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부자·형제 사원이 구성원의 10% 육박… 최계수 사장, “후판공장 가동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조업 임해”

 주식회사 동후의 최계수 사장은 외주사나협력사로 일한다기 보다는 광양제철소의 후판부문 전체를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있다”고 말한다. 최사장은 부임이후 천정크레인 기사채용시 여성들을 적극 채용해 동후의 현장에는 여성직원이 다른 회사에 비해 많다.

직장 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말을 종종 쓰곤 한다. 조직원들간에 화합과 배려가 넘치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싶은 것은 모두가 꿈꾸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가족들이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게 되면 어떨까? 가족이 같이 일하는 회사라면 조직에 대한 자긍심도 그만큼 높아지지 않을까? 부부가, 형제가, 부자가 함께 근무하는 회사가 있다면 일반적인 회사와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협력사 중 3제강공장과 3연주공장, 후판공장의 조업 지원을 맡고 있는 동후(대표 최계수)는 다른 회사에 비해 부부사원과 형제사원, 부자사원이 많아 말 그대로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또, 이 회사는 제철소의 조업지원을 담당하고 있지만, 조업현장에 여성사원이 많은 회사로도 눈길을 끈다. 

‘Global No.1 후판 생산의 일등 동반자’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는 동후의 천정크레인 운전원 중에는 여성사원이 많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중국 현지공장에서 근무한 바 있는 최계수 사장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중국에서 크레인 기사를 구하는데 응시자들이 대부분 여자들이었어요. 또,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크레인기사들이 오히려 더 섬세하게 일을 잘 해내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여자가 어떻게 크레인을 타느냐는 식의 선입견이 문제라고 봅니다.”
최 사장은 “직원 부인들이 크레인 운전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을 희망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장의 여성직원이 늘어나면서 여직원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이를 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계수 사장은 “우리 회사가 나쁜 일자리가 아니다. 좋은 일자리라면 가까운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내 철학이다. 사람이 팔요한데 직원 가족 중 적임자가 있다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현재 동후에는 8쌍(16명)의 부부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8명의 부자사원, 12명의 형제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10% 가까운 직원들이 가족으로 구성된 셈이다.
지난 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계수 사장은 직장내 최우선가치로 화합을 강조한다. 포스코의 조업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협력사 경영의 핵심은 노무관리와 안전관리인데, 노무관리의 핵심은 직원 상호간의 화합이라는 것이 최 사장의 신념이다.
“처음 전무이사로 동후에 왔을 때 같은 직원들끼리 부서가 다르면 서로 얼굴도 잘 모르고 지낸다는 것으로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원 상호간 얼굴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후는 회사 차원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서가 다른 직원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해 오고 있다. 
안전관리에 대해 최 사장은 “안전시설이 완전한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직원들보고 조심하라고 해봐야 소용 없습니다. 사람이 실수를 하더라도 안전하도록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능력으로 안전시설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직원이 실수를 하더라도 안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후는 광양제철소의 후판공장 조업지원을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그렇지만, 최 사장은 “동후는 단순한 조업지원이 아닌 조업을 같이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만큼 업무영역이 넓은 협력사는 없습니다. 제강에서 연주, 전 분야에 걸쳐 같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주사나 협력사로 일한다기 보다 후판부문 전체를 우리가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포스코가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외주제작의 확대가 필요하고, 그런 분야에서 우리가 가장 특화된 회사입니다. 후판의 생산은 우리가 책임지자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데, 지금 그러한 역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이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사장의 이 말은 동후 임직원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부부사원 박노성·유윤희씨
 
“직장에서의 고충 잘 알기에
부부사이 더욱 좋아져요”
 
