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활이 반년이 넘어가면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중국의 미용실을 방문한 횟수도 많이 늘었다. 
필자는 중국의 미용실을 굉장히 싫어해 최대한 가지 않으려 노력한다. 한국의 스타일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언어 장벽 때문에 항상 불편하고 두려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달에 한번 정도 방문을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 금요일, 필자가 근무하는 호텔의 HM(Hotel Manager)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머리는 너무 길고 바지는 너무 짧다. 다음 주까지 수정할 것.’ 
머리가 어느 정도 길어서 정리할 때가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중국 미용실에 가기 싫어 버티다 결국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은 셈이다.
결국 지난 일요일 미용실을 찾았다. 평상시와 다른 점이라면 중국어를 아주 잘하는 한국인 친구와 동행했기 때문에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중국 미용실은 한국의 미용실과 시설 면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카드리더기가 없다. 
지금까지 미용실을 이용하며 카드리더기가 있는 미용실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현금 혹은 위챗/알리페이만 가능하다. 그리고 머리를 감겨주는 시설도 다르다. 
한국의 경우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뒤로 젖히고 머리를 감게 된다. 하지만 중국은 침상이 있다. 
아예 신발까지 벗고 올라가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감겨준다. 
필자가 중국의 미용실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부분인데 누워서 따뜻한 물에 머리가 감겨지고 있으면 너무 편안하고 잠이 절로 온다.
한국은 미용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머리를 정리하기 전에 머리를 감겨주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무조건 머리를 감고 시작한다. 
그리고 나면 미용사를 선택하게 된다. 그 선택하는 미용사들이 너무 많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다. 
그래서 다들 각자의 번호를 가지고 있다. 나는 친구의 추천으로 ‘8’번 미용사를 선택했다.
필자의 요구사항을 친구에게 전달하고 안경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필자는 눈이 안 좋기 때문에 안경을 벗으면 미용실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도 보기가 힘들다. 
때문에 친구에게 지적을 부탁하고 머리 정리를 시작했다. 
5분가량이 지났을까? 친구의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 중국인 미용사에게 열심히 이것저것 몸짓을 섞어가며 설명했다. 
10분이 지났을까?친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왔다. 
“이 친구들은 말을 해도 자기 자르고 싶은 데로 자른다. 미안한데. 너 머리 망친 것 같다.”
그동안 언어장벽만 넘으면 원하는 스타일로 자를 수 있으리라는 것은 필자의 오만이었다. 
중국의 미용사들은 자신들이 자르고 싶은 대로 자르는 것이고, 손님의 요구사항은 참고 정도만 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일반화를 시키기엔 무리가 있지만 지금까지 만난 모든 미용사들은 필자가 사진을 들고 가든지, 이번처럼 유창한 중국어로 설명을 하든 자신들의 스타일을 필자의 머리에 쏟아낸 것 같다.
결국 필자의 머리는 ‘중국 인민컷’이 되었다. 
하지만 짧아질 대로 짧아지고 밀어질 대로 밀어진 필자의 머리는 HM입장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는지 피드백이 빠르다며 칭찬을 듣기는 했다. 
이걸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오묘한 미용실 방문이었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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