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윤 광영고 교장

핵가족화 진행되면서 원천교육 부재가 불러온 현상

인생에 있어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평생을 살면서 모실 수 있는 인생의 스승이 있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기쁨이 되고,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향방이 결정 될 수도 있다. 참된 스승은 우리에게 항상 많은 가르침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스승들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용기가 부족하여 스승을 찾아뵙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날 불쑥 용기를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스승의 날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광영고등학교 이종윤(59)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스승의 날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스승의 날 안타까워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습니다. 옳은 길로 인도하는 스승의 존재는 임금이나 부친에 못지않아 같은 존재로 예우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뜻에서 스승의 날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고자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것입니다.” 
광영고등학교 이종윤 교장은 선생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스승의 날이 최근에는 시대와 교육환경의 변화로 인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 교장은 “시대의 변화는 ‘교편’이라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교편이라는 말은 ‘가르칠 때 사용하는 채찍’이라는 말로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아서도 안 되고 스승보다 앞서서 가지도 말라"는 말과 비교해보면 시대가 얼마나 변했는지 어는 정도 알 수 있다. 이 교장은 “스승 뿐 아니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도 예전처럼 잘 나타나지 않는데, 그것은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 시대로 넘어오면서 원천적인 교육이 부재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3대가 같이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면서 배웠던 교육은 점점 사라지고, 심지어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나 가정 자체적인 교육이 힘들어 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장은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 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유연한 사고의 방식을 배우는 곳이기에 학원과는 다르며, 학생들은 학교의 고마움을 우선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스승을 존경하는 아름다운 풍토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
 
이 교장은 1981년에 교직생활에 입문해 올해로 37년째를 맞이한다. 이제는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부임하던 첫 학교가 아직도 많이 생각난다는 그다.
“처음부임한 곳이 완도의 금일고등학교입니다. 그때 그 시절 순박했던 아이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데, 특히 아이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학교로 가져오던 그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 교장은 “그때는 선생님과 사제지간 정이 있어 선생님들도 뭍에 나갔다 오는 날이면 학생들에게 운동화와 옷을 사다주곤 했다”고 말하며 잠시 회상에 빠졌다.
현재 이 교장이 근무하고 있는 광영고등학교는 스승의 날이라고 하여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하고 학부모들도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카네이션도 못 단다는 것. 하지만 14일 점심시간에는 학생들이 자발적인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어 스승의 날 의미를 한번 되새겨봤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김영란법의 취지는 좋으나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협소한 마음이 들고 행사가 축소진행 될 수밖에 없는 점은 안타깝다”며 “스승의 날을 맞아 예전처럼 촌지가 오가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당연히 사라져야할 부분이지만 스승을 공경하는 마음까지 사라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어 “스승을 존경하는 아름다운 풍토를 만들고 유지시켜내는 것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임을 강조하며, “꼭 스승의 날이 아니더라도 지금 생각나는 스승이 있다면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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