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사람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가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화가 납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아이가 아직 치유가 되지 않은 상태라 걱정이 많이 됩니다.” 
최근, 중마동에 소재한 유치원에 다니는 유치원생이 아침 통학차량에 40분간 갇혀 공포에 떨었던 사고가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살 Y양은 지난달 7일 아침 9시 24분경 유치원 통학버스에 탑승했다.
유치원에 도착한 통학버스는 탑승한 원생과 동승교사를 모두 유치원에 내려줬지만 깜박 잠이 든 Y양은 그대로 차안에 갇히고 말았다. 
통학버스 운전자는 아이가 차안에 남겨진 걸 알지 못하고 운행이 끝난 차량을 광영동의 어느 주차장에 주차했다.
얼마 후 잠에서 깬 Y양이 놀라 울면서 버스에서 내리려고 했지만 밖에서 잠긴 차량 문은 열리지 않았고 더구나 짙게 선팅된 유리는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버스 옆을 지나던 한 여성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 버스 안을 들여다보게 됐고, 갇혀 있던 Y양을 발견해 버스기사에게 연락을 취해 Y양은 가까스로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Y양의 어머니조 모 씨는 “유치원에서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통학차량 운전기사가 미처 내리지 못한 딸을 발견해 뒤늦게 유치원으로 데려왔다고만 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나니 이렇게 큰 사실을 제대로 학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은 유치원측에 화가 나고, 혼자 차안에 방치된 채 딸이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조씨는 “딸은 그날 이후 불을 끄면 버스에 갇힌 것 같다고 잠을 못 잤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나는 죽었겠지?’ 라고 말한다”며 “딸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이씨는 “사고 2주 후에 이 사실을 확인한 광양교육지원청이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광양교육지원청 Wee센터와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며 한 병원을 연결해줬다. 하지만 그 병원은 성인치료전문병원이었고 병원 측에서 소아전문병원이나 전남대, 경상대 등 대학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며, “광양교육지원청 wee센터는 ‘R’병원 한 곳만 연계가 되어 있어서 아이가 소아전문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사실을 숨긴 것도 화가 나는데 더 화가 나는 것은 처음부터 사실을 숨긴 유치원의 행태에 화가 난 큰 아들이 SNS에 글을 올리자 ‘그 동안 아이는 어떠냐?’고 걱정하는 전화 한통 없던 신 모 원장이 새벽 12시 16분부터 2시가 넘을 때까지 아들과 나, 딸아이에게 문자, 카톡, 전화를 하면서 글을 좀 내려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화가 나서 한 신문사에 제보해서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했더니 해당 신문사까지 찾아가서 기사를 막으려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 조씨는 “처음부터 사건을 정확히 알리고,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고,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교육자로서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도, 힘들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사건이 이렇게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Y양을 구조한 문금자 씨(중마시장 35호 해모수)는 “차량 유리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울음소리도, 문 두드리는 소리도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았다. 선팅이 진하게 되어 있어서 안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광주 유치원 버스에 갇혀 의식불명 된 4살 아이가 생각나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일부러 다가가 들여다보니 울면서 지친 모습으로 출입문을 두드리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발견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말했다. 
한편, 뒤늦게 조사에 착수한 교육지원청은 유치원 측이 통학버스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은 채 운행한 점을 파악했으며, 해당 어린이집이 사건 발생 직후 보고를 하지 않고 뒤늦게 알린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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