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3대성 중 하나인 구마모토 성은 대부분의 일본 성과는 다르게 검은 외관을 가지고 있다. 구마모토 성 정문으로 내려오면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이라는 관광명소에서도 쿠마몬을 만나볼 수 있다.
▲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인 스이젠지 공원은 구마모토의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스게이지 정문에서도 쿠마몬 캐릭터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 구마모토 시내 곳곳에는 쿠마몬 캐릭터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구마모토의 번화가 신시가이 썬로드 아케이드 쇼핑가 입구에 쿠마몬 캐릭터가 메달려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캐릭터 의인화해 성격·특기·성별·직업 부여… 다양한 스토리텔링도 캐릭터 성공 이끌어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발전의 동기부여를 목표로 CI (City Identity) 작업 및 캐릭터 제정 등을 통한 새로운 이미지 창출이 시도되고 있다.
이것은 도시가 지닌 고유의 철학과 문화 등 보이지 않는 가치를 포함해 사람들이 도시를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본의 ‘쿠마몬’은 구마모토 현을 매력적인 도시라고 어필하는 데 성공하면서, 낮았던 현의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 게다가 처음에 가진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캐릭터와 도시는 주객이 전도됐다. ‘구마모토 현의 캐릭터 쿠마몬’이 아니라 ‘쿠마몬의 도시, 구마모토’가 된 것이다.
 
█ 구마모토 홍보 일등공신 캐릭터 쿠마몬
 
쿠마몬 캐릭터가 탄생하고 구마모토를 찾는 관광객이 두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쿠마몬은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 이유는 쿠마몬을 지역 홍보에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먼저 구마모토 현은 쿠마몬을 의인화시켜 마치 사람인 것처럼 성격, 특기, 성별, 직업 등을 부여했다. 그리고 쿠마몬 캐릭터의 상품들을 판매하는 쿠마몬스퀘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쿠마몬스퀘어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 홍콩 등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사실 구마모토는 규슈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있는데, ‘숲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풍부한 자연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약 400년 전에 지어진 구마모토성과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인 스이젠지 공원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3대 성으로 불리는 구마모토성은 1601년에 건축을 시작해 1607년에 완성되었는데, 검은 색의 바탕에 흰 테두리를 두른 듯 대비의 미학을 담고 있다.
이렇게 구마모토성은 대부분의 일본 성과는 다르게 검은 외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해마다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4월에 지진이 발생하여 구마모토 성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성곽이나 주요 망루가 무너져 복구에만 수 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성을 완전히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성 앞쪽에 있는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 이라는 관광시설이 있는데, 이 곳에 가면 구마모토성 외곽을 따라 오픈해둔 산책로에서 성을 바라볼 수 있다.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은 여러 가지 체험을 하기도하고, 상품도 구매하고, 먹걸이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런 역사적인 관광명소에도 쿠마몬이 버젓이 나타나 관광객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쿠마몬은 이 곳뿐만 아니라 구마모토 전역에서 출연한다. 관광명소 뿐 아니라 시내 식당, 버스정류소, 서점, 길거리 등에 그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 쿠마몬, 구마모토 현의 특산물, 지역축제를 홍보하다
 
쿠마몬은 지역축제를 홍보하는 이벤트에도 참여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사람들은 이를 인터넷 실시간으로 올리면서 SNS홍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해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였다.
또, 구마모토 현은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할 때도 쿠마몬을 활용했다. ‘쿠마몬의 붉은 볼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를 실시한 것인데, 쿠마몬의 붉은 볼이 사라졌으니 쿠마몬을 위해서 볼을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일본 전역에서 볼 찾기가 시작됐지만, 볼은 찾을 수 없었다. 구마모토현은 이후에 볼을 찾았다고 알렸는데, 볼을 찾은 장소가 구마모토의 딸기 밭, 사과밭, 토마토 밭 등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마모토의 특산물인 토마토, 사과 등을 쿠마몬의 붉은 볼이라는 이미지와 연결 시켜 자연스럽게 구마모토를 붉은 농수산물 생산지역, 맛있는 현 이라고 알린 것이다. 그 효과는 대단했다.
20여개의 방송 프로그램과 30여개의 신문사, 400여개의 사이트가 이 이벤트를 다뤘고, 가상의 에피소드가 만들어낸 매력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 캐릭터,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는 구마모토를 벤치마킹하여 쿠마몬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따라한다고 모두 성공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쿠마몬은 구마모토 현의 끝없는 관리를 받았다. 즉 구마모토 현은 쿠마몬을 탄생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달리게 하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캐릭터만 만들어 놓고 활용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해야만 하는 것일까?
지자체는 캐릭터를 개발함에 있어서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사업방향 및 계획 등을 철저하게 수립하여야 한다. 또한 지역 특산물이라고 무분별하게 캐릭터를 적용시킨다면 캐릭터의 수명은 짧아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캐릭터를 개발을 한 후에는 거침없이 그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다. 활용도 하지 않고,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우후죽순처럼 늘어만 놓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의 캐릭터는 홍보가 우선 되어야 주민들이 캐릭터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주민들이 사랑하는 캐릭터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주인의식을 높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양시도 최근 관광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의 공공캐릭터를 잘 활용하고 관리한다면 관광도시도 쉽게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