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명이 조금 넘는 작은 소도시인 충북 옥천군에서는 매년 5월이 되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을 기리기 위한 ‘지용제’가 열리면서 전국의 문학인과 관광객들이 옥천을 찾기 때문이다.
지난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32회 지용제 문학축제에도 전국의 많은 관광객이 옥천으로 모여들었다. 
특히 올해는 축제 장소가 기존의 지용문학공원에서 옥천읍 정지용 생가 일원으로 바뀌며 ‘골목으로 통하다’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행사를 주관한 옥천문화원은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문학축제답게 다양한 문학 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에는 詩끌BOOK적한 향수체험과 실개천 포토존이 마련됐으며, 정지용 시인이 어린 시절 꿈을 키우며 지낸 실개천 주위의 골목 곳곳에는 정지용 책에서 만나기, 미니장승 만들기, 부채에 가훈 써주기, 지용장승깎기, 기념사진 찍어주기 등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또, 축제장 한켠에서는 고향 테마파크 DJ음악과 옛 음식을 판매하는 시끌벅적한 향수 마당을 마련해 1930~1940년대 거리 분위기를 재현했으며, 공연마당에서는 스리랑카 국립민속무용단 공연, ‘가까이 보아야 좋다’ 국악콘서트, 지용문학포럼과 지용백일장 등이 열렸다.
▲ 한국 모더니즘시의 대표격인 정지용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축제인 ‘지용제’가 선생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군에서 열렸다.
종합안내소에는 모던 의상실이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이 근대 의상을 입고 골목길을 둘러 볼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선사 했다.
또,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으로 수놓은 지용 생가 옆 실개천은 야간에 더욱 눈길을 끌었으며, 유료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불된 금액은 ‘지용제 화폐’로 돌려줘 주변 식당과 커피숍에서 사용가능토록 했다.
올해 지용제에서는 러시아, 일본, 중국, 베트남, 탈북 망명작가회 이사장 등 세계문인들과 한국의 중견 문인들을 초청한 정지용국제 문화 포럼을 개최해 다양한 문화적 사유, 문학적 인식, 시적 정서 등을 논의 했다.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우리 민족의 빛나는 시적 서정과 감각의 메아리가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고장, 옥천에서부터 전 세계로 널리 울려 퍼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지용 시인은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1920 ~ 1940년대 활동한 시인이다. 
1927년 발표된 향수는 일본유학 당시 고향을 그리며 쓴 시로 인간의 공통된 정서인 향수를 한가로운 고향의 정경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 모더니즘 시의 대표작이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사랑받는 시인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정 시인은 한국 현대시의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한 시인으로 평가를 받으며, 오늘날까지 한국의 현대시에 주축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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