠를 가져다 대면 열리게 된다. 내부 종업원들은 이역할 뿐만 아니라 탕 안에 있는 손님들에게 음료를 가져다주고 필요한 목욕용품을 제공하는 일도 한다. 또한 목욕을 마치고 나온 손님에게 수건을 건네주는 사소한 서비스도 담당하고 있다. 목욕탕내의 만능 심부름꾼인 셈이다.
세신사의 경우 전신세신에 68위안과 팁을 주었다. 세신도중 세신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자꾸 물었다. 
굉장히 민망했으므로 대화주제를 돌리려고 노력했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다양한 사람으로 부터 다양한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굉장히 민망하고 답변하기 어렵다.
목욕을 마치고 찜질방으로 갔다. 한국의 여느 찜질방이 그러하듯 찜질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그냥 잠을 자는 장소가 있다. 물론 식당도 구비되어있다. 오랜만에 냉면을 시켜서 먹고 안마의자 비슷한 의자에 앉아서 잠들려고 하는 찰나 주변을 돌아다니던 안마사들이 다가와 안마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찜질방에도 많은 수의 종업원이 있었는데 대부분 안마사들이었다. 만약 250위안 이상의 안마를 받게 되면 138위안의 찜질방 입장료가 면제된다고 한다. 하지만 잠이 급했기에 받지 않았다.
낮잠을 잔 후에 찜질을 시작했다. 
한국에는 소위 ‘불가마’라고 불리는 찜질실이 있다. 온도는 80도 이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의 최고 온도는 50도선이었다. 뭔가 모자란 감이 있었지만 땀을 빼기위해서 누웠다. 
한국의 찜질방이 그러하듯 아주머니들이 찜질실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문화의 차이를 느끼곤 하지만 이런 광경은 너무도 닮아있기에 정겨웠다.
모든 목욕과 찜질을 마치고 계산을 위해서 계산대로 향했다. 
라커룸내의 종업원이 팁을 줄 수 있냐고 묻기에 10위안을 주었다. 
‘중국에 팁문화가 있었던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요구하기에 그냥 주고 나왔다. 계산도중 종업원과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이들 역시 한국을 매우 좋아했다. 한국의 드라마를 봤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어디서나 한국인은 환영받는 존재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짧다면 짧은 신년 맞이 목욕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Ps.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 새로운 꿈을 그리며 계획을 짜고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광양만신문 독자여러분의 성공적이고 건강한 정유년을 기원합니다! 항상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황준영 / 경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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