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인해 한·중 관계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국에 불던 한류바람은 혐한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롯데불매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긴장된 양국의 상황 속에서 필자는 중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예전 기고를 통해 중국에서의 한류와 사드로 인해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받는 영향을 다뤘었다. 
그 기고를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이 심각하지는 않았고, 지금처럼 심각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드보복은 중국의 북방에서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막연한 생각이 요즘 들어 깨지고 있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교민들의 공지를 통해서였다. 
선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위챗을 통해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한다. 
요즘 가장 많이 올라오고 눈에 띄는 공지는 사드관련 행동요령 공지이다.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 것’을 기본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사복 입은 중국인이 들어와 각종 조사를 빙자해 사기를 치고 다니니 주의하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과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과 가게들의 중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영업이 원할하지 않다는 푸념 섞인 글도 올라온다. 
또한 치안이 좋지 않은 곳에 가면 중국인이 한국인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회사에서의 분위기도 조금은 달라졌다. 같은 부서 동료들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지만 오며가며 인사를 나누곤 하던 다른 부서 동료들은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 
또한 같은 부서일지라도 몇몇 남직원들의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필요한 말만 나누는 느낌이며,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알게 모르게 한국인을 미워하는 것 같았다. 차마 같이 근무하는 동료에게 그 적개심을 드러내지는 못했으리라…..
결정적으로 사드를 통한 중국인들의 혐한을 느낀 것은 같이 공부하는 후배를 통해서였다. 후배는 친구와 함께 지난주 학교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전형적인 중국인 남자가 말을 걸며 그들에게 술한잔 하자고 권유했다. 
후배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거리낌 없이 같이 술잔을 기울이며 몇 마디 나눴다. ‘한국인이니?’라는 물음에 ‘맞다.’라고 대답했고 그 중국인은 ‘즐거웠다’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돌아가자마자 그 중국인이 후배 일행의 자리에 의자를 집어던지며 중국어로 욕을 내뱉었다. 
다행히 의자는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일이 터지자마자 가게의 주인이 달려와 후배 일행과 그 중국인을 뜯어말렸고, 중국인 일행이 그 중국인을 데려갔다. 
이후, 중국인 일행들 몇 명이 다가와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그 중국인들은 일행들끼리 의자를 던진 행위를 두고 서로 싸움을 하고 난리가 나 난장판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단순히 만취해서 의자를 집어던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나서 일어난 일이기에 사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상황은 변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달라졌다. 더 이상 안심하고 생활할 수는 없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가 필자 본인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동시에 화가 났다. ‘저들은 사드가 설치되게 된 배경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사람과 사람사이의 무조건적인 분노표출이 이해되지 않았다.
한국인도 중국인과 일본인을 미워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듯 몰상식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모든 중국인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중국인을 볼 때마다 좋은 중국인들까지도 미워지곤 한다. 
한국과 중국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감정의 골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으나 같은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었으면 좋겠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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