 
동후에는 모두 8쌍의 부부사원이 근무한다. 지난 2014년 4월과 5월 나란히 입사한 박노성(44), 유윤희(40)씨 부부는 크레인을 운전하는 부부사원이다. 대전출신인 이들 부부는 동후에 입사하면서 광양시민이 됐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연스레 경력이 단절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자라서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해도 대전에서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크레인기사로 동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부인 유윤희씨의 우연히 접한 부부가 천정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신문기사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유씨는 남편에게 “우리도 같이 도전해보자”고 권했고, 뜬금없는 제안에 어이없어 하는 남편을 설득해 부부는 나란히 천정크레인 자격증을 취득했다.
“처음에는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자격증이나 취득해보자고 생각해 같이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남편 박씨의 말이다. 이들 부부는 자격증 취득 후 아무 연고도 없는 광양으로 왔다. “친구도, 친척도 없어 외롭고 생활했지만, 아이들이 착하게 잘 자라주어 감사하게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유윤희씨의 말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기 때문에 서로의 고충이나 어려움을 잘 이해할 수 있고,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퇴근 후 눈빛만 보아도 ‘아, 오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겠구나’ 생각하게 되니까 더 많이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다보니 부부사이가 더 많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씨의 이 말에 대해 남편 박씨는 “비자금 모으는 것은 꿈도 못 꾼다”고 덧붙여 웃음을 주었다. 
동후의 이귀종 상무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라며, “기업인재를 채용하고, 경력단절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육아가 끝난 여성 위주로 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자사원 하갑헌·현철씨
 
“아들이 당장은 힘들어도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될 것”
 
 
동후에는 4가족 8명의 부자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제강조업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하갑헌(48)씨와 현철(23)씨도 부자사원이다.
2010년, 동후 창립멤버로 참여한 하갑헌씨는 오랜 고민 끝에 아들 현철씨에게 입사를 권유했고,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지난 3월 입사한 현철씨는 연주공장 스카핑라인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버지의 추천으로 입사하게 됐지만, 입사하기 전까지 공장근처에 가본 적도 없었습니다. 공장도, 교대근무도 적응이 안돼 처음 한 두달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일만 잘 배우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내가 일하는 회사에 입사시키도 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상무님이나 사장님과 상담도 했습니다. 아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지금 학교를 다니는 것과 회사를 다니는 것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동후가 급여도 괜찮고, 평소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는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생활해 왔습니다. 다른 회사보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더 낫다는 생각에 아들에게 권유를 했는데, 최종 결정은 아들이 했습니다.”
하 팀장은 “젊은 시절, 누군가가 가야할 길을 안내해 주는 사람이 없어 허비했다”며, “아들이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철씨는 “아빠가 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입사 후 일을 못하면 아빠에게 누가 될 것 같이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이제는 일만 잘 배우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가 본 아들은 어떨까?
“처음 입사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적응을 잘했습니다. 처음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니 흐믓하고 대견합니다. 아들 성격이 내성적이라 걱정했는데 사람들과 잘 지낸다는 말을 들으니 첫 판단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보이는 곳에서 같이 일한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딸까지도 입사시켜 가족들이 같이 근무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하 팀장은 “젊은 친구들이 현장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며,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본인의 능력과 역량을 키울 수 있고, 회사에서도 배움의 기회를 많이 주고 있으니 아들이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노력도 계속 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형제사원 이원석·인석씨
 
“낯선 객지생활 형제끼리 
의지하며, 힘이 됐지요”
 
 
㈜동후의 근로자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석(39)씨와 동생 인석(38)씨는 2010년 4월, 동후 설립과 함께 같이 입사했다.
이들 형제는 포항 출신으로 포스코에서 근무한 부친의 권유로 동후에 입사하면서 광양에 정착했다.
형 원석씨는 후판그룹 가스절단팀을 맡고 있고, 동생 인석씨는 연주그룹 스카핑라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처음 광양에 왔을 때 아무런 연고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동생과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같은 집에서 생활했는데 서로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서로가 의지가 되었습니다.”
원석씨는 “형제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동료들의 평판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혹시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고 말한다.
동생 인석씨는 “외지에서 오다 보니 광양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형과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직원들이 많다 보니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도 많고, 친구도 많아지면서 형과 함께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동후는 평균연령이 34세로 광양제철소 협력사 중 가장 젊은 회사이면서 가장 젊은 조직이다. 
“젊은 조직이면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것이 동후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원석씨는 “동생이 나보다 키가 크다거나, 외모가 낫다거나 하는 점 말고는 불만이 없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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