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브랜드라는 말이 일상화된 시대이다. 특정 지역을 말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을 지역 브랜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양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산업적인 측면에서 제철소가 광양의 브랜드일 수도 있고, 컨테이너 항만이 광양의 브랜드일 수 있다. 그러기에 자연스레 광양을 철강항만도시로 명명하게 된다. 음식에서는 광양불고기를 대표 브랜드로 꼽을 수 있고, 특산물 중에서는 백운산고로쇠와 광양매실을 광양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자원으로는 백운산과 섬진강, 광양만을 광양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아도 될 것이다. 더러는 지역 출신 저명인사가 지역의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랜드마크라는 표현도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지역의 유명한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지역을 나타내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지역을 연고로 하는 스포츠 구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양을 연고로 하는 전남드래곤즈 축구단 역시 광양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역연고 구단은 지역민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장할 수 있으며, 우수한 성적도 지역민의 응원을 바탕으로 이뤄낼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남드래곤즈가 광양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초창기 관중석을 가득 채웠던 팬들이 운동장을 찾는 것을 외면하고,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성적도 악화일로를 걷더니 급기야 이번 시즌에는 2군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팬들의 외면을 받는 구단이 제대로 된 성적을 낼 수 없다. 전남의 2군 강등은 어떤 의미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리고, 그 1차적인 책임은 구단과 선수단에 있다.
 
그렇지만, 전남드래곤즈는 광양을 연고로 한 구단이며, 광양시민들과 함께 가야 할 스포츠단이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 사장과 새 감독으로 진용을 꾸린 전남드래곤즈는 ‘Restart’를 다짐하고 있다. 조청명 신임사장은 지난 22일 이번 시즌 출정식에서 “강등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프로축구 비즈니스 기본이 서서히 무너진 결과”라고 진단하고, “프로축구 비즈니스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핵심은 ‘재미있는 경기’이다. 운동장을 찾는 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운동장을 찾게 될 것이고, 운동장을 찾는 시민의 응원은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려 좋은 성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 전제가 있다. 프로는 결국 돈이다. 운동장을 찾는 시민들은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운동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선수들은 즐거움과 감동을 선물해야 한다. 자기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하는 시민들의 힘은 어떤 응원보다 강력하다. 결국 조청명 사장이 말한 선순환 구조의 핵심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할 것이다. 재미와 감동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민과 운동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즐거움과 감동을 챙겨주는 선수단의 노력이 상승작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광양을 연고로 한 전남구단의 2군 강등을 애석해 하는 시민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전남구단으로서는 뼈아픈 현실이다.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구호만 거창했지 실제로는 시민들에게 외면받아 왔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는 결국 시민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소통은 쌍방향이어야 한다. 그간 전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든 전남은 광양을 연고로 한 지역 구단이며, 전남이 우수한 성적을 만들어 내는 것은 지역브랜드에도 도움이 된다. 명문 프로축구 구단을 보유한 지역이라는 브랜드는 다른 의미에서 광양의 명성에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의 지지부진한 성적에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전남의 이번 시즌에 박수를 보내보자. 전남구단의 성장으로 인한 과실은 결국 지역의 것이 될 수 있다. 오는 3월 2일 열리는 개막경기에 참여해 스포츠가 주는 감동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지역연고 구단의 선전을 응원해 보자. 어려운 여건이지만, 자발적으로 운동장을 찾는 시민들의 힘이 지역연고 구단을 명문구단으로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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