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망기 발행인
말과 글은 사람의 품격을 드러내 보인다. 사상 최대의 사학 대도로 불리는 이홍하 한려대와 광양보건대 설립자가 최근 취임한 서장원 광양보건대 총장에게 보낸 옥중 서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떠한 존칭도 없이 ‘서장원에게!’로 시작되는 이홍하씨의 자필서신에서 대학 설립자의 품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씨는 이 서신에서 항목마다 번호를 붙여가며 서 총장을 조롱하고 있다. 자신이 마음대로 부리지 못하는 인물이 총장으로 취임한 것에 대한 불만이 여실히 묻어난다. 서신에서 이씨는 서총장에게 ‘교육경력이 있는지, 박사학위와 덕망과 인격이 있는지’를 묻고 있다. 대학 강단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한 바 있고, 두개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서 총장 입장에서 이러한 질문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이씨는 나아가 서 총장에게 ‘광양보건대 총장 자격이 있는가?, 광양보건대에 기여한 바가 있는가?”를 묻는다. 더 가관인 것은 6번항목, ‘광양보건대 총장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던가요’라는 구절이다. 유행가 가사를 차용한 이 부분은 나름 패러디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학 설립자가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7번 항목은 이순신 장군의 말을 차용했다.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를 차용해 ‘若無洪河, 是無光陽保健大學校, 若無洪河, 是無徐장원’이라 쓰고, 마지막으로 “광양보건대는 무직자 양노원이 아님”이라고 끝맺고 있다. 언어의 품격도 문제지만 ‘‘若無洪河, 是無光陽保健大學校’라는 귀절에 이씨가 자신이 설립한 학교에 대한 인식이 여실이 드러난다. 
자신이 없으면 광양보건대학교도 없다는 인식은 자신이 좌지우지 하지 못하는 학교라면 없어져도 성관없다는 인식의 표출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수백억원의 교비를 횡령해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씨에게 자신이 설립한 학교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은연중 고백하고 있는 셈이다.
자신의 부정행위로 건실한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지정이 되고, 교수들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제대로 급여도 못받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학생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이씨에게는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사회가 대학을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설립자라는 이홍하씨에게 대학의 정상화는 이미 관심 밖의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설립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구 재단 입장에서는 지역에 있는 2개의 대학을 폐교시키고, 그 부지를 처분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진단은 안타깝지만 진실에 가깝다. 설령 학교를 정상화시키더라도 그 수혜자는 학교를 폐교 위기로 몰아넣은 설립자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마찬가지이다.
지역 입장에서 ‘대학없는 도시 광양’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뜻있는 사람들이 나서 대학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대학의 위기를 초래한 자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그들이 교육기관을 자신의 비자금창구로 다시 악용하려는 시도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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