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학 졸업식에서는 총장이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학증을 수여한다.
지난주 선전대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다. 한국은 3월에 학기가 시작되지만 중국은 9월에 학기가 시작된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에 치러진 졸업식이 지난 학기에 치러진 졸업식보다 규모가 컸다. 필자의 중국인 친구도 이번 졸업식을 통해 학교를 마친다고 했다. 그를 따라서 중국의 대학교 졸업식을 구경해보았다. 
한국의 졸업식과는 다른 문화도 많고, 규모도 엄청났기 때문에 신기하고 재밌었다.
우선 선전대학교는 한국의 일반적인 학교들에 비해 학생 수가 많고 학교 면적이 굉장히 넓다. 그래서 졸업식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없다. 
필자의 친구가 속한 단과대는 정치경제대로 이번학기에만 800여명이 졸업한다고 한다. 선전대에 속한 모든 단과대의 졸업생수를 얼추 추려본다면 8000여명 정도일 것이다. 필자가 다니는 경희대학교 서울캠페스의 총학생수가 1만8천여명인 것을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 숫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졸업식을 다섯 번에 나눠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정치경제대와 경영대가 6월 23일에 졸업식을 진행하고, 다음으로 외국어대와 음악대가 6월 24일에 진행하는 형식이다. 
학생 수에서 놀라고 졸업식 진행방법에 흥미를 느끼며 졸업식장을 찾았다.
대학 총장이 자리하고 단출한 졸업축하공연이 이어진다. 그리고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학위증수여식이 시작된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졸업식에 참가한 인원은 대략 1500명 정도라고 했다. 
그 1500명 한 명, 한 명이 단상위로 올라가 대학총장으로부터 학위증을 수여받고 총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거기에 선전대학교를 상징하는 학사모를 쓴 인형을 선물로 준다.
그 많은 학생들에게 한 명, 한 명 학위를 수여하고 인사하는 총장의 모습도 인상 깊었고, 졸업생들을 떠나보내는 대학 측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았다. 
졸업생들에겐 새로운 시작이자 그동안의 추억과 긴 시간들을 갈무리하는 자리에서 큰 영광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졸업식과 나의 졸업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아직 졸업을 하진 못했지만 ‘나도 곧 이다.’라고 생각하니 학사모를 쓴 친구의 모습이 새삼 새롭게 보였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서 모이는 사람들이다. 
필자의 고향인 광양에서 졸업식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다면 4시간 정도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어디인가……. 중국이다. 중국의 북동쪽 끝인 흑룡강성에서 광동성에 있는 아들의 졸업식을 위해 부모는 몇 시간을 여행해야할까…….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러기에 친지들이 함께 자리하는 졸업식은 더욱 의미가 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중국학생들은 졸업사진을 한 달 내내 찍는다고 한다. 
학교 곳곳을 찾아다니며 친구들과 찍고 멀리서 오신 부모님과 함께 찍는다. 그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새벽에도 학사모를 쓰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를 돌아보고 그 길에 묻은 추억들을 회상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기록하는 모습 같아서 부러웠다. 한국 친구들의 졸업식 그리고 선배들의 졸업식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한국의 대학생은 대부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이 지긋지긋한 공부가 끝났다는 해방감, 그리고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불안보다는 진정한 축하의 의미가 더 커보였다.
선전대학교 학생들이 졸업을 맞이한다는 것은 필자의 졸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필자도 중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필자도 대학 졸업을 할 것이다. 그때 나의 졸업은 내가 봐 온 저들보다 더 행복하고 축하 받을 일이었으면 한다.
 
황준영(선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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