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장원 광양보건대 총장

(정치학 박사/행정학 박사)

우리 지역의 자랑인 보건대가 설립자의 비리로 어려워지더니 교육부에서 파견한  관선(임시)이사장의 전횡과 독선으로 점점 야위어 가고 있다. 여기에 대학에 애정이 없는 일부 교수들의 총장과 학교 흔들기로 대학은 침몰해가는 타이타닉호를 연상케 한다. 광양에서 태어나 광양에서 자란 나는 지난 2월 27일 침몰해가는 학교를 살려보고자 급여까지 포기한 채 총장으로 부임했다. 부임할 당시 관선이사장은 자신의 추종세력인 처장들을 그대로 유임시키면서 학교를 운영해 나갈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것은 관선이사장이 하지 말아야 할 학사업무 개입이자 총장의 명백한 권한 침해이다. 나는 재정기반이 열악한 우리대학이 반드시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장학금 모금 및 입학생 연중 모집 등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개혁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였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관선이사장이 옹호하는 기존 처장들의 재신임을 불허했다.
   나는 당초 새로운 처장단을 인선하는 과정에서 선・후배 교수들 간에 조화를 이루고, 업무의 계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 구 인물을 포함 탕평인사를 하려고 했다. 교수와 직원들로부터 처장 후보자를 추천받고, 개별 면담을 진행하였으나 당초의 취지를 견지하기 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물망에 올랐던 교수들 대부분이 처장직을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전임 총장과 한창근 관선이사장을 겪으면서 보직을 맡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으며, 특히 관선이사장의 과도한 학사업무 개입에 염증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총장의 임기 출발부터 순탄치 않아 몹시 아쉽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결국 고심 끝에 뜻을 같이하겠다는 인물들을 처장으로 임명하였고, 이들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시의원들을 만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장학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36개 고교 교장에게 입학과 관련한 서신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존처장들을 배제한데 대해 불만을 가진 관선이사장은 총장과 함께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학교를 회생시키고 정상화시켜야 할 본분을 망각한 채 일부 교수들의 진정서만을 근거로 새로운 처장들을 교체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 이면에는 전임 총장 때와 같이 신임 총장을 무력화 시키고 자신이 학교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진정서를 제출한 교수들은 진정서를 통해 억지사유를 대며 신임 처장들이 부적격하다는 내용을 호소하였고 관선이사장은 진정서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총장이 제청한 처장들에 대한 임명을 일방적으로 거부하였다. 총장은 이들에 대해 능력과 자질을 검증한 처장들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관선이사장은 이들에게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무조건 교체하라며 공문을 통해 총장을 수차례 압박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 상황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하여 대학 설립자인 이홍하는 옥중서신을 통해 총장을 조롱하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이유는 총장이 강력한 개혁의지를 밝힘으로써 보건대에 남아있는 자신의 그림자가 지워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간 한려대가 추진하는 양 대학 통합방안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 왔다. 한려대가 추진하는 통합방안은 보건대를 한려대에 복속시켜 설립자 이홍하의 교비횡령금 403억원을 탕감하려는 속셈이 포함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3개의 세력이 총장을 조직적으로 흔들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그렇지만 총장을 포함한 개혁주도 처장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다면, 추후 건강한 대학을 광양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자 소신이다. 
   공교롭게도 이런 상황 하에서 나의 조카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나는 그동안 학교가 입을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여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침묵을 지켜 왔다. 그러나 나 자신과 학교가 너무 큰 피해를 입어 더 이상 침묵이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였다. 나는 학내 입장문을 통해 교직원들에게 직원 채용 의혹과 관련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조카는 사전 상의 없이 스스로 지원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격하였으며, 총장 역시 조카를 합격시키기 위해 심사기준표를 고의로 만들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었음을 밝혔다. 다만 총장이 면접 진행 과정에서 회피를 하지 않아 의혹을 불러일으킨 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지만 채용 절차를 무시하거나 채용과 관련 있는 직원들에게 어떠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도 강조하였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합격한 조카의 경우 순천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수석으로 입학하였고, 교육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또한 순천대학교에서 3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데다 모두 7개의 국가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누가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했다고 하겠는가?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합격했음에도 총장의 조카라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역차별이다. 총장의 조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조카를 의원면직 시켜야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채용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도 없는 조카를 사직하라고 종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그렇게 된다면 비리가 있는 것처럼 인정되어 흠집을 내고자 하는 세력들에게 더 큰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조카의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한창근 관선이사장과 그 추종 세력에겐 총장을 흠집 낼 좋은 호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의혹’을 ‘비리’가 있는 것처럼 제보하여 여론몰이는 하였고, 심지어 교육부 감사까지 요청하였다. 이런 행태는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다. 일부 방송매체는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하여 총장과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방송사에 제보한 교수들은 도대체 어느 학교 교수들인가? 아마도 이들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학교의 이미지 실추 따윈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이들은 총장이 장학금을 모금하고 시의원들을 접촉해 재정지원 필요성을 설명해도 반응이 없고, 교직원들의 단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해도 별반 반응이 없다. 오로지 총장의 흠집을 내서 개혁을 방해하려는 빌미만 찾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학교에 미래나 장래가 있겠는가? 
   이 대학의 주인은 총장도 아니고 이홍하와 한창근 관선이사장도 아니다. 주인은 바로 학생과 광양시와 광양시민이다. 이홍하와 한창근이 계속 학교를 쥐고 흔들면 학교는 폐교 절차를 밟게 될 것이고, 결국 피해는 학생과 광양시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광양의 경제는 황폐화되고 광양의 발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 학교를 지켜내야 할 것인가? 이 학교에서 이홍하와 한창근의 이름이 지워져야만 이 학교가 정상화되고 회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임 총장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이홍하와 한창근의 총장 흔들기와 과도한 학사업무 개입이 학교발전과 구조조정을 방해한 주범이라는 것을.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행한 것은 학교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교수들과 시민들로부터 이홍하와 한창근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소신껏 밀고 나가라는 격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홍하와 한창근의 압력에 당당하게 맞서 소신껏 학교를 살려나가고자 한다. 이 순간에도 한창근 관선이사장은 이사들을 선동하여 총장을 징계하겠다며 온갖 흉계를 꾸며대고 있다. 총장을 해임시켜야 학교를 제멋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홍하와 한창근의 압박에도 학교가 바로 설 수 있을 때까지 광양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나는 지난 3월 14일 취임식을 통해 우리 대학을 미래지향적인 대학으로, 시민들이 가슴에 담아온 자랑스러운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격려와 희망과 성원을 기대한다. 나 또한 총장으로서 신명을 다해 건실한 대학을 만들어 광양시민들에게 보답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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