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할때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가한적이 있었다. 
그때 나의 멘토로 배정된 중국인 친구를 얼마전 만났다. 
서로 바쁜 일에 3달 정도 연락도 안하고 지내던 차였다. 
필자보다 세살이 어린 그녀는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이번 학기가 선전대학교에서의 마지막 학기였다. 
그녀의 졸업 전, 그리고 필자의 한국 귀국 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7시 반쯤 만나 저녁을 먹기 위해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집으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음식을 시킨 뒤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간의 안부를 묻고 중국어 공부와 한국어 공부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어서 졸업과 취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필자도 한국에 돌아가면 마지막 남은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학생신분을 마무리하고 사회인이 되게 된다. 필자의 멘토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멘토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휴학했다. 휴학 중 선전 푸티엔구에 위치한 디자인 회사에서 대학생 인턴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중이다. 필자도 중국에서 인턴과정을 이수 중이이기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멘토는 자신의 회사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을 해야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조건은 필자가 보기에는 너무 열악했다. 
한국에서도 논란이 많은 주제다. 바로 ‘열정페이’.
그녀의 월급은 한 달에 500위안(원화 85,000원)이다. 주 5일제도 지키지 못하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근무다. 
근무시간도 짧지 않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디자인 회사라는 특성상 야근도 굉장히 자주 있고 야근을 하게 되면 새벽 1시정도까지 일을 한다고 한다. 
즉, 일은 많고, 월급은 너무 적다. 
필자가 보기엔 이런 근무환경은 ‘열정페이’라는 말에서 ‘페이’는 빼고 ‘열정’만 남는 것 같았다.
물론 중국의 급여수준은 한국보다 훨씬 낮다. 필자가 근무하는 호텔의 대다수의 직원들의 월급은 3000~3500위안(원화 50~60만원)수준이다. 
한국의 인턴/계약직이 받는 월급보다도 훨씬 적다. 
물가가 싸다고는 하지만 항상 그들의 월급에 대해 들을 때면 너무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가가 싸다지만 얼마나 싸겠는가! 게다가 이곳은 선전이다. 
중국내에서도 물가가 가장 비싼 편이며, 반년 넘게 생활하면서 느끼기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는 곳이다. 
한국 친구들도 매번 이야기 한다. 그 정도 수준의 월급으로 어떻게 이곳 선전에서 방을 구하고 먹고 살 수 있느냐고….
그래서 멘토에게 솔직히 물어보았다. 
‘그 월급만으로도 괜찮냐? 그것으로 너의 생활이 충족되느냐?’고.
 당연히 될 리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불만이 없다고 했다. 
그녀를 비롯한 그녀의 동년배 친구들은 대다수가 이러한 조건하에 인턴과정을 이수하고 있고 인턴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어 만족한단다. 긍정적인건지 다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만족하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와는 달랐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한다.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모두 일을 하며 그 대가로 살아간다. 하지만 본인이 100의 일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이 20정도라면 저렇게 만족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게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이 다들 만족하더라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녀가 대단해 보였다. 정말로 배움에 큰 의미를 두고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 일을 하게 될 것이고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배움을 위해서 일을 하고 만족할 것인가, 재화에 비중을 두고 만족할 것인가?
필자의 멘토는 전자인 것 같다. 필자는 욕심이 많아 둘 다 잡고 싶다.
스스로도 성장하고 생활도 풍요로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욕심을 모두 충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중국에 왔고, 중국에서 공부와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노력하고 있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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