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발행인
 
제7회 지방동시선거가 끝났습니다. ‘진보의 승리와 보수의 궤멸’이란 언론의 평가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언제나 유권자의 판단에 의해 뒤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유권자의 평가는 냉철하고 객관적입니다. 유권자의 판단기준은 “앞으로 얼마나 잘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전에 얼마나 잘 했는가?”입니다. 이제 당선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발전과 시민의 하나 됨을 위해 힘쓰는 것입니다. 어떤 후보는 당선되고도 욕을 먹고, 어떤 후보는 낙선하고도 칭찬을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얼마나 훌륭하고 청빈한 행정을 실천하는가에 따라 4년 후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김구 선생님은 『나의 소원』에서 ‘내가 원하는 나라’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높은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김구 선생님이 원했던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먹고 사는데 큰 문제없고, 나라의 안보도 튼튼하고, 그 바탕 위에 문화적으로 훌륭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서로 편 갈라서 싸우고 헐뜯고 막말하면서 주민들 상처 주는 선거나 행정이 아니라, 축제 분위기 같은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고, 주민이 만족하는 행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역 유권자의 판단은 준엄한 것이고, 선거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바로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유권자를 존중하지 않고 선거에 불복하면서 다음 선거를 준비한다는 것은 유권자를 주권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런 후보는 다음 선거에서 다시 한 번 유권자의 준엄한 선택 앞에 좌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즉, 지역을 갈라놓고 유권자의 선택을 인정하지 않는 후보를 다음 번 선거에서 선택하지 않는 유권자의 성숙한 선거문화가 필요합니다.
이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페어플레이(fair play) 정신과 승복의 선거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의 밝은 미래가 주민의 시야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서 선거가 아니라, 주민에게 참 되게 봉사할 수 있는 종복이 되겠다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미 18세기 영조는 “백성을 위해 임금이 있는 것이지, 임금을 위해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얼마나 멋진 자세이고 관점입니까! 19세기 후반(1894년) 전라도는 ‘집강소’를 통해 조선사회 최초로 6개월 동안 관민협치(官民協治)를 실시한 곳입니다. 또한 전라도는 일제 치하에서 치열하게 반일해방투쟁을 전개했고, 해방 이후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킨 심장이었습니다. 이제 21세기 주민자치의 시대, 우리가 아름다운 자치분권시대를 열어나가는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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