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장을 본격 운영한 후 처음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김지영씨가 폭염 속에서 다육식물의 성장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다육식물 재배는 온도가 중요한데, 특히 여름철 관리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광양지역 가장 규모 큰 다육식물 생산농장…중국 수출 성사됐지만 사드로 어려워

최근 생활원예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육식물이 각광을 받고 있다.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날씨의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땅 위의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이러한 다육식물은 밤에 기공을 열어 산소를 내보내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므로 실내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다육식물을 파는 화원은 흔치 않다. 쉽게 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육식물을 기르는 애호가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광양에도 다육식물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농장들이 있는데, 광양읍 죽림리 임기마을에 위치한 ‘다육세상’(대표 김지영·사진)은 지역내 가장 규모가 큰 다육식물 농장이다.
아파트에서 다육식물을 취미로 기르던 김씨가 상업적 생산을 하는 다육식물 전문 농장을 시작한 것은 1년이 채 되지 않지만, 김씨의 농장은 최근 생산한 상품을 중국 수출을 성사시켰다.
“집에서 다육식물을 키웠는데, 아파트에서 키우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순천 해룡면에 소재한 다육식물 전문 농장을 찾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성실하게 배우려는 제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농장주가 저에게도 다육식물 농장을 직접 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 농장은 중국에 수출하기도 하는 농장으로 전남 동부권에서는 가장 규모가 있는 농장이었습니다. 마침, 이곳에 땅이 있어 시작했는데 입지적으로는 접근성이 열악하다는 것 말고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좁은 농로길을 따라 찾아간 김씨의 다육식물 농장은 3면을 산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햇볕이 풍부하고 바람이 좋아 다육식물을 기르기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공기·바람 좋아 재배여건은 최적, 진입로 열악해 찾아오는 고객에 항상 미안
 
“농장 주변의 공기가 좋아 색깔이 예쁘고, 성장이 양호합니다. 다른 지역의 다육식물들의 경우 약물로 키우다 보니 소비자들이 구입해 기르다 보면 제대로 못버티는데, 우리 농장의 다육이들은 다른데 가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병충해 등을 세심하게 관리하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 정도 규모의 농장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는데는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다육세상’이라는 농장의 상호를 딴 밴드를 운영중인 김씨는 광양에도 다육식물 애호가들이 많다고 소개한다.
“중마동 지역에 다육식물 매니아들이 많은데, 마땅히 구입할데가 없다 보니 우리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름의 경우 비수기라 좀 한가한 편인데, 다육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와 주변 경치도 즐기고, 같이 차를 나누면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농장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다 보니 다육식물은 비교적 손이 덜 가고, 번식력도 좋은 편이다.
또, 생활원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육식물을 기르는 것도 많이 대중화되어 있다.
“일본과 중국으로 다육식물을 수출한다는 계획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김씨는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사드문제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아쉬워한다.
그렇지만 최근 김씨의 농장에는 중국으로 다육식물을 전문적으로 수출하는 업자들과 중국인들이 직접 방문해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중국 수출을 위해 김씨는 수출용 상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 주부에서 다육식물 농장주로 변신한 김씨는 현재의 농장을 전혀 보조금 등의 지원없이 순수한 개인투자로 일궈냈다.
“다육식물의 경우 온도를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겨울의 경우에는 영상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해 주어야 하고, 여름에도 20~25도 수준을 유지해 주어야 하는데 냉난방시설과 전기 승압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투자여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냉난방 시설 설치하는 곳이 숙원사업인데, 특히 올 여름의 경우 너무 더워 관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김씨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열악한 진입로이다. 농장이 판매장을 겸하고 있다 보니 다육식물 애호가들이 입소문을 통해 농장을 알고 찾아오더라도 불편이 많다는 것.
“손님들이 오가기 편하게 했으면 합니다.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다육식물 애호가들이 편안하게 찾아와 차 한 잔 마시면서 다육식물을 기르는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씨가 운영하는 ‘광양다육세상’ 밴드 멤버들은 종종 김씨의 농장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한다고 한다.
다육식물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김씨의 농장이 광양농업 6차산업화에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아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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