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로비에 위치한 이 작품은 비디오아트의 거장인 백남준 선생의 작품이다

화려한 외관보다 중요한 것인 소장품이 미술관의 정체성 결정

국립 현대미술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했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했으며, 2013년 11월에는 국군기무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전시실을 비롯한 프로젝트갤러리, 영화관, 다목적홀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춘 서울관을 건립․개관했다.
또한 2012년 국립 미술품 수장. 보존센터를 충청북도 청주시에 설립하기로 하고, 청주시와 MOU를 체결, 2016년 완공했다. 
옛 담배공장을 리모델링해 설립된 국립 미술관 수장 보존센터는 약 2만여점의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소장품 보호를 위해 국내 최고의 보존·수복 센터를 갖춤과 동시에 전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입구에는 커다란 비디오아트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비디오예술의 거장 백남준 선생의 작품인 ‘다다익선’이다.
과천관은 자연속 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인근에 서울랜드가 위치한 과천관은 아늑한 산에 안겨있다.
과천관은 8개의 전시실과 어린이들의 교육과 체험을 위한 어린이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회와 상설전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어린이미술관은 어린이와 관람객 모두가 참여해 현대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중심 공간과 조형요소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상설교육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천관에서는 특별전과 소장품 특별전 등이 열리고 있는데,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시가 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면 서울관은 도심 속 미술관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관에서는 상설전시와 함께 현대적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MMCA 무한상상실 아트팹랩’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2층에 위치한  ‘MMCA 무한상상실 아트팹랩’은 예술과 기술이 만나 상상이 실제가 되는 창의공간으로 3D프린터와 3D스캐너, 레이져 커터 등 디지털 제작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가치를 생산하는 미술관 속 예술 창작공간으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대상별 특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관에는 또 디지털정보실이 있다. 디지털정보실은 도서관과 아카이브, 미술관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라키비움으로 국내외의 다양하고, 전문성이 있는 미술자료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적활동으로 생산되는 근현대 미술정보의 구축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미술관은 전시는 물론 작품의 소장과 교육 및 연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외작가 초대전 등을 통한 미술교류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 '움직이는 거실'은 신발을 벗고 자유롭게 거닐거나, 눕거나, 앉음으로 인해 그대로의 대나무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당신의 거실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경우 도심속 미술관이지만, 과천관은 한적한 숲속의 미술관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의 경우도 접근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공원 속의 미술관으로 건립되어 있고, 사립미술관이나 시군단위 공공미술관들의 경우도 대부분 접근성과는 무관하게 한적한 자연 속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립 옥과미술관의 김정삼 학예사는 “미술관이 반드시 접근성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미술관의 정체성은 접근성이 아니라 그 미술관이 담고 있는 콘텐츠에 있기 때문이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아무리 불편해도 그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 애호가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립미술관의 경우 작가의 작품 기증이나 미술애호가들이 설립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공공미술관의 소장품 중에는 작가의 기증작품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도 소장품의 40%이상은 기증작품이라고 한다. 광양에 건립되는 전남도립미술관도 작품구입예산을 확보해 두고 있지만, 미술관이 운영되면 작가의 기증작품들이 소장품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증 작품이라고 무조건 기증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증받은 작품들이 나중에는 처치곤란의 쓰레기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사립미술관 운영자는 “지방 사립미술관 중에는 작품이라고 보기에 민망한 작품들을 전시해 둔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공공미술관의 경우 시민의 세금으로 건립되기 때문에 미술관 인프라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지만, 화려한 외양에 비해 콘텐츠는 부실해 질 수 있다는 지적도 유념해야 한다. 취재 도중 만난 한 관계자는 “누가 관장이 되느냐에 따라 미술관의 평판은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관장의 미술관 운영 철학이 좋은 미술관과 그렇지 못한 미술관을 가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임명권을 가진 단체장이 정치인이다 보니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미술관 운영을 연계시킬 경우 그 미술관의 성패는 불보듯 뻔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공미술관이 미술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또, 운영주체는 전남도이지만, 미술관이 위치한 광양시민들 입장에서도 미술관을 어떻게 공공재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획취재팀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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