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의 후난성 장가계는
  • 영화아바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귀곡잔도에서의 필자.
  • 중국에는 여행할 곳이 정말 많다. 그중 하나가 장가계이다.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하고 사랑받는 중국 관광지중하나로 삼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멋진 경치와 신비한 모양의 산세로 유명하고 영화 ‘아바타’의 무대였다. 그 유명한 장가계를 2주전 어렵게 시간을 내서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지난번 기고에서 다뤘던 암표도 이 장가계 여행을 위해서 구입했었다. 필자가 거주하는 선전에서 장가계까지의 직행열차는 17시간정도 소요된다. 이는 고속철이 아닌 일반열차기준이고 하루 한대밖에 운행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철을 타고 장사(长沙)로 먼저 이동 후 장사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장가계를 가는 일정을 택했다.
후난성(湖南城)에 위치한 도시인 장가계까지의 여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지만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뒤로 펼쳐진 천문산의 절경에 압도당했다. 천문산 중앙에 큰 구멍인 천문동을 보니 빨리 산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하지만 우선 일행의 중국인 친구를 만나 호텔로 이동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짐을 풀어야 했다.
점심식사를 하며 첫째 날의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천문산을 올라가 유리잔도와 귀곡잔도 등을 둘러보고 밤에는 천문산 쇼를 보자고 했다. 중국인 친구들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이미 2시가 지나버린 시간에 하루 안에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 거라는 의견이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언제 기회가 다시 오겠는가! 출발을 재촉해 천문산으로 향했다. 천문산을 올라가기 위해 총길이 7,455M의 세계 최장 길이인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솔직히 필자는 높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의 케이블카도 두려워하는 마당에 세계 최장 길이 케이블카라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고 아찔한 높이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지만 산으로 향하는 주변의 풍경은 멋졌다. 그렇게 두려움과 감탄 속에 드디어 천문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가장먼저 찾아간 곳은 유리잔도였다. 유리잔도는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발아래를 볼 수 있게 만들어둔 길로 잔도로 들어가기 위해선 신발커버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한다. 덮개를 빌리는 것도 돈을 내야한다. 훌륭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아서 배가 아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곧 붐빌 해운대의 바가지는 유명하고 그뿐 아니라 중국인이 몰리는 관광지는 죄다 가격이 비싸지 않던가.
유리잔도의 바닥으로 보이는 풍경은 아찔했고 탁 트인 전경은 아찔함에 막힌 숨통을 트여줬다. 정말이지 광활하며 아름다웠다. 필자는 삼대가 덕을 많이 쌓았는지 날씨마저 도움을 주었다. 보통 우중충하다던 장가계의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아름다웠다. 케이블카에서 느낀 어지러움이 조금은 풀리는듯했다. 유리잔도와 귀곡잔도를 지나 천문동으로 이동했다. 천문동은 정상에서 조금 밑에 위치해있기에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그 에스컬레이터는 또 얼마나 길던지……. 30분여를 타고 내려왔다. 중국을 나타내는 3대 형용사는 ‘많다’, ‘넓다’, ‘크다’이다. 케이블카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었다. 동시에 이 험준한 산 정상에 그 정도의 시설을 설치했음에 놀랐다.
천문동에 도착해 천문동으로 향하는999계단과 함께 천문동을 바라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999계단에 적힌 글귀 때문이었다. ‘上天梯’ 하늘로 가는 계단과 웅장한 천문동을 통해 보이는 하늘이 너무 잘 어울렸다. 동시에 천국을 생각해보았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을 해보니 색달랐다.
천문동을 마지막으로 천문산 쇼를 위해 하산해야 했다. 하산하는 과정도 케이블카만큼이나 녹록치 않았다. 해발 1500M의 산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오게 되는데 그 길이 죽음이다. 뱀이 물에서 헤엄치듯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낡은 버스로 곡예운전을 하면서 내려간다. 내려가는 내내 브레이크 고장에 대한 불안함에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하산을 완료한 필자의 팔이 아팠는데 불안한 마음에 안전손잡이를 너무 꽉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험난한 산에서 내려온 후 우리는 천문산 쇼를 위해 이동했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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