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직 예비후보자 등록도 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지역내 크고 작은 행사장마다 현직은 물론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찾아오는 후보자들을 어떻게 예우해야 할지 당황스럽다고 한다. 장황한 내빈소개를 하다 보면 소개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까지 소재를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아예 내빈소개 순서를 없애는 모임들도 있지만,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소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찾는 터여서 그렇게 하기도 쉽지않은 결정이다. 현직의 경우 모임 참석자들에게 축사 한 마디 달랑 하고, 다음 일정을 핑게로 자리를 뜨면 되지만, 현직이 아닌 입지자들의 경우 축사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 보니 내빈 소개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종종 이러한 내빈소개가 입살에 오르내리고, 별다른 직책이 없는 현직의 배우자가 버젓이 소개되기도 하면서 이러한 의전문제가 행사의 전부인양 치부되기도 한다. 차제에 모든 행사에 내빈소개 순서를 없애는 것은 어떨까?
 
종종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이지만, “선거 때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힘이 불끈 불끈 솟는 사람들”이 있다. 특정 모임의 장을 맡았다거나 주변에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진 사람들, 자칭 조직의 전문가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도 선거가 가까워지면 힘이 솟고, 후보들이 이러한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줄을 대려 노력하기도 한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선거 브로커’들이다. 후보 캠프에 접근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자기가 도와주면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은연 중 협박도 한다. 사실, 돈이 많이 드는 선거, 혼탁한 선거풍토는 이들 선거브로커들의 농간에 힘입은 바 크다. “내가 몇 표를 갖고 있다”는 식의 과시를 공직후보자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후보와 선거브로커의 거래는 선거 결과를 떠나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후보 입장에서는 이러한 거래가 당선 이후에도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방정치 뿐만 아니라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이 선거때 진 빚(?)을 갚기 위해 부정한 청탁에 휘말려 망신을 당하는 경우를 왕왕 보지 않는가? 이러한 선거브로커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없애는 것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지름길이다.
 
 
선거까지는 아직 4개월 이상이 남았지만 지역내 SNS에서는 실질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듯한 느낌이다. ‘노사모’니, ‘박사모’니 하는 정치인 팬카페를 본딴 SNS계정이 넘쳐나고, 이러한 계정마다 회원수를 늘리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특정 후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그러한 공간에서 자연스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러한 공간이 자칫 허위사실 유포나 다른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을 확산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른 바 ‘가짜 뉴스’가 대통령 선거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터넷상의 댓글을 통해 국민의 여론마저 호도하는 시대다. 소통을 위한 SNS공간이 또 다른 병폐를 만들어 내는 공간이 되지 않도록 이용자들의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