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웅광양보건대 총장
2018학년도 대학입학 1차 수시모집이 9월 11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학 진학의 문은 넓어졌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속칭 백수가 되는 걱정 때문에 어느 대학 무슨 전공을 선택해야 할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장시간 심사숙고하여 전공을 선택하여도 대학 재학생 중 상당수는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조사연구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2016년 알바몬(리쿠루팅 취업정보회사)의 1,867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기회가 된다면 전공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 중 전공을 바꾸겠다가 46.2%, 전공을 바꾸지 않겠다가 38.5%, 잘 모르겠다가 15.3%로 나왔습니다. 잘 모르겠다 15.3%는 전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입장에서 전공에 대한 부적응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 재학생의 61.5%가 자신의 전공에 대하여 갈등을 느낀다고 볼 수 있기에 보다 신중한 진학지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실업의 주요 원인은 대학에서의 전공과 산업체 인력수요의 불일치에 있습니다. 사람은 많으나 정작 기업에서 꼭 필요한 사람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8월 7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공과 실제 근무하는 업종 및 직무의 연관성을 따지는 설문조사에서 전공불일치 비율이 한국은 50.5%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학을 진학할 때 자신의 특기와 적성 그리고 능력을 파악하고 졸업 이후의 진로를 설계하여야 하는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 또는 묻지마 선택을 하는 등 이성적 판단이 결여되면 결국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하면서 또 하나의 고시를 치른다고들 합니다. 바로 취업고시를 의미합니다. 금년 4월 기준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11.2%를 기록하여 지난해 12월 8.7%에 비해 2.5%나 상승하였으며, OECD 국가 중 증가율 1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검색포털사이트 NAVER에 「334만」을 입력하면 대졸 미취업자가 무려 334만 명이나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해마다 50만 명 남짓 대졸자가 배출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자그마치 6년분의 대학 졸업생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2년 기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대학 졸업생 1인당 양육‧교육비가 무려 3억 896만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를 대졸 미취업자 334만에 대입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산출됩니다. 거액의 양육‧교육비를 들여 대학까지 졸업을 시켰지만, 자녀가 백수가 되었다면 부모님 심정이 오죽 하겠습니까? 말로써 형언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디지털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지식과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 되어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이 6개월이 못 되어 진부화되는 지식·기술 단명화(短命化)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다보스포럼 창립자 클라우드 슈밥은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언하고, 「과거에는 큰 고기가 작은 고기를 잡아먹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빠른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왔다」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 융·복합체제 하에서 초연결성, 초스피드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다보스포럼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는 2020년까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반면 신기술이 새롭게 만들어 낼 일자리는 210만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는 현재의 일자리 중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현재 18살의 학생이 40살이 됐을 때는 평균적으로 10~14개의 직업을 거쳐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 교수는 그의 저서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시대」에서 “평균의 시대 끝났다(Average is over). 부(富)의 양극화와 기술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며, 천재적인 기계의 시대가 온다. 기계와 협력하는 자만이 성공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기술의 양극화는 고도의 S/W 기반 이른바 인공지능(AI)을 핵으로 하여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모바일을 조합하는 초연결성의 네트워크 그리고 H/W 기반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인공지능(AI) 대체율이 높은 분야로서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 직업의 소멸 또한 빠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후자의 경우는 인공지능(AI) 대체율이 낮은 분야로서 전통산업 분야 또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 일할 수밖에 없는 분야 예컨대, 보건의료분야와 표준화가 어려운 서비스유통분야 등으로서 직업의 소멸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학제 교육과정 등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신성철 총장께서는 “전공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창의력·협업·융합인재가 필요하다. 내년부터는 무(無) 학과로 모집하여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융복합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행하여 융합이학사·융합공학사 학위를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직업(job) 「듣보잡」이 뜨게 될 것입니다. 매일경제신문사가 발간한 「스프링클러 이코노미」에서는 582개 직종에 대한 인공지능(AI) 대체율을 수록하였습니다. 이를 요약 정리하면,
○ 인공지능(AI) 대체율이 10% 미만의 낮은 직업군(149종)
     의료보건계열 작업치료사(치매환자돌보미), 사회복지사, 소방 및 방재업무, 초·중등학교 교직원, 운동선수 트레이너, 유치원 교사, 정신상담사, 물류관리자, 판매관리자, 물리치료사, 건강교육사, 보철전문가, 호흡치료사, 치과교정사, 음악작곡가 등
○ 인공지능(AI) 대체율이 10% 이상 80% 미만 직업군(225직종)
     물리학자, 항공관제사, 경영분석가, 보건전문가, 통계전문가, 금융전문가, 지리학자, 생물학기술자, 요리사, 통신설비기술자, 판사, 기계공학기술자, 의료기기기술자 등
○ 인공지능(AI) 대체율이 80% 이상 직업군(208직종)
     이발사, 타자기사, 항타기조종사, 경비원, 재단사, 발전소 건설노동자, 철강업종사자, 회계사, 은행창구직원, 중개인, 전화상담원 등
 
 덧붙여 말하자면, 지금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일생동안 4~5회 직장을 옮겨 다녀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직업전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평생교육 또는 MOOC교육으로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때 주전공을 중심으로 그 때 그 때마다 업그레이드 시켜나가면 효율적이고 바람직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되면 새롭게 공부하는 입장이 되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수반될 것입니다. 최근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은 거의 평준화가 되었고, 전공학과 또한 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즉흥적인 판단이 아닌 본인의 특기와 적성 그리고 사회환경 변화를 잘 간파하여 평생 일하면서 배운(OJT : On the job training)다는 정신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융복합 시대의 도래에 따라 부전공과 복수전공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자기만의 유일한(Unique) 길을 개척하고 자기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해양문화권(美·日)과 대륙문화권(中·러)이 때로는 충돌도 있었지만, 현재는 보다 활발한 교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소통의 수단으로서 언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모든 언어를 다 구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먼저 영어와 중국어을 동시에 구사할 수만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에 양국어를 합성하여 ‘Changlish’를 필수로 갖춰야 할 것임을 권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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