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전 랭함 호텔의 신년축제 공연 모습.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설날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설날에 맞춰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선전 랭함 호텔도 설날을 맞아 신년맞이 파티를 개최했다. 물론 설 연휴를 다 보내고 난 뒤인 지난 2월 13일에 치러졌다.
파티라고는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것이기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히 체계적이고 재밌는 볼거리들을 준비했다. 
우선 호텔의 가장 큰 행사장에 대형 무대를 설치한다. 스크린과 무대가 들어서고 그 앞으로 원형테이블이 깔린다. 그 무대에서 각 부서별로 대표들이 공연을 펼치며 경연을 벌인다. 또한 퀴즈이벤트와 제비뽑기를 진행한다.
행사 시작에 앞서 회장님의 신년축하인사를 듣는데, 이 자리에 회장님이 돈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오늘의 경품금액이었다. 100위안짜리 뭉텅이를 떡하니……. 정말 놀랐다. ‘저 다발하나면 500만 위안 정도는 되려나?’하고 혼자 생각했다. 그 돈다발은 제비뽑기 행사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회장님의 인사가 끝나고 호텔의 GM(General Manger)와 HM(Hotel Manager)를 비롯한 각 부서의 부서장들이 중국 전통복장 등의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펼친다. 
이번 행사 내내 정말 의아했던 점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의 옛날 군복을 입고 있고 굉장히 좋아했다. 녹색군복에 왼쪽 팔엔 빨간 완장을 두르고 돌아다니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우리부서의 공연 팀은 옛날 중공군 군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공연했고, 공연도중 뒤에 펼쳐지는 배경화면역시 중공군의 전투장면이었다.
오만한 소리지만 군대도 안다녀온 친구들이 저렇게 군인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우스웠다…….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MC가 등장하고 정말 성대한 파티가 진행된다. 호텔 뷔페에 올라오는 음식들이 동일하게 제공되고 와인 역시 무제한 제공된다. 하지만 역시 중국인들은 술을 즐겨하지 않았다. 한 테이블이 와인 한 병을 비우지 않았다.
부서간의 경쟁이고 상품이 걸려있어서 그런지 공연은 정말 짜임새 있고 신선한공연이 많았다. 
특히, 함께 일을 하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봐서 그런지 더 신기했다. 
그리고 더욱 신기한 것은 경품추첨이었다.
경품추첨이라고 하면 입장할 때 들고 들어간 종이에 적힌 번호로 하는 것만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위챗을 활용했다. 위챗은 지난번 기고에서도 다뤘던 중국의 카카오 톡이다. 위챗을 통해 전 임직원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은 뒤 거기에서 경품추천을 진행한다. 
이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원번호와 전화번호가 필요했다.
이기능 덕분에 경품추첨이 완료되면 바로바로 해당 경품에 당첨된 사람의 부서와 이름이 스크린에 떴다. 
위챗의 기능이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한편으로 중국은 휴대전화로 안되는 게 없는 나라구나 싶었다. 
최근 중국의 IT가 무섭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 체험한 것 같았다.
위에서 언급된 그룹에서는 경품추첨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홍바오라고 해서 특정시간에 빨간 봉투가 올라온다. 그럼 그 빨간 봉투를 선착순으로 개봉하게 되고 금액 또한 무작위로 돌아가게 된다. 
어찌나 열기가 거센지 필자는 한 번도 열어보지 못했다.
파티 내내 경품과 홍바오 이벤트, 그리고 퀴즈이벤트 등으로 다양한 경품과 많은 돈을 선물했지만 결국 필자는 100위안 당첨에 그치고 말았다. 
큰돈이지만 다른 경품들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정도였다…….
신년 파티에 참여해서 오랜만에 즐겁게 즐겼다. 
중국이기에 사원복지가 좋지 않고 이런 종류의 이벤트는 더더욱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근무를 하면서 느끼는 중국의 회사는 사원복지에 신경 쓰고 다양한 방법으로 챙겨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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