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전대학교의 축제는 한국 대학의 축제처럼 외부 초청가수 없이 학생들만의 무대로 꾸며진다. 대운동장에서 열린 축제 모습.
‘대학생활’하면 여러 가지가 생각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주제는 동아리와 학교 축제일 것이다. 
필자는 ‘대학축제’야 말로 각 대학의 성격과 대학생들의 문화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학교를 다닐 때에도 축제가 다가오면 괜히 설레곤 했었다.
하지만 선전대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하며 선전대학교의 축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정식입학생이 아닐뿐더러 어원생으로서의 생활에도 여러 가지로 챙길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 학교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마침 필자의 3일 연속 휴일기간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에 기숙사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축제장으로 향했다.
한국 대학축제의 경우 학교 캠퍼스 전체를 사용한다. 
물론 학생회에서 장소를 지정해 주지만 학교 정문부터 후문까지 각 단과대 앞마당부터 뒷마당까지 대부분 사용한다. 
물론 장사가 잘되는 목이 좋은 자리는 있기 마련이지만 말 그대로 캠퍼스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와 부스를 만날 수 있다.
선전대학교 축제는 그렇지 않았다. 선전대학교 교내에 있는 두개의 운동장에서만 축제를 진행했다. 
두개의 운동장중 하나는 그다지 크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학교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각단과대 앞 공간을 사용하면 밀집도가 떨어져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운동장에서 진행하던 행사는 어두워지자마자 끝났다고 해서 대운동장 행사장으로 향했다.
대운동장 입구에서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면 엄청난 수의 알바생이 막아선다. 각자의 휴대전화를 내밀며 위챗을 추가하라고 한다. 
중국남방항공을 비롯한 중국 회사들의 광고 문자를 수신하게 하기 위한 친구추가였다. 
하지 않으려고 하면 들여보내주지 않는 만행을 저지른다. 
옆에 버젓이 학교 관계자가 서있지만 아무도 제재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친구추가를 하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기분이 나빠졌지만 행사장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분위기도 즐거웠다. 
한국 대학의 축제무대는 초청되는 가수들의 무대가 메인이고 학교 내 동아리들의 공연은 반응이 시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전대학교 축제무대는 초청가수나 MC 없이 학생들만으로 꾸려지고 그 반응 또한 인기가수가 온 것처럼 뜨겁다. 
한때 총동아리연합회장을 했던 입장에서 부러운 문화였다. 학생들 스스로의 손으로 그들만의 축제를 꾸미고 남부럽지 않게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흥겨운 분위기에 어느새 들떴던가. 필자일행은 술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대학축제에선 엄청나게 많은 수의 주점을 만날 수 있다. 각동아리별로 그리고 각단과대별로 주점을 운영한다.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무대주변으로 죽 늘어선 부스를 둘러보며 술을 파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없다.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주점은커녕 술을 파는 편의점도 없다. 
그렇다. 선전대학교 축제는 술을 팔지 못하게 돼 있었다. 
마시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 모양이지만 대부분이 마시지 않는 분위기였다.
필자가 한국에서 활동했던 동아리는 광고동아리였다. 우리는 낮에는 우리 작품을 전시하고 밤에는 술을 팔았다. 하지만 선전대학교의 동아리들은 그렇지 않았다. 사진동아리 부스는 밤늦게까지 사진을 찍고 그들의 사진을 전시할 뿐 무언가를 판다든가 하지 않았다. 정말 동아리 본분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정직하게 하고 재밌게 하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면서도 조금은 씁쓸했다. 그렇게 짧은 선전대학교 축제 구경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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