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에 위치한 리조트 호탤로 야유회를 떠난 필자의 중국인 동료들. 사진 맨 오른쪽이 필자다.
중국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지 어느덧 9개월이 흘렀다. 거의 1년을 채워가는 시점에서 지난 월요일, 야유회를 떠나게 되었다. 우리들의 야유회 목적지는 중국 광둥성의 혜주(惠州)였다. 혜주는 온천과 바다로 유명한 광둥 성의 관광도시다. 선전에서는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2시간정도 걸리는 거리다.
야유회를 떠나기 위한 출발시간은 아침 7시 30분이었다. 제법 이른 시간이다. 더군다나 회사에서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필자는 6시 정도에 힘들게 일어나 집합장소로 출발했다. 집합장소에는 이른 시간이 무색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2층 버스 3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혼잡한 교통 덕에 3시간을 달려 혜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나선 미리 예약한 식당으로 가서 점시식사를 했다.
이동시간이 길었고 일찍 일어난 피로감 그리고 자리의 불편함 때문에 기분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모든 단체관광이 그렇듯 음식은 형편 없었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필자를  중국인 동료들은 위로해주며 최대한 배려해주었다. 그런 모습에 어린아이처럼 굴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도 똑같이 힘들고 귀찮을 텐데 외국인인 필자를 위해서 한 번 더 움직이고 손을 내밀어주는 모습이 고마웠다.
그들의 마음에 감동하며 식사를 마치고 관광을 시작했다. 생각했던 형식적인 관광과 달리 자유 시간을 부여하고 각자 행동하도록 했다. 
같은 부서의 동료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 피로를 풀어주었다. 무엇보다도 상하관계가 없는 상황에서의 동료/상사와의 자유여행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간단하게 주변해변과 쇼핑센터 그리고 사원을 둘러보고 숙소로 이동했다. 사실 당일치기 여행이었기에 숙소라기보다는 쉼터개념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시설이 허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해변에 위치한 리조트 호텔을 준비해뒀다. 중국 국내 기준 5성급 호텔이었다. 생각보다 훌륭한 시설에 눈이 돌아갔다. 우리 호텔과 견주어도 모자랄 것이 없는 곳이었다. 그러한 호텔의 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고 전용해변과 헬스장까지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었다.
바닷가를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거닐다 올 생각에 수영은 생각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훌륭한 수영장 시설과 마주하니 마음이 동했다. 호텔에 위치한 상점에서 제법 비싼 가격에 수영복을 구매한 후 호텔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그 풍경에 결혼을 위한 웨딩촬영을 하는 신혼부부들이 몰려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만 5명이었다.
오랜만에 즐기는 한여름의 수영에 푹 빠졌다. 업무이야기만 나누던 동료들과 자유로이 대화하고 활동하며 새로운 모습을 찾았고 더욱 친근해졌다. 이제 우리가 하나 되어 진정한 팀워크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의 회사든 중국의 회사든 야유회를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의미를 지닌 야유회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순간이 새롭고 즐거웠으며 서로 녹아드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공과 사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중국동료들의 속마음을 듣고 가벼운 농담부터 서로의 미래와 일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발전된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아침의 불편한 피곤함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야유회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갔고 업무면 에서 서로의 감정 면에서 더욱 친근하고 편하고 효율적인 꽝씨(关系, 관계)를 형성한 것 같다. 지금 이루어낸 이 관계는 평생을 서로에게 이어질 것이고 언제든 서로를 형제라 부르며 기뻐할 것 같다.
황준영(선전대)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